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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놀 이종원 Sep 17. 2016

학생감옥이 있는 대학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하이델베르크대학은 1386년에 개교했으니 무려 631년. 말이 631년이지 우리나라로 치면 고려 말이다. 이 대학의 노벨상 수상자만 11명. 노벨상과 관련된 사람만 56명에 이를 정도로 명문대학이다. 


이곳에 재미난 곳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학생감옥이다. 술을 먹고 사고 치면 근신하라고 가두는 곳. 학교에 워낙 지체 높은 귀족 자제들이 많은지라 경찰이 문제 학생을 잡아들여도 어찌 처벌한 방도가 없는 모양이다. 그 폐해를 막기 위해 학교 측에서 학칙을 만들고 신분에 관계없이 강제로 감옥에 가두게 된다.  

이 감옥은 1545년 만들어졌으니 그 역사도 징하다. 벽에 낙서가 빼곡하고 그림까지 있는 걸 보면 전혀 감옥 같지는 않다. 친구들이 사식을 넣어 줄 수 있고 또 수감 중에 수업까지 들을 수 있으니 오히려 낭만적인 곳에 가깝다. 나중에 이곳을 거쳐 간 친구들이 영웅담처럼 경험담을 늘어놓으니 일부러 사고 치고 학생 감옥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술을 어디서 마셨을까? 시내에는 수백 년 역사를 품은 학사주점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의 모티브가 되었던 ‘붉은 황소’ 학사주점이 여태 성업 중이니 놀라울 따름이다.  1839년에 오픈한 식당은 고풍스러운 장식물로 가득하고 테이블마다 낙서가 빼곡해 기나긴 연륜을 확인할 수 있다. 흥이 돋으면 맥주 조끼에 술을 가득 채우고 테이블에 올라 고함을 지르며 자유를 만끽했다고 한다. 지성을 외치는 학생들도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것 같다. 

독일 대학생들도 우리 못지않게 한번 마시면 끝장을 보는 모양이다. 남자 화장실에 갔더니 소변기와 변기 사이에 요상한 것이 있었다. 너무 궁금해 주인한테 물어봤더니 바로 오바이트 하는 변기란다. 양손에 힘을 꼭 쥐라고 손잡이까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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