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3. 일
넘지 못할 장벽처럼 느껴졌던 오픈 첫 달의 매출을 꼬박 1년 만에 갱신하게 되었습니다! 영업일이 일주일이나 남아 있는데 갱신이라니!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죠. 장사에 있어 매출이 수익을 말하는 지표는 결코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무척이나 희망적이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이~!)
생애 첫 장사를 이러구러 해 나가며 깨달은 것들이 있다. 노력도, 최선도, 도전도, 용기도 중요하지만, 모든 일에는 반드시 물리적인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굴러봤자, 때가 되지 않으면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 경험이 구전되는 일이 꼭 그런 일이다. 일단 누군가가 먼저 경험을 해야 하고, 그 경험이 긍정적으로 각인되어야 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야 하고, 전달받은 누군가가 또다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일. 이것은 따지고 보면 엄청난 일인데, 이 일련의 과정은 내 손을 완전히 벗어나는 일이라 나 자신은 그저 기다리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내가 플로팅을 운영하며 중요한 지표로 삼은 것은 두 가지다. - 1) 단 한 명의 손님도 이곳에서 불쾌함을 느끼지 않게 하라. 2) 재방문이 실망스럽지 않게 하라. - 플로팅이 취향이 아닐 수도 있고, 플로팅의 물건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얼마든지 괜찮은 일이다. 상품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공간이 취향과 다르다는 이유로 불쾌해하는 손님은 없으니까.
불쾌감을 느끼게 하지 않기 위해 시도한 몇 가지 일들은 아래와 같다.
1. 사진만 찍고 나가는 손님들에게 절대 눈치 주지 말기. (플로팅은 공식적으로 프리 포토존이다.)
2. 모든 손님들을 공평하게 맞이하기. (무조건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서비스의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새 상품은 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4. 모든 상품을 편하게 보고 만질 수 있게 하기.
5. 가격을 함부로 올리거나 내리지 않기. (재방문 손님들이 어이없어지면 안 되니까.)
재방문의 만족도는 상품 회전율에 따라 결정된다 생각하므로, 상품의 회전율을 나름대로 빠르게 돌리기 위해 노력한다. 사실 이런 것들을 정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소비자였을 때 만족스럽지 못했던 부분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그것들만 하지 말자 다짐했다. 손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어떤 제약을 두거나 요구 사항을 정해두는 것은 플로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난 해라마라 하는 거 진짜 딱 질색이거든)
내 나름의 방침들이 헛되지만은 않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재방문 손님들이 점점 많아지고, 친구가 알려줘서 왔다는 손님, 다시 올 때 새로운 친구를 데려오는 손님들이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오늘은 나를 좀 칭찬해 주고 싶다. 이대로만 쭉쭉 가 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