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그날까지, 부디 안녕히.
사실은 1주년을 넘기자마자 1년 차 회고록을 쓰고 싶었다. 만으로 1년을 버텨냈다는 사실을 자축하고 싶은 것이 컸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2년 차의 중턱을 넘어 버렸고, 그래서 1년 차 회고라기에는 조금 애매한 글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과정조차도 흔들림의 연속이었다. 중간에 제목을 한번 바꾸었고, 미리 정해두었던 목차의 순서나 제목에도 수정이 있었으며, 그러다 보니 다소 통일감 없는 글들의 모음이 되었고,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충분치 않은 글들을 굳이 공개하여 세상에 드러내는 일에 회의가 들기도 했다. 불완전한 것들을 끌어안고 지레 몸서리치는 일. 이 일을 지치지도 않고 반복하는 내가 있다. 그러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 사이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내 몫이 아니니 나는 다만 계속하기를 선택한다.
플로팅이라는, 세상에 없던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부족함 투성이의 내가 하루치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매일의 분투를 반복하면서, 나는 이미 참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이 글을 쓰며 알 수 있게 되었다. 감사가 늘었고, 불평이 줄었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흔들림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거나 뒷걸음질 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그러니까 나는 플로팅을 통해 꽤 괜찮은 방향으로 한 뼘쯤 더 성장한 것 같다.
얼마 전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를 만나기 전의 나보다 너를 만난 후의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아. 그러니까 너를 만난 건 참 잘한 선택이었어."
플로팅도 비슷하다. 플로팅을 시작하기 전의 나보다 플로팅을 시작한 뒤의 내가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 그러니 역시, 플로팅을 시작한 건 잘한 일이겠지.
내가 다시 플로팅과 관련하여 일기가 아닌 어떤 글을 쓰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플로팅을 접는 순간이 될 것 같다. 그날이 언제 올까. 어떤 형태로 올까. 걱정되기보다는 내심 궁금해진다. 그때의 나는 또 어떤 모양을 하고, 어떤 말들을 글로 풀어내게 될지. 자, 그럼, 그날이 올 때까지 모두 안녕히.
- 지금까지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