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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바다 Feb 16. 2024

뜬금없는 고백


“엄마, 엄마아~~.”


큰아이가 날 부른다.


“왜, ㅇㅇ아?”

“엄마, 머리 말리는 데서 뭐 못 봤어? “

“어? 아무것도 못 봤는데?”

“그 엄마방에 화장하는 데 있잖아. 거기말야.”

“잠시만, 다시 가볼게.”


화장대 한쪽 벽에 붙여진 작은 쪽지.


훅- 하고 들어온 사랑 고백.

아이의 순수함이 사랑으로 전달되는 순간.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벅차오르는 감정이 주체가 안된다.


“고마워, ㅇㅇ아. 엄마도 ㅇㅇ이 많이 사랑해. 백만큼 천만큼 만만큼 사랑해. “

“응. 엄마, 나도. ”


그 조그맣던 아이가 어느새 자라 내 마음에 사랑을 채워 넣어 고단했던 모든 시간이 사라지는 마법을 선사한다. 엄마라는 자리가 무겁고 힘든 만큼 함께 주어지는 사랑의 크기 역시 무한하다. 내가 언제 또 이런 사랑을 받아 볼 수 있을까?


가끔씩 아니 어쩌면 자주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지칠 때면 혼자이던 시절로 시간을 되감아 본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난 과연 지금과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떤 모습이던 어떤 사람이든 간에 어느 것 하나 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날 사랑해 주는 아이들.

눈을 맞추며 웃어주고, 목을 끌어안으며 “엄마, 사랑해. “ 를 말하는 아이들. 난 분명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또다시 선택할 것이다. 마치 운명처럼.


별다른 일 없는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에 감사하며, 생각 많고 걱정도 많은 유리멘탈 엄마는 오늘도 나를 부르는 “엄마”라는 말에 다시금 웃고 힘을 내본다.

내일은 한번 더 웃어주고, 한번 더 안아줄게.

울 애기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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