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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소M Apr 12. 2024

1915년 1월 농장에 홍역이 퍼지다

전염병이 도는 프랑스


1915년 1월 18일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남편에게, 

  당신이 11일에 보낸 편지를 받은 차예요. 당신 편지에 무척 행복했어요. 이런 기쁨을 주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당신에게 기쁨과 행복 외에 다른 것을 받아본 적이 없으며, 당신 곁에 있어 제 삶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감미롭다는 걸 고백할게요. 멀리 있어도 당신은 제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 당신 사랑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함을 느껴요. 

 오늘 우리는 이상한 하루를 보냈어요. 오늘아침 엄마는 저를 깨우며, “사돈댁 아이인 샤롯뜨에 관한 일이야. 아이 온몸에 발진이 뒤덮었어"라고 말했어요. 곧 막내 젠비에브가 파리에서 돌아올 거라, 저는 엄마에게 다급히 말했죠. “설마 그게 홍역이라면, 젠비에브가 여기로 와서는 안 돼요. 여기 올 이유가 없으니, 중간지점에서 만나서 파리로 돌아가도록 알려줘야 해요. 그리고 제르멘 사돈을 보내달라 해야겠어요” 그래서 둘째 마들렌이 중간지점으로 갔어요. 마들렌이 떠나자마자 펠릭스 매부가 보낸 전보가 도착했죠. 전보에는 마들렌에게 “이틀 안에 파리에 도착하니, 여기로 와"라는 내용이었어요. 우리는 마들렌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지 몰랐는데, 다행히 막내 젠비에브가 파리에서 비슷한 전보를 받았고, 중간지점에서 만난 마들렌에게 말해줘서 그 둘이 같이 파리로 갔어요. 그러는 동안 의사가 도착했고, 샤롯뜨가 홍역이라는 확인을 해줬어요. 그래서 이제 엄마와 나, 단 둘이서 다섯 아이들을 돌봐야 해요.  

 의사는 파리로 간 동생들에게는 전염이 될 일이 없다고 했어요. 홍역은 보통 성인들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데요. 그래서 엄마와 저는 일을 분담했어요. 엄마는 코르도니에르 사돈댁 두 소년을 돌보고, 저는 미미와 우리 딸, 바베트를 돌봐요. 그리고 코르도니에 가의 하녀인 줄리엔이 제일 아픈 샬롯트를 돌보기로 했어요. 

 저는 마들렌 방에 두 아이와 함께 정착했으며, 오늘밤은 혼자 지내요. 뺨에 당신 편지를 대고 잠에 드는 기쁨을 느낄 수 있죠. 그건 정신적인 기쁨일 뿐, 당신이 제게 주는 기쁨과는 달라요. 불쌍한 여인들이 동반자를 잃고 울부짖을 때, 선하신 주님이 당신을 지켜주셨기에 저는 다행히 울부짖지 않았죠. 그러니 다시 일어서서 감사해야겠어요. 사랑하는 내 사랑, 당신이 위험에 처해 있음을 알기에 불안은 저를 고문하고 때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며, 그냥 지금 당장 죽어버리고 싶다고 중얼대곤 합니다. 저의 약함을 용서해 주세요. 저는 약해져 버렸어요. 당신 사랑에 의존해서 당신의 사랑과 당신이 본이 되어 보여주는 용기의 힘을 얻어다 쓰곤 했어요. 그럴 수 있던 때가 너무 그리워요. 

 곧 다시 만나요. 당신을 사랑해요. 참을 수 없이 당신을 꼭 안아주며, 

당신의 마리-조세프



1915년 1월 19일

사랑하는 내 작은 자쿠오에게, 

  방금 피에르 매부에게서 부대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어딘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시누이의 사돈인 올리비에씨를 만났기 때문에, 또 올리비에씨가 랭스 근처에 있는 걸 알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그 근처라고 추론했어요. 피에르 매부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정착한 듯 보이며, 굴도 먹있다고 이야기하는 걸 보아 어디서든 잘 먹고 잘 지내는 쾌남처럼 느껴져요. 우리는 가끔 멀리서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만, 그뿐이에요. 

 사랑하는 내 사랑, 당신이 가장 심각한 전장에 있어요. 그게 놀랍지는 않아요. 당신이 제일 용기 있으니까요. 가장 지적이고 뛰어나기에 신의 섭리가 당신을 거기 두었어요. 가장 뛰어난 인간이 필요한 그곳에 말이죠. 

 제르멘 사돈이 막 도착했어요. 전하기로는 파리로 온 펠릭스 매부는 엄청나게 늘어난 배둘레에 통통한 볼, 붉은 안색을 띄고 있었대요. 영국 기병대는 번잡하게 바쁜 분위기가 아니며, 장교들이 여유시간에 산토끼를 사냥하기 위해 사냥개까지 데려왔데요. 물론 프랑스 장교들은 부하들의 사냥 참여를 금지시켰어요. 

 베진 사돈 부인은 완전히 회복세에 들어섰어요. 그래서 막내 젠비에브도 곧 아이들이 있는 이곳으로 돌아올 거예요. 

 우리 딸, 바비숑은 매우 잘 지내요. 기력이 좋고, 건강해요. 그림처럼 얌전하기도 합니다. 밤새 뒤척이지도 않고 잘 자고, 하루종일 요람이나 바닥 쿠션에서 보채지도 않고 혼자서 잘 놀아요. 그러니까 완벽하게 아빠를 닮았어요. 저는 우리 아이가 당신을 닮아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이런 딸을 가졌다는 것에 위로를 받아요! 그리고 우리 딸의 성장을 당신과 함께 기뻐할 수 없음에 유감을 느껴요. 당신이 우리에게 돌아올 때면, 우리 딸은 완전 더 귀여워질 거예요. 이제는 짧은 치마를 입기 시작했거든요. 

 저도 잘 지내요. 살이 엄청 찌고 있죠. 우리 딸 바베트가 젖을 떼면, 다시 살을 빼서, 당신이 돌아왔을 때는 날씬한 부인을 만나게 해 줄게요. 날씬한 몸으로 당신을 보필하는 게 뚱뚱한 모습보다는 나을 거예요. 

 당신께 편지를 쓰기가 어렵네요. 마들렌의 아들, 조카 앙드레가 제 옆에 서 있거든요. 아이가 넘어지지 않도록 한 손으로 꼭 잡고 있어요. 앙드레 그러니까 우리 미미는 무척 귀여워요. 

 내 사랑, 당신을 질리게 하고 싶지 않지만, 이 말을 안 할 수가 없어요.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요. 당신과 헤어져 있음이 제 마음을 너무 슬프게 해요. 당신을 보러 갈 수 없어 슬퍼요. 앙스몽에 있다는 당신의 옛 직원의 집에 저도 방문할 수 있을까요? 한 번 궁리해 보세요. 폭탄이요? 상관없어요. 당신을 5분이라도 볼 수 있다면 저는 폭탄을 뚫고 갈 수 있어요.  

 곧 다시 만나요. 엄마가 당신에게 안부를 전해요. 엄마는 당신에게 포르토 와인 한 병을 보내주셨는데, 잘 드시길 바라요. 

 저는요. 내 사랑, 자기, 당신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키스로 덮어주고 싶어요. 무엇보다 당신을 미친 듯이 사랑합니다. 

당신의 마리-조세프



1915년 1월 20일 

사랑하는 내 아내에게 

  오늘저녁에는 짧은 편지만 쓸 수 있을 것 같소. 내 얼굴을 그려준 오브리와 함께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느라 시간이 없었소. 오늘 저녁에 다시 참호로 돌아가기에 다음 휴식 때, 그 그림을 파리로 보내겠소. 

 아, 곰팡이 발진이 얼굴을 뒤덮어서, 당신은 나를 못생겼다고 생각할 거요. 행복을 되찾는다면 치료할 테니 안심하시오. 신의 은총이 있기를 바라오. 

 사르트르를 통해 보내온 편지들은 다른 것들보다 잘 도착하오. 이제는 주소지를 이렇게 적어야 하오. 


J. Boussac- 제2 기관총 부대, 302 보병연대, 149 포탑 또는 149 부분은 제외하시오. 


 편지 두 통을 농장에서 또 샤르트르에서 동시에 보내보시오. 두 개가 동시에 도착하는지 어느 게 더 빨리 도착하는지 확인해 보겠소. 

 공기는 건조하고 차갑지만 온도는 괜찮소. 바람이 불고 계속 비를 맞으며 수프를 먹었기에 이런 온도에 만족하고 있소. 

 여기 나는 별 특별한 소식은 없소. 신의 은총으로 여전히 건강하오. 뚜껑의 소포들을 마침내 받았고, 장모님의 포르트 와인은 오늘 저녁에 맛볼 거요. 당신을 꼭 껴안아 키스해주고 싶소. 내 처재들과 어린 조카들도 말이오. 우리 딸 바베트에게도 커다란 키스를 보내오. 당신을 전력을 다해 매우 상냥하게 감싸 안으며, 

당신의 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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