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딱 지나가버린 1월 - 에세이만 읽었네
작년까지는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권수에만 집중하는 독서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2017년을 맞아 새롭게 다짐했던 것은 읽은 책에 대한 서평을 쓰고 그로 인해서 기억 속에 조금 더 책을 오래 남기자는 것이었는데, 1월이 금세 지나버렸다. 생각보다는 많이 읽은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는 만족하는데, 너무 에세이 쪽으로만 치우친 경향이 있어서 다음 달에는 소설 쪽과 비소설 분야에 있어서 더 분발해보자.
그래도 역시 독서가 제일이구나, 마음을 새롭게 먹는 것에도, 마음을 다시 한 번 다잡는 것에도 독서만한 것이 없구나.
#01_2017
아침에 눈을 뜨면 바람이 부는 대로 by 사노 요코
추천하자면: <사는 게 뭐라고> 같은 유쾌한 작품으로 유명한 그녀이지만, 여리고 감수성 많은 소녀 시절의 그녀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솔직하지만 그래서 더 귀여운 그녀의 유년 시절 이야기가 가득하답니다.
서평 링크: https://brunch.co.kr/@bborange/52
#02_2017
회사 가기 싫은 날 by 김희진
추천하자면: '이 길이 맞는 걸까' 매일 자신에게 되묻지만 딱히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청춘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을까' 의심하며 자신감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영혼들, 꿈을 이루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섣불리 시작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 이 책을 읽으세요. 현실적인 조언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서평 링크: https://brunch.co.kr/@bborange/63
#03_2017
쓸 만한 인간 by 박정민
읽는 속도는 빠른데 서평을 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구나. 배우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읽어봤는데, 하나만 잘 하기도 힘든 세상에서 왜 배우가 글까지 잘 써? 난 이런 종류의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난다, 많이.
추천하자면: 심심한데 마땅히 할 것이 없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웃음, 위로, 재미, 그리고 감동까지 버라이어티하게 들어있는 작은 선물바구니 같은 책이에요. 시시껄렁하지만 웃기고 찌질한 것 같지만 솔직해요. 파이팅 넘치는 응원은 아니지만 다 잘될 거라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위로를 줄 거예요.
서평 링크: https://brunch.co.kr/@bborange/66
#04_2017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by 고수리
처음 브런치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프로젝트에서 수상을 하신 작가님이라 기억에 강하게 남는 책. 처음 브런치를 구독했던 페이지도 작가님의 페이지였고, 글도 너무 좋아서 책으로 출판되었을 때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 괜시리 아껴두게 되었던 책이다. 2017년을 이 책과 같이 따뜻하게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고마운 시간이었다.
추천하자면: 나 혼자만 어둠 속을 걷고 있다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고, 그것이 삶이라고, 아무리 어둡다 하더라도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고 다독여주는 따뜻한 책입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 각자의 삶의 주인공이니까요.
서평 링크: https://brunch.co.kr/@bborange/67
#05_2017
익숙한 새벽 세 시 by 오지은
홍대 마녀 오지은의 에세이. 이 책을 읽으면서 결심한 건 꼭 일본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생각만 하면 안 되는데, 진짜 가야 하는데. 읽으면서 눈앞에 그려졌던 그녀의 여행이 좋았다. 더 읽고 싶었던 그녀의 글들. 친한 언니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추천하자면: 새벽 세 시, 잠들지 못하는 영혼들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잔잔하면서도 간결한 그녀의 문체가 당신을 그녀의 일상으로 초대할 거예요. 느릿느릿한 그녀의 삶이 이상하게도 위로가 된답니다.
#06_2017
저, 죄송한데요 by 이기준
표지에서부터 재밌다. 북디자이너의 에세이. 문고판이어서 포켓북같이 코트 주머니에도 들어가는 깜찍한 사이즈. 앙증맞다. 군데군데 귀여운 일러스트들은 덤. 게다가 글에 달린 꼭지를 읽는 재미가 엄청나다. 사이즈만 보고 우습게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칠 책.
추천하자면: 책 읽을 시간 없다고 핑계대는 사람들, 책이 너무 무거워서 가지고 다닐 수 없다고 변명하는 사람들, 주목하세요. 코트 주머니는 물론, 가방에 넣어도 무겁지 않은, 출근길이든 하굣길이든, 침대 위에든 지하철 안이든 큭큭 거리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읽으세요.
#07_2017
카모메 식당 by 무레 요코
<카모메 식당> 은 영화로만 봤던 터라 책으로 꼭 읽고 싶었는데 북클럽을 같이 하는 친구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아서 갔다가 빌려온 책. 읽으면서 영화의 장면들이 하나씩 하나씩 펼쳐지는 게 너무 좋았다. 역시 음식 영화는 일본 영화가 제일 좋다. 핀란드에서 만난 세 여자의 인연이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추천하자면: 일상생활에 지친 당신,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여건이 안된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책 속에서나마 잠시 핀란드로 떠나보는 거예요. 눈으로만 읽는 카모메 식당의 커피와 시나몬 롤도 꽤 괜찮지만, 근처 카페에 가서 커피에 맛있는 빵 하나 곁들인다면 더 좋겠죠. 그렇게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을 거예요, 핀란드에 있을 법한 카모메 식당에서 열심히 시나몬 롤과 오니기리를 만들고 있을 사치에, 미도리, 마사코를 떠올리면서 말이죠.
#08_2017
29쇄 by 임소라
29쇄라는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 순식간에 읽어버리고는 왠지 아쉬움에 책장만 넘기고 넘겼던 책. 독립 출판계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라는데 정식 출판물로도 더 많이 만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이 책이 진짜 29쇄를 찍으면 어떨까,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추천하자면: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고 싶은 사람들, 이 책을 읽으세요. 남에게 보여지는 일기라고 하면 대부분 자신의 일상을 조금은 꾸미거나 할 텐데, 이 책은 그런 거 없습니다. 과감하게 오픈하고 넘치게 솔직해요. 그래서 더 좋습니다. 하루에 한 편씩만 읽어도 한 달에 한 권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해 2월은 빼고.)
에세이 7권에 소설 1권. 편식이 너무 심하다. 2월에는 소설 쪽을 더 읽어봐야지, 했는데 웬걸, 2월 1일에 든 첫 책은 또 에세이집. 이러다 환승의 문장으로 갈아탈 날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