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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디우스의 매듭
Mar 14. 2020
누가 거저먹는가?
Makers and Takers
AI가 노리는 일자리 중 하나가 금융이다. 분명히 현재 AI의 제한된 역량을 고려할 때 관련 기업들이 금융과 자율주행차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한다. 즉, 돈이 된다는 얘기지. 네가 서른이 되었을 때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다만, 아빠가 있는 금융회사의 상황을 보면 금융에서 사람이 빠르게 줄어들 것은 분명하다. 근데, 왜 금융이 돈이 될까?
잠깐 딴소리 좀 하자면, 아빠는 사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금융 관련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단다. 친구들이 CPA(공인회계사) 공부한다고 도서관에 있을 때 아빠는 팀을 이루어서 각종 광고 공모전을 열심히 참여했었다. 전공 수업도 회계학은 D학점을 받아도 재수강을 하지 않고 남겨 둔 반면, 마케팅 과목은 하나도 빠짐없이 A+나 A학점을 받았을 정도로 재미있어했다. 제일기획이라는 광고회사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었고, 졸업할 때 두산 계열 광고회사인 오리콤에 합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은 은행을 택했다. 당시 오리콤에서 제시한 연봉이 18백만 원이었던 반면, 은행은 27백만 원이었단다. 연봉이 무려 30% 이상 차이가 났다. 이거 극복이 쉽지 않았어. 김태혁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곧 은행 몇 군데는 망한다고 은행 취직을 만류하셨는데, 그래도 결국 선택은 은행이었다. 직장인에게 돈이 최고의 복지니까. 당시 집안 경제사정이 어려웠던 것도 한몫 하긴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졸업도 하기 전에 97년 아시아 금융위기(우리는 이것을 'IMF 금융위기'라 부른다)가 닥쳐왔다. 진짜 은행들 중 5곳이 망했다. 네 고모가 다니던 은행도 망했다.(컴퓨터공학 - 당시에는 희소했다 - 을 전공했었던 터라 직장을 잃지는 않았지.) 다행히 아빠가 합격한 곳은 망하지 않았고, 사태가 터지기 전에 합격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래도 신의를 지켜서 연수도 하고, 정직원으로 입행을 하게 해 주었다. 하지만 연봉 30% 삭감이 시행되고 말았다. 대신 기존 직원들 30%가량이 직장을 잃었지. '이럴 거면 그냥 광고회사 갈 것을...' 하고 생각한들 소용없었다. 거기도 만만치 않았을 테니. 곧 AI가 다시 금융권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고 한다. 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있을 테고, 다시 연봉이 삭감될지도 모르지. 아빠 회사생활 얘기는 다음에 이어서 하기로 하고, 정말 AI가 노릴 정도로 금융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인가?
"고용에서 4%만 책임지고, 경제에서 7%의 역할만 하면서 전체 기업 수익의 25%를 가져가는 금융의 연금술"
라나 포루하가 <Makers and Takers>에서 한 얘기다. 물론 이 수치는 미국에서 그렇다는 얘기고, 국내 수치는 계산해 보지는 않았다. 수치는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점점 우리도 금융기업이 전체 기업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을 거야. 금융이 잘 벌어서도 있겠지만, 제조업이 많이 못 벌어서기도 하겠지. 2008년 서브프라임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통화당국은 끊임없이 시장에 유동성을 붓고 있다. 10년이 지나면 거둬 들일 줄 알았는데 말이지. 금융권에 그렇게 많은 돈이 돌아다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는 낮고, 고용은 부진하며, 경기는 미진하고, 빈부격차는 계속 확대일로에 있다. 그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답들을 제시한 많은 일련의 책들이 있지만 <Makers and Takers>는 '금융과 금융화'라는 주제에 집중했다. 제목부터 일단 끌리지 않니? 실제 물건이든 가치든 만들어 내는 자(Maker)와 거저먹는 자(Taker)라.. 감이 와? 금융이 혹은 금융화가 미국 경제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비판한 책이다.
원래 Makers와 Takers 얘기는 2012년 미국 대통령 후보 밋 롬니가 비공개 연설에서 "47%의 미국인들이 소득세를 내지 않고 보건의료, 주택, 음식을 정부에 의존하기 때문에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꾸리지 못하는 '거저먹는 자들'"이라 발언한 것이 알려져 큰 곤욕을 치른 것에서 따왔다. 그의 러닝메이트였던 폴 라이언도 TV에서 "이제 미국인의 60퍼센트가량은 현금 가치로 따졌을 때 납부하는 세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연방정부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과반수의 거저먹는 자들(Takers)과 나머지 만드는 자들(Makers)로 나뉜 사회로 이행하고 있습니다."라고 했었다. 포루하는 이 터무니없고 막돼먹은 말에 분노하여 누가 진짜 만드는 자이고 누가 거저먹는 자인 지를 재정의한다는 측면에서 제목을 여기서 따왔다.
"물론 많은 미국인이 연방 소득세를 납부하지 않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초부유층이며, 그렇기에 버핏처럼 소득세 대신 자본이득세를 납부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대부분 노인, 학생, 군인, 아니면 고용된 상태에 있지만 소득세를 납부할 만큼 충분히 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뿐 아니라 이 책에서 줄곧 거론했듯, 미국 사회의 거저먹기 대부분은 바로 라이언이 '만드는 자'라고 여기는 이들이 저지른다. 이들은 소득에 비해 세율이 가장 낮고, 과도하게 큰 몫을 가져가며, 경제 성장에 역행하기 일쑤인 사업 모델을 조장한다. 반면 라이언의 '거저먹는 자'들은 유례없이 작은 몫을 받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세금을 내고 싶지만,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세금을 낼 만큼 충분히 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역으로 말하면 '세금 많이 낼 테니 세금 낼만큼 돈을 주든가'라는 뜻이다.
고용의 4%, 하지만 전체 기업 수익의 25%라니, 금융 밥을 먹고사는 입장에서 한 번도 깊이 고민해 보지 않었었던 숫자인 건 분명했다. 분명히 우리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데, 전체 기업 수익의 25%(다시 말하지만, 미국이다.)를 가져가도 되는 것일까?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기 위해서 은행에서 본연의 업무로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서,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을 해주고, 개인 고객들의 삶을 지원하기 위한 가계대출을 해 주며 돈을 버는 것은 분명히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게 맞다. 근데, 갑자기 주식, 채권(여기까지는 그래도 참을 만 하지), 복잡한 파생상품, CD, CP, Fund, Hedge Fund, Private Equity, MMF, SPC, SIV, RP, ... 이런 상품들에 휩싸이면서 세상이 달라졌다. 아빠의 기억으로 대학생 때 '금융기관 경영론'에서 교수님이 강조한 금융의 4대 트렌드는 'Securitization', 'Computerizing', 'Globalization', 'Risk Management'였다. (미안, 교수님들은 희한하게도 영어를 많이 좋아해. '증권화', '전산화', '세계화', '리스크관리'다.) 아빠가 22년 넘게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몸소 체험한 결과 앞의 세 트렌드는 금융과 관련한 모든 위기의 근원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것을 막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것이었다.
포루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4.5조억 달러를 수혈하고, 이자율을 그렇게 낮추었건만, 대기업들이 가진 자산의 1~2%만 Main Street (월스트리트에 대비해서 실물경제를 저자가 표현한다.)로 재투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나머지 대부분은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형태로 최상위 부자 10%의 호주머니 속으로 직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 출발점을 금융과 금융화로 보고 있다. 포루하가 생각하는 첫 번째 문제는 인지포획이다. 금융은 전문가(누구? 월스트리트?)에게 맡겨라는 것을 강요하면서 늘 어려운 용어들로 설명하고,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금융계에 놀아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금융의 입장에서 제도와 법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국 얘기다. 한국은 반대로 금융을 모르는 관료가 엉터리 법을 만드는 게 문제다.) 저자가 볼 때는 미국 행정부가 문제를 일으킨 월스트리트에게 금융위기의 수습도 맡긴 꼴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볼커룰이 지연되고 도드-프랭크 규제가 펑크 나면서 트럼프는 더 규제를 풀었다. 인지포획이 무서운 것은 경제가 과학이라는 주장과 금융 중심적 사고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는 점이다. 금융 밥 먹으면서 할 얘기는 아닌가? 우수한 인재들을 제조가 아닌 금융이 빨아들이는 현실적인 위험을 아빠가 CFA협회 교육센터에서 파생상품을 강의하면서 많이 느껴왔었다.
장하준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주주우선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기업이 부실화될 때 가정 먼저 주식을 팔고 도망가는 주주를 위해 회사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남을 노동자와 채권자, 그리고 일자리가 달린 지역사회의 의견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포루하 역시 주가 부양을 위해 행동주의 투자자(사실은 기업사냥꾼들)의 요구대로 자사주 매입이나 현금배당을 늘릴 것이 아니라 기업에 쌓아둔 그 많은 돈을 고용과 경제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와 인적자원에 대한 복지, 교육에 투입하라고 주장한다.
사실 주주를 우선하는 자본주의가 퍼진 것은 신자유주의 경제사조가 퍼질 때와 궤를 같이 한다. 지금은 주주 자본주의가 마치 자본주의의 기본인 양 받아들여지지만 사실이 아니다. 기업의 활동에 쓰는 많은 사회적 자원들과 그들이 쓰는 상당 부분의 기술들은 세금으로 개발되었고, 그들이 활용하는 네트워크도 사회적 자원이며, 인력은 국민의 세금으로 어릴 때부터 사회가 키워온 것이다. (네가 '그냥 회사원'이 될 때까지 우리가 돈을 얼마나 들인 줄 아니?) 플랫폼 비즈니스는 더하다. 일도 네가 하고 비용도 네가 지불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과 그 과실을 주주가 독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건 또 기업의 조세제도로 보완하는 방법이 있으나, 넘어야 할 산이 많지.
포루하가 볼 때 잘못된 인센티브 유인이 문제였다. 제조기업이라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금융화가 심화된 경우 만연한 주주 자본주의 하에서 경영진이 주주 중심의 나쁜 선택을 강요받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스톡옵션과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본인 또한 장기적 성장보다는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한 재무적 숫자놀음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칼 아이칸을 위시한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기업사냥꾼인 자기들이 스스로 이렇게 부르는데, 이제 모든 언론들이 따라 불러 주고 있다.)들은 애플이나 듀폰 같은 대기업을 공략하여 단기적 주가 상승만 추구하도록 압박하면서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2013년 봄 애플의 CEO 팀 쿡은 170억 달러를 차입했다. 당시(지금도 물론이고) 세계 최고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던 애플은 이미 은행에 무려 1450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쌓아 두고 있었음에도 굳이 돈을 빌리면서까지 자금을 마련하기로 한 이유는 뭘까? 이 방법이 은행 계좌에서 돈을 꺼내 오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이 대출받겠다면 아마 모든 은행들이 가장 낮은 금리를 제시하겠지?) 애플의 은행 계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데, 이 돈을 미국으로 들여오려면 미국 세법에 따라 상당한 세금을 납부할 수밖에 없으니 차입이 효율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돈으로 기업의 혁신과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과 주주의 현금배당을 늘리는 것이었다. 장기적 성장보다 경영자 입장에서 이게 더 인센티브 유인이 있는 것이지. 최고의 혁신기업 중 하나라 불리는 애플이 이럴진데, 대부분의 단기성과에 연동된 인센티브를 받는 경영진은 당연히 새로운 투자와 직원들의 교육, 복지에 신경 쓰는 것보다 자사주 매입(이게 과거에는 주가 조작에 해당하여 불법이었다. 이것도 로비에 의해 변한 것이지)이나 현금배당에 열을 올리게 되고,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조세피난처를 활용하게 된다.
한편 골드만 삭스를 비롯한 대형 투자은행은 자신들의 막대한 정보력과 자금을 이용해 스스로 가격결정권을 상당 부분 가지면서 동시에 그 파생상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주택시장을 사모펀드에 넘기면서 빠른 시장의 안정을 꾀했지만 페니메이, 프레디맥(이제는 전설이 된 기관인데, 한국으로 치면 주택금융공사 같은 곳이다)이 준공공기관으로서 하던 역할을 사모펀드에 줘 버렸고,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을 불러오며 지역사회를 파괴한다. 민영화된 퇴직연금제도는 미국 국민들 모두에게 주가 상승이 좋은 일이라는 환상을 심어주고(사실은 일자리를 잃게 만드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그리고 장기적으로 기업을 망가뜨리는 자사주 매입이나 일삼아도 말이지), 이를 이용하여 뮤추얼 펀드는 연금 가입자들에게서 야금야금 수수료를 뜯어먹는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하에서는 펀드 운용수수료를 넘어서는 운용수익을 얻는 것이 쉽지 않아.) 그리고 펀드 운용수수료에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100억을 운용하든, 1,000억을 운용하든, 1조를 운용하든 운용 수수료율이 같다. 왜? 실제 펀드액 당 소요 비용이 규모가 늘수록 줄어드는데도 말이지. 그래서 아빠는 수수료가 제일 낮은 지수펀드를 주로 이용한다. 물론, 정말 뛰어난 펀드 매니저를 만난다면 그가 운용하는 펀드에 돈을 넣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의 근본 원인은 정치다. 그중에서도 특히 세법은 Takers에게 유리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에 대해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차입에 따른 세금공제는 기업과 시민들이 저축을 하기보다 부채를 키우도록 부추긴다. 사실, 금융기관은 누가 되었든 간에 돈을 빌려야 돌아간다. 그게 상품이니까. 그래서 부채가 늘어나는 경제에서는 금융기관은 늘 돈을 벌게 되어 있다. 모든 금융은 부채를 사랑한다. 주체가 정부든, 기업이든, 가계든 부채를 만들어야 금융이 돌아간다. 그냥 돌리면 돈이 안 되는 구조화를 하기도 하고, 펀드를 만들어 수수료를 받기도 하고, 규제를 받기 싫어 사모펀드 형태로 돌아가기도 하는 거지. 지금은 많은 나라의 정부부채가 너무 커졌다. 한국은 반대로 가계 부채가 금융위기 이전보다 비교가 안되게 커졌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 더 위기가 왔을 때 (이제 금리도 낮고, 중국도 지 한 몸 건사가 힘들고 ...) 기댈 언덕이 없어지는 것을 걱정했는데, 2020년 코로나 19 사태로 세계적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단다. 물론, 전 세계 금융당국은 또 금리를 내리는 것으로 밖에 대응을 못하지. 어쩌면 마르크스가 얘기한 자본주의의 스스로 필연적으로 만들어 갈 종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일까?
금융이 복잡성을 없애고 레버리지를 줄일 수 있을까? 기업들이 부채는 줄이고 자기자본은 늘리고 본연의 설립 목적을 다시 생각해낼까? 정치가 만드는 자들에게 다시 힘을 실어 줄까? 금융권 안에 갇혀 있는 대부분의 자금들(실물경제에 들어가는 자금은 전체의 15%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을 어떻게 실물경제로 더 흘러들어 가게 할 것인지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오늘날 기업인 듯하지만, 금융회사처럼 행동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다. 그들은 더 이상 투자에는 자금 투입을 줄이는 대신 M&A와 비용절감, 사업 포트폴리오 놀이, 플랫폼 비즈니스에 몰두한다. 항공사는 서비스보다 유가와 환헤지에 관심이 많고, 정유회사도 장기 원유 선물을 서슴지 않는다.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기업인 엔론이 그러다 망했다.) 자동차 회사는 혁신보다 부동산 투자에 더 열심이고(차라리 그때 볼보나 인수하지), 어떤 기업은 재무제표 만져서 승계를 노리다 분식 논란에 시끄럽다.(다 어딘지 알려나?) 미국의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도 더 이상 기업이 아니라 금융으로 탈바꿈하고 말았단다.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의 출발점이 금융화에 있다는 것에 일부(전부는 아니다)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BIS를 중심으로 SIFI (시스템적 중요 금융기관이라고 하는 것인데, 대형 금융기관들에게 추가 자본 규제를 가하는 제도다.) 지정을 비롯해서 베일인 제도(금융기관이 부실해질 경우 세금으로 지원(베일아웃)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금융기관에 투자한 사람들부터 손실을 보도록 하는 제도다.) 도입 등 나름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는 또 상업은행과 증권이 분리되어 (사실... 같은 지주에 들어가서 의미가 없어지고 있지만...) 조금 낫지만, 어쨌거나 위기 시 국민들이 안아야 할 리스크는 엄청나다. 금융은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자금의 조달과 운용이라는 기본 틀에서 다양하게 변형된 것들이 실제 의미가 있는지는, 그저 산업계 사회 전반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자금과 수익이 금융계 안에 돈을 가둬두기 위한 돈놀이에 불과한지 살펴봐야 한다.
아! 거저먹는 자가 금융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오해는 하지 마라. 진짜 거저먹는 자들이 공짜로 월급을 주겠니? 어디든지 노동자로 살면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힘들기는 매한가지야. 그래, 정도의 차이는 있다. 금융 노동자가 좀 낫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