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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르디우스의 매듭 Apr 02. 2020

9급 공무원이 꿈?

You have a big dream!  

'그냥 회사원'이 되겠다던 우리 딸, 지금 어떤 회사원을 하고 있니? 할머니가 좋아하는 9급 공무원을 하니? 아니면 엄마나 아빠처럼 금융회사에? 아니면 대기업 또는 중소기업에 근무하니? 어떻게든 월급쟁이를 하고 있든지 혹은 플랫폼 노동자로 살고 있을까? 이모들처럼 가계 열었니?  


네 초등학교 졸업식 때 꽤 많은 학생들의 꿈이 공무원(선생님이든, 경찰이든, 소방관이든, 진짜 그냥 공무원이라고 표현했든 간에)이라고 써냈던 것을 보고 아빠가 살짝 실망스러웠단 얘기는 했지? 이게 애들 생각인지, 부모들의 욕심이 반영된 희망인지 그냥 봐도 알겠더구나. 부모들이 겪고 있는 낮아진 직업의 안정성이 애들 미래 희망에다 투영되거나, 그나마 미래에 먹고살만한 직업들을 추천한 게 보였기에 좀 안타까웠다고 했었다.


"월급이 많고 적음은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그 월급을 언제까지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아닌가요? 대기업을 다니는 선배들이 '굻지 않더라도 길게 다니는 게 꿈'이라고 말하는 것을 정말 많이 봤어요. 어차피 사기업을 가서 불안에 떠느니, 굻진 않지만 길게 벌 수 있는 공무원의 길을 택하겠어요"

- 2년째 9급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김 모 씨(1992년생)


임홍택 씨의 <90년생이 온다>에 나오는 한 공무원 준비생의 이야기다. 책에서는 공무원을 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한때 채권딜러였던 아빠 입장에서 사실 공무원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욕심쟁이들이다. 될 수만 있으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대신 그 공무원이 되기까지의 경쟁이 치열하다. 내가 갖고 싶은 것은 남들도 갖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너도 혹시 나중에 금융에 관해 공부를 하게 된다면 모든 자산의 평가에 쓰이는 기본 원칙은 미래 현금흐름(Cash Flow)을 현재가치로 할인(Discount)하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금융과 재무에 관한 많은 이론들은 결국 Cash Flow를 무엇으로 볼 것인지와 Discount에 쓰일 할인율에 대해서는 어떤 기준이 적절한가, 특히 Risk Premium에 대해 논의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주식을 예를 들면, 현금흐름을 기업의 배당으로 볼 것인지(DDM, Dividend Discount Model),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으로 볼 것인지, 경제적 부가가치(EVA, Economic Value Added )로 볼 것인지에 따라 활용하는 재무제표의 항목들이 달라진다. 또한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할 때 제일 일반적인 것이 자산가격 결정모형(CAPM,  Capital Asset Pricing Model)에 따라 산출하는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가중평균자본비율(WACC, 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을 쓰는 경우도 생긴다. 그 안에 기업과 주주의 가치를 바라보는 기준이 녹아들어 있다. 다른 자산도 마찬가지다.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하나 샀다면 거기서 나오는 임대료에서 세금이나 제 비용을 뺀 현금흐름과 매각 예상시점의 부동산 가치를 적정한 금리로 할인하여 현재가치를 산출하는 것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어떤 자산의 경우 보유에 따른 편의수익까지 따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아파트다.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지만 사용에 따른 수익이 보이지 않는 현금흐름이요, 몇 년 후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투자한다. 사람마다 현금흐름과 할인율을 따지는 방법이 다양하다.


반면, 채권의 경우는 대부분 명확하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미래의 매각 가격이 불확실한 반면, 채권은 상환해야 할 원금이 정해져 있고, 중간에 약속된 이자의 현금흐름이 있다. 그리고 채권은 발행자의 신용도에 따라 할인율이 정해진다. 수학 시간에 배웠듯이 분자에 해당하는 미래 현금흐름이 클수록 채권의 현재가치는 올라가고, 분모에 해당하는 할인율이 높을수록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낮아진다. 그래서 채권시장 사람들은 직업에 대해 종종 채권 종류와 비교를 많이 한다. 급여라는 것을 결국 임금채권이라고 부르기도 하니까. 일반 채권과는 달리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가상승률 + α(연차에 따른 상승 + 승진) 만큼 증가한다. 은퇴까지의 월급과 만기 시 퇴직금을 채권의 현금흐름으로 놓고 정교하게 계산하면 임금노동자의 채권으로서의 노동의 가치가 얼마인지 계산된다.


먼저 공무원의 경우 채권 발행자는 국가다. 채권으로 치면 국채에 해당한다. 현금흐름은 다소 낮더라도 상당히 안정적이고, 신용도는 최상이라서 미래 현금흐름의 훼손 가능성이 가장 낮다. 게다가 만기도 엄청 길다. 연금까지 포함하면 죽을 때까지 받는다. 그래서 당장의 낮은(사실 낮지도 않다) 현금흐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떤 채권보다 가격이 높다. 공무원은 처음 들어가는 급수에 따라 초기 현금흐름의 크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그래서 5급 공채시험, 흔히 말하는 행정고시는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면 별도로 지방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관없다. 공사에 근무하는 경우 공사채에 비교할 수 있다. 국채 못지않게 안정적이고 현금흐름도 나쁘지 않다. 만기는 공무원에 비해 짧지만, 일단 정년까지 웬만하면 간다. 현금흐름 또한 국채보다 높다. 정치에 큰 꿈이 없다면 오히려 국채보다 나을 수 있다. 국채든, 지방채든, 공사채든 다 현금흐름의 기간이 길다. 그래서 사람들이 선호한다. 비싼 채권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은행과 제2금융권이 상이하다. 제2금융권에서 발행한 채권은 회사채에 준해서 취급하는 반면, 은행의 경우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찐 금융채다. 웬만해서는 부도가 나지 않는다. 정년에서 2년 정도 빠지는 시기에 명예퇴직을 한다. 만기에 받는 현금흐름이 크면서 동시에 중간에 월급으로 나오는 현금흐름도 상당하다. 매력적이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몰린다. 국채에 비하면 다소 신용위험은 있다. 특히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흔히 말하는 IMF 위기)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가끔 아빠도 퇴직을 고민하는 후배 직원들한테 본인이 가진 금융채의 가치를 계산시켜 보곤 한다. 현재 받는 연봉에 물가 수준만큼 급여가 인상된다고 가정해서 할인율에 물가는 감안하지 않는 대신, 회사 내 평균 승진연수와 명퇴까지의 잔존기간을 감안해서 현금흐름을 계산하고, 할인율은 금융채 할인율을 적용한다. 엄청난 현재가치에 본인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 순간부터 다른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아 진다.


제2금융권과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은 시장의 회사채와 비슷하다. 대체로 다 만기가 짧다. 정년은 있지만 중간에 자발적인 조기상환이 많이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국채나 공사채, 금융채를 보유한 사람은 만기까지(다시 말해, 정년까지) 보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안정적이니까. 반면, 회사채는 다르다. 중간에 갈아탈 생각을 처음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나쁘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다만,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도록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제2금융권의 영업직 또는 트레이더의 경우 보너스라는 형태로 일반적인 은행원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많은 현금흐름을 일시에 가져가기도 한다. 어디든지 영업직은 늘 힘들지만 보상이 큰 법이다. 또 다른 회사채로 갈아탈 기회가 많다.   


또 회사채는 신용등급에 따라 채권의 가치가 엄청나게 달라진다. 일반 제조업 회사원의 경우 월급이라는 현금흐름이 나쁘지 않아야 정상이긴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 경기가 조금만 나빠져도 현금흐름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 따라서 사람이 몰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이름 없는 회사의 경우 보수적인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늘 Credit Risk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가끔 스톡 옵션이나 자사주의 형태로 한몫 챙길 기회를 주는 것 같긴 한데, 자사주로 돈 벌었다는 친구들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회사는 대부분 어려울 때만 그 회사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안기기 때문이다. 회사에 근무하지 않고 독립된 사업이나 자영업을 하는 것은 주식을 사는 것과 같다. 대신 자기 주식이다. 그것도 제3시장 주식이다. 잘하면 코스닥에 상장될 수도 있다. 대박 아니면 쪽박에 시달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몰리거나 용기 있는 자들이 뛰어들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러나 한 번 망한다고 죽지 않는다. 언론에서 자영업자 폐업률 높다고 떠들지만 이모들 봐서 알지? 세 번 내지 네 번 정도 망해봐야 성공한다. 사업을 운영하는 경험과 노하우도 쌓이고 나니 아빠보다 더 많이 벌고 있잖아. 대신 너무 늦게 시작하면 경험을 쌓기도 전에 재기가 곤란해 질 수 있지. 늦게 시작할수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채권에서 현금흐름만이 문제가 아니라 할인율도 굉장히 중요하다. 신용위험이 높을수록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다고 보면 된다. 최근 몇 년간 보듯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유동성과 신용위험이 낮은 채권을 선호한다. 당연히 신용위험이 없는 국채의 할인율이 가장 낮다. 그래서 국채의 가치가 높게 올라간다. 즉, 공무원의 가치는 크게 올라간다. 90년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하고, 각종 공사를 노리고, 은행에 줄을 서는 것은 그 세대가 약아서도 아니고, 야망이 없어서도 아니며, 어쩔 수 없어서도 아니다. 그냥 이성적이고 경제적인 판단일 뿐이다. 앞으로 정규직은 더 줄어들고 계약직, 그것도 플랫폼에 예속된 Gig 노동의 확대가 예상된다. 그럴수록 공무원의 인기는 더 계속 올라갈 것이다. 현금흐름도 생각보다 작지 않고 다양한 복지혜택도 많다. 노동의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반 회사에 비해 여유롭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이 공무원을 가장 선호하는 것이 마치 진취적이지 못하고 현실안주형 인간으로 보여서 싫다고 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럼 국채의 가치를 떨어뜨리거나 회사채 또는 주식의 가치를 높이면 된다. 공무원 급여를 낮추는 것이 어렵다면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해서 재정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퇴직 후 만기까지의 현금흐름이라도 조정하면 공무원의 가치는 제법 내려갈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젊은 친구들이 공무원을 선호하겠지만, 더 높은 현재가치를 찾아 회사채 시장을 기웃거리는 젊은이들이 늘어날 것은 분명하다. 과거 정부는 기업들에게서 받는 현금흐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개인연금 제도를 개선해왔다. 사실은 현재 급여로 받을 돈을 미래로 돌려놓은 것이다. 전제는 연금 운용수익률이 현재 사용의 금전적 효용을 넘어설 때라아만 가능하다. 원래 받을 현금흐름을 미래로 이월하는 연금제도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역시 기초적인 현금흐름 자체를 높이고, 급여가 중단되는 신용위험을 낮춰야 한다. 즉, 경기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친구들이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게 하고 싶다면 역시 경기부터 살려야 한다.


의문은 있다. 채권의 측면에서 본다면 일반 제조업의 신용리스크가 크니 당연히 현금흐름인 급여가 공무원이나 금융권 종사자들보다 높아야 한다. 회사채의 이자는 국고채나 금융채 이자보다 높다. 그래야 높은 할인율로 할인하면 국채와 비슷한 현재가치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직업의 세계는 채권시장만큼 정직하지 못하다. 돈은 무차별하지만 인간은 차별이 존재한다. 아빠는 군대 가기 전 건설노동자(흔히 말하는 '노가다')로 두 달가량 일한 적이 있다. 노동강도와 근무환경은 열악했다. 그러나 급여는 형편없었다. 이런 차이를 불러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국가와 금융회사가 돈을 많이 벌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대적으로 Taker다. 이들이 건설노동자에 비해 학교 다닐 때 영어 단어 하나 더 알고, 수학문제 하나 더 풀 줄 알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하자. 나름 스스로 노동의 value를 높이려 노력한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노동의 강도에 비해 많이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세금은 안정적이고, 금융회사들은 수익이 많다는 뜻이다. 여기에 대한 금융권의 반론은 1인당 생산성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 부문은 자신의 노동생산성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은 시스템이 벌어 준 돈이다. 그들이 말하는 높은 성과는 다른 금융회사의 몫을 더 가져왔을 때 만들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세상에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없다.  


다른 중요한 이유는 결핍에서 온다. 필립 로스코는 <차가운 계산기>에서 자신의 막노동 경험을 통해 그 원인이 '결핍'에 있다는 걸 얘기한다. 힘들고, 쉬는 시간도 별로 없고, 보수도 낮은(보수가 시간과 힘에 비례한다면 당연히 높아야 하지만...) 공사판 일을 왜 하는가는 결국은 그 사람이 경제적으로 결핍한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선택의 수단이 별로 없는 것이 낮은 급여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회사가 아빠를 레버리지 해서 돈을 벌어도 회사생활을 지속하는 것은 경제적 결핍이 가져온 젊은 시절의 선택이 이어져 온 결과다. 현재 다른 선택이 쉽지 않은 것도 그나마 이 직장마저 잃어버릴 때 예상되는 경제적 결핍인 것이다.  


2020년 봄,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월급의 위대함(?)을 실감한다. 아빠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그나마 낫다. 아직 급여가 끊기지 않고 나온다. (언제까지 일지는 물론 모른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자영업자나 여행업 또는 항공 관련 업종의 직장인들은 현금흐름의 위협을 크게 받고 있다. 그들 역시 공무원이 되고 싶었으나 문이 좁다. 누가 봐도 상대적으로 노동 대비 수익률이 높은 곳이니 모두가 원하는 자리다. 그래서 자격qualification 요건을 불필요하게 높게 설정해서 장벽을 만든다.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객관적인 점수만이 관여하게 만들어서 개인적인 '사정'이나 객관화할 수 없는 '인격'이나 '청렴성'은 배제된다. 그래서 그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어쩔 수 없이 노량진에 가서 공시생이 되어 다시 도전하든지(여전히 국가는 너의 '인격'이나 '청렴성' 보다는 점수를 요구할 것이다.) 혹은 결핍을 견디지 못하면 가치가 낮은 채권을 골라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것을 '공정한 자본주의'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공무원이 꿈이라고? 정말 큰 꿈이다. 사실 직업에다 꿈을 붙이지 마라고 아빠가 얘기했었다. 직업의 선택 시 회사 이름이 전부가 아닌 것은 이제 알 나이지? 앞서 말했듯이 직업의 세계에는 채권시장처럼 합리적인 가격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어떤 자산을 거래하든 중요한 것은 공정한 가치에 사는 것이다. 즉, 가치value와 가격price이 같을 때 이루어지는 교환이라야 의미가 있다. 직장을 구하는 본인의 가치value와 직장이 급여로 제시하는 가격price 간에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사람들이 직업에 대해 받아들이는 가격price은 현금흐름만이 절대 아니다. 어떤 사람에게 공무원은 장기 현금흐름 외에 특별한 메리트가 없을 수도 있다. 반면 벤처를 설립하고 밤을 새우는 사람은 비록 현재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지만 성공할 경우 어마 무시한 현금흐름(비록 확률은 낮지만)이 보장될 수도 있다. 게다가 그게 본인에게 재미까지 있으면 가격이 무의미하다. 한편, 2020년 현재 코로나 19의 경험은 각자에게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재택근무와 언택트 사회를 앞당기는 계기로 인식될 것이고, 자영업자와 일부 서비스 업종에게는 다시 한번 구조조정의 시간이었을 테고, IT회사들은 클라우드와 전자상거래의 발전을 가속화한 시기로 기억될 것이다. 한편, 직업을 구하는 세대에게는 또 한 번 위험회피 성향을 강화하는 집단 경험을 공유할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의 안정적 현금흐름에 대한 가격을 더 높게 책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는 확실히 공무원이 늘어날 소지가 많다. 강화되는 복지제도와  AI와 Robot이 몰고 올 실업에 대비해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공공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 반면, 앞으로 판이 바뀌면서 공무원의 현금흐름 보장이 중단될 수도 있다.


본래의 가치value에 비해서 높은 가격price에 거래되는 직업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공무원이라는 국채는 저금리와 경기둔화로 over-priced 되었지만, 어쩌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직도 저평가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환경은 계속 바뀔 것이다. 어떤 직업이든 네가 살면서 가지고 싶은 의미를 찾고, 너의 가치value를 더 높이는 것이길 바란다. 아빠는 네가 무슨 일을 선택하든 존중할 것이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만 아니면 말이다. 우리 딸, 네가 무엇을 하든 아빠는 잘했다고 얘기하마. 넌 언제나 잘했었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응원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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