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A May 21. 2024

첫 강의-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발성의 미흡함-목이 쉬는 것에 대해

5월 21일  

보이스 크리에이터가 된다-5일차


Big week-첫 강의


이번 주는 빅데이가 여러 가지 몰려 있는 빅위크였다. 그 중 두 가지를 무사히 넘겼다. 그 중 하나가 강의다. 

대학생 학부생 2학년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주제는 언론사와 기업의 관계. 여기에 대해 접근하는 여러 가지 관점이나 접근법이 있겠지만 나는 '24살, 대학생인 나에게 필요했던 조언'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했다. 


선배께서 조언해주신대로 강의 대상을 분석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었다. 오늘 아침 강의실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과목이름은 커녕 학생들이 몇 살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특강 들어가기 전에 교수님과 면담하면서 부랴부랴 관련 정보를 들었다. 


일단 그 수업을 듣는 학생들 중에 기자를 생각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고, 2학년이라는 것. 대부분 여학생. 과목명은 PR 관련. 교수님이 함께 들어와 인사해주긴 하셨지만 출첵은 하지 않는다는 것.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없다는 것. 총 수강생은 60명. 경험상 이렇게 되면 전체 60명 중에 20명 정도 들어주면 감사하다. 수업 도중에 나가는 학생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아니나 다를까 전체 학생에서 열심히 경청하는 학생은 10명, 적당히 그래도 들어주는 학생이 10명, 듣는둥 마는둥이 20명, 나머지는 아예 안 들었다. 호달달 떨까봐 걱정했는데 한 번도 떨지 않았다. 너무 빨리 끝날까봐 걱정했는데 꽉꽉 채우고 말았다. 


그래도 들어주는 학생들의 집중도가 끝까지 유지된 것과 수업 이후에 10명 정도의 학생이 질문했다는 점에서 첫 강의치고는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수업 시간 내내 학생들의 반응이나 대답이 너무 저조해서 질문이 거의 없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끝나고 나서 질문이 많아 의외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업을 조금 빨리 끝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떨지 않았다는 것, 긴장해서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그런 건 없었다. 손이 떨릴까봐 일부러 무거운 패드에 스크립트를 넣어뒀는데 패드를 한 번도 들거나 보지 않은 채로 수업을 했다.


목이 쉬지 않는 법이 뭘까

강의를 위해 어제오늘 연차를 내고 열심히 연습했다. 어제 점심 미팅이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학교로 뛰어가서 6부터 강의실을 빌려놓고 11시까지 연습을 했다. 5시간 정도 강의연습을 한 셈이다. 혹시 너무 긴장해서 이성이 날아가더라도 말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했다. 


연습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목소리가 앞으로 나오도록 한 것, 그리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목소리가 앞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이런 지점을 신경쓰려고 애썼다. 그런데 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연습을 하고나니 목이 쉬었다. 어떻게든 목이 쉬지 않은 상태가 되기 위해 어제 연습을 하는 틈틈이 배운 호흡을 하고나서 다시 연습을 했는데도 그랬다. 


왜 나는 목이 쉴까?


요 근래 일때문에 거의 매주 뮤지컬을 보고 있는데 배우들은 두 시간 내내 노래를 해도 목이 쉬지 않는다. 비단 뮤지컬 배우만이 아니다. 박 선배나 김 선생님도 세 시간 내내 풀강을 하셔도 목이 쉬지 않는다. 


발성이 잘 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을 명확하게 깨달았다. 발성이 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큰 소리로 말을 하면 결국 목이 상한다는 뜻이다. 


오늘 강의야 50분밖에 하지 않았으니 목이 쉬진 않았지만 연습이 부족했다는 걸 크게 깨달았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인 점은 목소리가 뒤집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실 예전부터 나는 발표를 하거나 큰 소리로 말을 하면 목소리가 뒤집어질 때가 많았다. 혹은 너무 호흡이 떠 있어서 듣는 사람조차 힘들게 만들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게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예전에 비해 톤이 안정됐고 목소리가 뒤집어지지 않았다는 데 만족하기로 하자.


기쁨 관찰


요즘 내 근처에서 즐거움과 기쁨이 최고조인 사람은 여동생이다. 여동생이 최근 신혼집으로 들어가서 이런 저런 가구를 들여오고 있는데 가구가 하나하나 생길 때마다 행복에 겨워한다. 


통화을 할 때 동생의 호흡은 떠있고 매우 하이톤이고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묻어나와 떨리기도 한다. 자신이 계속 말을 하고 싶어서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리고 '행복하겠다, 정말 좋겠다, 아주 잘했어, 정말 축하해~'라는 리액션이 어울리게 말을 한다. 호흡도 떠 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지배..


기쁨은 순간척으로 뿅 치고 올라오는 것, 즐거움은 지속적인 것. 동생은 기쁨과 즐거움이 혼재된 상태인 것 같다. "꺄~"와 "룰루~"가 사안에 따라 바뀐다. 


이 상태를 1(거의 없는)~5(최고조)단계로 나누면 동생은 3~4단계의 기쁨과 즐거움에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당분간 동생을 잘 관찰해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N잡러, 복수의 정체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