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할 필요도 없다. 이 3가지만 따라 하자.
그저 매일 출근하고, 밥 먹고, 청소하고만 했을 뿐인데 어느새 또 12월이 되었다. 연말이라 그동안 못 만났던 친구도 만나고 소식도 듣고 싶은데, 갑자기 또 심해진 코로나 때문에 밖에 나가기도 찝찝하다.
이럴 때일수록 정말 친한 지인만 집에 초대해서 간단하게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고 싶은데, 이것저것 차리고, 꾸미고 하려니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건 나뿐만일까?
우리 부부는 한 달에 2-3번꼴로 친구네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곤 한다. 외교관의 집, 친구 집 등등 여러 홈파티를 다녀본 경험으로 배운, 홈파티 팁 3가지 정도를 나누고 싶어졌다. 정말 간단하기에, 내일 당장이라도 친구를 초대하고 홈파티를 할 수 있으니 놀라지 말길.
모든 공간의 조명을 끄라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이지?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거야 말로 홈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팁이다. 우리나라 거주공간은 조도를 조절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대부분 되어 있기에, 전체 조명을 켜면 너무 밝고 끄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불을 켜면 공간이 너무 잘 보이기에 1-10까지 다 치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집을 치울 시간이 없다면, 전체 조명을 끄고 포인트 조명으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방법만 있을 뿐이다.
여기서, 디테일한 팁을 주자면
(단 모든 천정 조명은 끈 상태)
침실: 바닥이나 화장대에 조명 1개
공부방: 정리가 잘된 코너, 책상에 조명 1개
거실: 바닥에 조명 1개, 선반에 조명 1개
화장실: 세면대에 초 1개
주방: 요리하는 곳 근처에만 조명 한 개
*이렇게 하면 화장실 줄무늬에 낀 곰팡이도 아주 간단하게 숨길수 있다.
팁*
조명을 바닥이나 낮은 곳에 두면, 공간이 전체적으로 밝아지지 않고, 분위기를 업 할 수 있다.
주의*
따듯한 노란색 색감의 전구 사용, 화이트톤 전구 사용 금지.
-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한식 준비를 피하는 것이 좋다. 사실 나도 눈뜨자마자 국과 밥을 찾는 뼛속까지 한국인이지만, 한식은 초대 음식으로는 딱히 좋지가 않다. 왜냐면 한식을 아무리 간단하게 차린다 해도 반찬이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은근히 대접을 못 받은 거 같은 기분은 숨길수가 없다. 또한 설거지거리도 많기에 과감히 포기한다.
그래서 음식은 3가지만 준비한다.
샐러드, 고기 + 빵 (감자), 디저트이다.
여기서, 디테일한 팁을 주자면
1. 샐러드는 정말 간단하게 야채+드레싱(식초+올리브 오일) 정도로만 준비하고 드레싱과 야치는 섞지 않는다. 늦게 오는 손님이 있을 경우에, 풀이 다 죽은 샐러드를 먹고 싶지 않을 것이다. 소스는 따로 준비하여 야채 위에 뿌려먹으라고 한다.
2. 샐러드, 고기, 디저트 모두 한 가지 메뉴는 한 그릇에 담는다. 한 음식을 한 그릇 담되, 셰어 포크와 스푼도 같이 꽂아둔다. 이렇게 하면 식탁에, 요리가 담긴 그릇 3-4개 그리고 손님용 접시밖에 없으니, 식탁 위도 간단해진다. 서빙 방법은, 셀프 서빙.
3. 디저트는 구매하는 게 간단하다.
빵을 살 때 디저트도 함께 구매한다. 그러면, 집에서 고기와 야채만 준비해도 되니 요리는 1시간 내로 끝난다.
팁*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 않는 게 팁이다.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기보단 과정이 간단해야, 더 자주 손님을 부를 여유가 생긴다.
주의*
산 음식을 대접하는 거에 죄책감을 두지 말자. 누가 이걸 어떻게 만들었냐고 물어보면 당당하게 산 곳을 알려준다. 요리를 직접 할 자신이 없으면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
홈파티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다. 초, 와인, 냅킨은 빠져선 안 되는 아이템들이다. 불멍이라는 말이 있는 이유는 불을 보면 마음에 고요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초가 주는 고요함과 편안함은, 서로가 솔직하게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안정을 주기 때문에 식탁 위에 초를 여러 개를 두는 건 정말 중요하다. 촛대가 없으면 다 먹은 와인 입구에 긴 초를 꽂아보자.
와인이 굳이 아니어도 목을 축일수 있는 음료는 필수이다. 무알콜이어도 되니, 기분을 업 시켜줄 수 있는 음료면 된다. 주로 내가 만드는 음료는 스파클링워터에 씻은 생 딸기와, 민트 티백을 넣은 드린크 이다.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으나, 손님이 오기 1- 2시간 전에 만들어 놔야 손님이 왔을 땐 충분히 맛을 우려 낼수 가 있다.
식탁 위의 냅킨은 별거 아니지만 정말 준비된 상차림으로 느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일회용도 좋고 빨 수 있는 냅킨도 좋다. 하지만 빨 수 있는 고급 천으로 된 냅킨을 사용한다면, 정말 레스토랑에 앉아있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장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조명이 어둡고, 밥이 입에 안 맞는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나 잘 보자. 그러면 그 사람은 다음부터 초대 대상에서 제외하면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