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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리 Feb 10. 2021

병원에서 보내는 일상

아침부터 오후까지 따뜻하다

오전 6시 40분에 일어났다. 퇴사 후 이 시간에 일어난 건 처음이다.


엄마의 수술이 잘 끝났다. 아직 수술한 부위가 아파서 정확한 결과는 모르지만 원장님 말로는 잘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항상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니 믿을 수는 없지만 우선 상황을 봐야지. 매일 글을 한 개씩 쓰려고 마음먹었는데 어제는 정신이 없었다. 엄마 수술 전에 병실에 와서 준비하고 수술 들어갔을 때 밥 먹고, 수술 끝나기를 기다리고 수술이 끝난 뒤에는 엄마를 챙기고... 정신이 없더라.


시간이 없는 듯 있어서 글을 쓰지는 못했다. 그래도 책 좀 읽고 영어 강의도 듣고... 나름 알찼나..?

아니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 그래도 병원이라 밤 10시에 TV와 불을 다 끄니 할 수 있는 건 강의 보기라 영어 강의까지 보고 잤다. 그리고 아침 일찍 일어나니 오히려 집보다 건강한 생활을 했다.


정형외과다 보니 환자가 전부 어르신이다. 특히 몸이 아픈 것이다 보니 밤새 아이고아이고 아파서 못 자겠다는 소리가 끊기지 않았다. 엄마가 병실에서 막내였고 평일이라 그런지 자고 가는 보호자가 없었다. 새삼 내가 백수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하고 있으면 이렇게 보호자로 엄마와 병실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지 못했을 거다. 엄마의 수술이 잘 되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엄마와 함께 한 경험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프지 않은 게 제일 좋지만 간단한 수술이라 다행이었고 엄마의 보호자로 있을 수 있었어 좋았다.

병실에 어르신만 있다 보니 나보고 다들 학생이라고 하신다. 심지어 중학생? 고등학생?이라는 말을 하시니 엄마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우리끼리 작게 웃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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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후가 되었다.
엄마는 물리치료를 받고 재활운동을 배우고 엑스레이까지 찍은 뒤 잠시 낮잠을 자고 있다. 병실에서 느낀 점은 아픈 사람이 있는 곳이지만 생각보다 평화롭다는 것.
엄마 수술이 잘 되었다는 생각에 이렇게 평온할 수 있는 거겠지만...
병실에 있다 보니 날이 따뜻하고 햇빛도 들어오는 것이 좋다.

병실 사람들이 과자와 과일을 나눠주셨다.
할머니 한 분이 주신 사과 2개를 깎아서 병실 사람 모두 나눠 먹었다.
사과가 크다 보니 양은 충분했다.
비록 아파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지만 정이 넘친다.
다들 수술도 잘 되고 얼른 건강해지시면 좋겠다.

남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좋은 병원으로 기억되길!


- 2020년 11월 11일 작성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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