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불안은 의무의 편을 든다.
오랜만에 맑은 가을 공기를 쐬러 나왔다.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말이다.
옷도 구경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빵도 사 먹었지만 마음 한구석은 불안하면서 영 흥이 나지 않는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해야 할 일을 미룬 탓이다.
얼마 전 자격증을 따려고 필기시험을 봤는데 떨어지고 나서 왠지 의욕은커녕 적당히 붙을 만큼만 하자 주의가 되었다.
그래도 나태하지 않을 만큼 틈틈이 공부하면서 잠깐 휴식을 취하려고 오랜만에 나온 건데 불안은 휴식의 편이 되어 응원해주지 않는다. 항상 의무와 좀 더 친밀하다.
현재 내 휴식의 짝은 아무도 없다. 의무와 불안을 2대 1로 싸워서 이길 수 없기에 무기력해지고 마는 것이다.
역시나 휴식과 함께 동행할 수는 없지만 힘을 실어 주는 건 좀 더 많은 '노력'인가 보다.
노력의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하면 휴식도 나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17. Sep.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