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u로 가기까지

by mercioon


왜 여행 전부터 그렇게 디유에 꽂혀있었을까. 가이드북인 인도 100배에도 디유는 나오기 전이었고, 론리플래닛에도 한두 장 정도로 짧게 소개된 곳이었는데. 아마도 디유란 곳은 꼭 가봐야 한다는 (디유를 가보지도 않은) 친구의 아무 근거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번 꽂히면 아무 이유 없이 아무 정보 없이 그냥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왠지 좋을 것 같아서 가고야 말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쉽게 마음을 먹기엔 디유는 가기 쉬운 곳이 아니었다.

디유를 가기 위해서는 푸쉬카르에서 우다이푸르로 야간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에, 우다이푸르에서 버스를 타고 아메다바드로 가야 했다. 먼 길을 가야 했기에 비싼 돈을 내고 에어컨이 있는 최고급 버스를 예약했는데,

로컬 버스 못지않게 최악의 컨디션을 가진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경우의 수를 다 채울 만큼 많은 버스를 북쪽에서 여러 번 겪었었지만 이번 버스는 컨디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운전기사가 발리우드 마니아인지 아니면 잠을 깨기 위한 수단으로 틀어놓은 것인지, 버스 앞쪽으로 달린 티브이에서는 볼륨을 최대로 키워놓은 영화가 주인공만 바꿔 가며 밤새 흘러나왔다. 앞좌석 밑에서는 세상에서 처음 맡아보는 십 년은 안 씻은 듯한 쿰쿰한 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땀에 절어 눅눅하게 나는 발 냄새는 맡아봤지만, 하루, 몇 달, 몇 년의 세월이 켜켜이 쌓여 사막의 바람같이 바싹 메마른 발 냄새는 정말 너무나도 강렬했다. 매운 통후추 가루가 숨을 쉴 때마다 콧 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처럼 기침을 내뱉어야 했다.



아메다바드에서 다시 주나가르행 로컬 버스로 갈아타고, 주나가르에서 다시 두 시간을 달려 엘로발로 갔다.

드디어 거의 다 왔다, 엘로발에서 드디어 디유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디유에 도착했을 땐 19시간이 지난 뒤였다.
생각보다 너무 고된 길이었다. 특히나 마지막 로컬 버스에선 우리 짐이 생선과 같이 실리는 바람에 디유에 내렸을 땐 온몸에서 생선 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숙소를 알아볼 기운도 없어 당장 눈에 들어오는 아무 숙소나 들어가 방을 잡았다. 숙소 주인은 우리에게 액션 영화에서 주인공이 잠시 몸을 은신하기 위해 숨어들 것 같은 반지하에 거미줄이 커튼처럼 걸려있는 방을 주었다. 기력의 한 방울까지 쥐어짜서 도착한 참이라 한마디 하기도 힘들었기에 그냥 시체처럼 쓰러졌다. 침대 위로 쓰러지자 침대 위에 고이 쌓여 있던 먼지들이 주위로 날아올랐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반짝이며 슬로비디오처럼 느리게 내려앉는 먼지들을 보며 스르륵 눈을 감았다. 반나절을 꼬박 자고 나서야 정신을 좀 차리고,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새 숙소를 알아보러 나왔다. 인도의 홀리 시즌이라 저렴한 방은 없었지만, 경비 이상의 비싼 방이어도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었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컨디션은 좀 아쉽지만 평소보다 3배 정도는 비싸 보이는 방을 예약했다. 우리는 그 방을 쓸 자격이 있었다.


새하얀 타일 바닥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햇빛이 잘 드는 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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