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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에세이 사이
오늘의 검소
by
배지영
Jul 13. 2023
모든 운송 수단의 꽁무니에서 물보라가 일었다. 상하행선의 가드레일 위로도 물보라가 넘나들었다. 고속도로에 웅덩이가 없는데도 말이다.
"2차선으로만 가. 2차선으로."
강성옥 씨 말대로 주행하고 싶었지만
화물트럭은 바퀴가 커서 물보라도 거인처럼 웅장했다.
대천 휴게소는 군산과 당진의 중간쯤. 내내 차창을 가학적으로 두드리던 빗소리 때매 음악도 듣기 싫어서 눈 감고 가만히 있었다.
홍성쯤이었을 거다. 두꺼비집 차단기가 내려간 것처럼 갑자기 껌껌해졌다. 비는 마치 댐의 수문을 열고 방류한 물처럼 공중에서 쏟아졌다. 서천에서 고속도로 진입했을 때부터 신경 쓰였던 물보라가 하찮게 느껴질 정도였다.
달리던 차들은 속도를 줄였다. 일제히
비상등을 켜고서 '나 여기 있다'는 신호를 운전자들에게 보냈다. 기필코 앞질러야 속이 후련했던 덤프 트럭 뒤에서 나는 시속 60km로 달렸다.
서산 톨게이트 빠져나오자 빗줄기는 약해졌다. 빨리 호텔 가서 눕고 싶었다. 늘 묵던 호텔은 객실이 없고 처음으로 예약한 호텔의 체크인 시간은 밤 8시. 일찍 들어가려면 추가요금 15,000원.
아깝다. 1시간 누워 있다가 당진시립중앙도서관으로 나와야 하는데. 그리하여 도서관 주차장에 차 대고 누워 있었다.ㅋㅋㅋㅋㅋㅋ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 11회차. 오늘은 열여섯 명의 선생님들과 처음으로 밥을 먹었다. 숙제 잘하고 결석 안 하는 분들의 심지는 굳셌다. 파전 먹는데 왜 막걸리 주문을 안 하냐고요.
글쓰기 수업은 20분 늦게 시작해서 9시 되기 전에 끝났다. 다들 너무 잘써서 보탤 말이 별로 없었다. 이대로라면 개꿀. 마지막 수업 때는 30분도 안 걸리겠지. ㅋㅋㅋㅋㅋ
#당진시립중앙도서관
#1인1책쓰기프로젝트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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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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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에 보름달이 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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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소년의 레시피』『남편의 레시피』『범인은 바로 책이야』『나는 진정한 열 살』『내 꿈은 조퇴』『환상의 동네서점』 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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