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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구로 데이터 분석을 시작할 것인가

[파트1. 데이터 리터러시 이해]

by 구자룡

<생각해 문제>


"처음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도구는 무엇일까요?"


데이터 분석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자 입장에서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어떤 도구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엑셀은 익숙하지만 고급 분석에는 한계를 느끼고, 파이썬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 바로 ‘생성형 AI’입니다.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데까지 도움을 주지만, 어떤 도구와 어떻게 병행해서 써야 할지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실무자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셀프 데이터 분석’ 방법은 무엇일까요. 특히 데이터 분석의 입문자들이 엑셀과 생성형 AI 중 어떤 도구를 선택하고, 어떤 상황에서 두 도구를 병행해야 하는지에 대해 실무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동시에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데이터 분석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 도구가 제공하는 기능과 강점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엑셀, 여전히 강력한 데이터 분석 도구


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 분석 도구는 단연 ‘엑셀’입니다. 대부분의 실무자들이 엑셀의 함수, 피벗 테이블, 피벗 차트 정도까지는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의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이 엑셀 기반 분석 경험이 있으며, ‘엑셀 데이터 분석 도구’를 사용해본 비율은 30%도 되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분석도구 서베이 결과(202412).png 자료 : 밸류바인, 데이터 분석 도구 활용 실태 조사, 2024.12.


엑셀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기초 통계 분석부터 시작해서 조건부 필터링, 텍스트 처리, 날짜 계산 등 실무에서 자주 쓰이는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분석’이라는 전용 메뉴를 활성화하면 기술통계 분석, 회귀 분석, 분산 분석, 상관 분석 등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추가 기능(Add-ins)’ 메뉴에서 ‘분석 도구 팩’을 활성화하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메뉴가 기본적으로 비활성화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실무자들이 해당 기능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기본 기능을 놓치고 있는 사용자가 많다는 점은, 엑셀이 가진 분석 역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엑셀의 진정한 강점은 ‘파워 쿼리(Power Query)’와의 연동입니다. 파워 쿼리는 데이터의 정제, 병합, 연결 등 전처리 과정에 있어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며, 데이터 흐름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면서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파워 BI(Power BI)’를 활용하면, 분석한 데이터를 인터랙티브 대시보드로 시각화하고 실시간 공유까지 가능해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생태계 안에서 연계되는 이 도구들은 코딩을 모르는 사용자에게도 데이터 분석의 문턱을 낮춰줍니다.


또한 실무에서는 엑셀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를 조직 내 다른 부서와 쉽게 공유하고, 발표 자료로도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석과 커뮤니케이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점도 큽니다. 게다가 엑셀은 대부분의 직장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설치나 학습 비용이 거의 들지 않으며, 다양한 템플릿과 온라인 자료도 풍부해 학습 접근성이 높습니다.



생성형 AI, 분석 도구의 판을 바꾸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주목받는 데이터 분석 도구는 단연 ‘생성형 AI’입니다. ChatGPT를 비롯한 다양한 AI 챗봇들은 사용자의 자연어 명령어를 인식하여 데이터 분석을 자동으로 수행합니다. 특히 ChatGPT의 '코드 인터프리터' 또는 'Advanced Data Analysis(ADA)' 기능은 파이썬 기반의 분석 코드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실행함으로써, 비전문가도 복잡한 통계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생성형 AI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CSV, Excel 파일 등의 업로드 및 자동 전처리

데이터 요약, 이상치 탐지, 누락값 처리

기술통계 분석 (평균, 표준편차, 중앙값 등) 및 시각화 생성 (히스토그램, 박스플롯, 막대그래프 등)

자연어 기반의 분석 요청 프롬프트 처리

파이썬, SQL 등 프로그래밍 코드 자동 생성 및 디버깅

인사이트 도출, 전략 제안, 분석 리포트 초안 작성


이러한 기능들은 단순히 도구를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분석 설계부터 결과 해석까지 모든 과정을 통합적으로 지원합니다. 특히 "이 데이터를 분석해서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와 같은 열린 질문을 던졌을 때, 다양한 분석 방향을 제시하고 근거를 제시하며, 더 나아가 시각화까지 제공해주는 점은 기존 분석 도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입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함께 고민해주는 ‘디지털 동료’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마치 논문 지도를 해주는 지도교수처럼, 분석 기획에서부터 통계적 해석, 결과 활용까지 전 과정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에 분석 경험이 없던 사용자들에게도 ‘생각하는 방식’을 훈련시켜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특히 데이터 기반 마케팅, 고객 분석, 서비스 기획 등 빠르게 반응하고 실시간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분야에서 더욱 큰 가치를 발휘합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분석을 통해 전략을 짜는’ 능력을 실무자에게 전이시켜 줄 수 있는 혁신적인 도구입니다.



엑셀과 생성형 AI, 함께 써야 하는 이유


그렇다면 엑셀과 생성형 AI는 경쟁 관계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두 도구는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는 최상의 파트너입니다.


엑셀은 표 형식의 정형 데이터를 빠르게 정리하고, 시각화하거나 필터링하는 데 강점을 가집니다. 특히 보고서용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거나 실무자끼리 데이터를 공유할 때 매우 유용합니다.

반면 생성형 AI는 대규모 데이터, 비정형 데이터(예: 고객 리뷰, 상담 내역 등), 그리고 고급 분석(예: 회귀분석, 군집분석, 감성 분석 등)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두 도구의 병행 사용은 실무자의 분석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엑셀에서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ChatGPT에 업로드하고, "이 고객 데이터를 3개의 군집으로 나누고, 각 군집의 특징을 분석해줘"라는 요청을 하면, AI는 통계 기반으로 클러스터링을 수행하고 각 군집의 특성 요약까지 자동으로 제공해줍니다.

이후 분석 결과를 다시 엑셀로 가져와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거나, 프레젠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단지 분석 효율성뿐 아니라, 분석의 깊이와 통찰력에서도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생성형 AI가 제공한 통계 분석 결과를 엑셀에서 다시 필터링하거나 시각화하면서, 실무자는 더 많은 '비즈니스적 해석'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분석 결과가 단순한 수치가 아닌 전략의 재료로 전환됩니다.


또한 생성형 AI는 다양한 AI 비서 도구(예: Perplexity, Gemini, Claude 등)와도 연계 가능하며, 분석뿐만 아니라 리서치, 아이디어 확장, 보고서 작성 등 다방면으로 확장 가능한 활용 범위를 가집니다. 이 모든 과정을 단 하나의 도구가 아닌, 엑셀과 AI를 병행하면서 진행하면 분석 속도와 정확도 모두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행 전략은 특히 B2B 마케팅, 제조업 품질 관리, 서비스 고객 분석 등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ChatGPT Image 2025년 4월 5일 오후 04_19_17.png


도구보다 중요한 : 명확한 질문력과 목적의식


분석 도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을 분석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질문력입니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더라도 분석의 품질은 그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의 질문력과 목적의식에 달려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은 결국 사고력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 초보자일수록,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먼저 던져보아야 합니다.


내가 지금 풀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는 무엇인가?

이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하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은 데이터 분석의 출발점이자, 분석 설계의 기준이 됩니다. 생성형 AI는 이러한 질문에 따라 분석 전략을 제안하고, 결과를 도출합니다. 그러나 명확한 문제의식 없이 단순히 ‘무엇이든 해줘’라고 요청하면, 분석 결과 역시 애매하고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한 실무에서는 분석을 단독으로 수행하는 경우보다, 결과를 보고하고, 팀원과 공유하며,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분석 결과를 감마 AI(Gamma), 노션 AI(Notion AI) 등 발표 도구나 보고서 자동화 도구와 연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분석 → 보고서 작성 → 커뮤니케이션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업무의 흐름이 완성됩니다.


이처럼 분석은 단일한 작업이 아닌, 문제 정의 → 분석 설계 → 실행 → 결과 해석 → 전략 도출이라는 복합적인 사고와 실무의 과정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분석 도구를 사용하는 기술보다, 분석의 방향을 잡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야말로 데이터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역량입니다. 이 역량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히 기능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질문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실전 경험을 축적하는 것입니다.



셀프 데이터 분석 시대, 현명한 도구 선택이 핵심


이제 데이터 분석은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생성형 AI와 엑셀이라는 두 가지 도구만으로도 대부분의 실무 분석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도구 그 자체보다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을 설계할 것인가’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처음 시작하는 실무자 입장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분석 도구 조합—엑셀과 생성형 AI—를 소개했습니다. 이 두 도구를 병행하는 전략은 비용, 시간, 학습 곡선, 실무 적용 측면에서 모두 뛰어난 효율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생성형 AI는 분석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엑셀은 그 결과를 실무적으로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궁극적으로 이 두 도구는 경쟁이 아니라 ‘협업’의 관계입니다. 엑셀은 데이터 분석의 기본기와 실무 정리를 담당하고, 생성형 AI는 분석 사고력과 전략 수립 역량을 키워주는 조력자가 되어줍니다. 실무자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혼자서도 충분히 고급 분석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셀프 분석가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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