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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Jul 14. 2023

13. 가장 늙은 지역구에선  뭐 먹고살지?

나의 영도정착기

 

 당장에 행복을 누리겠다느니 마지막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겠다느니 힐링 같은 소리 암만 해봤자 현실은 밥은 먹고살아야 했다. 병원 갈 돈도 있어야 하고 집 대출이자도 내야 한다.  다행히 비축한 돈이 있어 야금야금 빼먹으며 살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영도에, 아니 부산에 놀라울 정도로 일할 곳이 없었다. 광역시중에선 유일한 소멸위기 지역에 살고 있음이 체감되었다.

 21년 기준 부산은 가장 먼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노인과 바다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영도는 광역시 중에 유일하게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영도는 1인가구와 노인가구의 비율도 높지만 기초수급자의 비율도 전체 인구의 10%로 부산 동래구의 3%에 비하면 무려 3배가 넘는다. 통계 상 가장 늙은 도시 중 가장 늙은 지역구이며 60세 이상의 소득 수준이 낮은 1인가구 즉, 가난한 노인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라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니 일자리 수는 그렇다 쳐도 급여 또한 문제였다. 내가 일하던  IT관련 직종의 연봉은 서울에서 받을 수 있는 연봉의 반토막이었다. 경력자라 치면 어쩌면  3분의, 아니  4분의 1토막일지도 모르겠다. 직업 특성상 추가 근무나 재택근무가 많을진대 그러면 최저시급에도 못 미칠 것 같았다. 급여만 보자면 오히려 식당 종업원 급여가 훨씬 높았다. 하지만 식당은 주 6일인 데다 근무시간이 너무 길어 지원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다른 적당한 파트타임을 찾아보던 중 압도적인 숫자의 일자리를 발견했는데!!!

 바로 요양보호사다.

 최저 시급 이상이며 하루 3-4시간 일하는 것이 꽤 괜찮아 보였다. 자격증이 필수인지라 요양보호사 학원에 문의했더니 예약이 꽉 차서 반년 후에나 등록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니 이렇게 핫한 직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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