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 지하철 중간에 내려 따릉이를 탔다. 물길 옆 자전거 도로를 따라 걷듯이 타다 보니 30분 코스가 1시간이 걸렸다.
바람은 시원했고 지는 해는 예뻤다.
서울에 서른 해 이상 살았지만 익숙한 듯 생경한 풍경의 연속이었다. 마치 누군가 어디선가 본 풍경을 꿈에서 만났고, 내가 그 꿈을 훔쳐보는 느낌이랄까... 마침 내가 탄 따릉이는 끼익 끼익 뭔가 이상한 소리가 계속 났고, 서울 한복판에서 서울이 아닌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바람이 시원했고, 지는 해가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