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림여행, 멕시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종착지는 신혼여행지의 성지로 알려진 칸쿤. 계속 되는 여행에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혼자 지내기에는 꽤나 사치스러운 호텔을 예약했다. 올인클루시브는 아니었지만 창 밖에 바다가 보이는 깨끗한 호텔.
버스를 타고 바다를 향했다. 알려진 데로 칸쿤의 바다는 아름다웠다.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서일까. 한 달 전 왔던 칸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드넓은 모래사장과 높은 파도 속 멕시코 어린아이들이 웃음소리가 아련하게 느껴졌다.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치고 마트로 향했다. 꼭 가져가고 싶은 물건들을 사고 숙소로 돌아와 빠트린 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며 짐을 쌌다. 모든 것이 완벽한 지, 빠진 건 없는 지.
창 밖의 카리브해를 바라보니 온갖 감정이 몰려왔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여행은 벌써 마무리가 되었고 그저 '그림여행'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알찬 그림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좋은 경험도 많이 했다. 이보다 더 알찰 수 있을까-
꼼꼼히 마무리를 하고 침대에 누워 스케치북과 핸드폰 앨범을 뒤적거렸다.
아무 준비없이 시작했던 여행은 그 어떤 경험보다 강렬한 추억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낯선 이들과 보낸 시간들이 더없이 소중했다.
100일간의 여행, 남은 건 가득 채워진 두 권의 스케치북.
언젠가 또다시 떠날
어쩌면, 그림여행.
안녕하세요, 어젯밤달 김미주입니다.
4개월의 동안 연재했던 '어쩌면 그림여행, 멕시코'의 마지막 이야기를 마치며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