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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Sep 14. 2017

벌써 일 년

에필로그

2017 여름,

우간다를 다시 방문했다.

딱 일 년만이다.

감회가

새롭다

!


무엇을 하나?


호이-HoE(www.hopeisedu.org)를 통해 우간다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거기서 우리는

1. 우간다 선생님을 위한 워크샵을 진행하고,

     (배우고 싶어도 배울 기회가 극히 적은 우간다 선생님들!)

2. 잠시나마, 현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배움공동체 형성 및 지원에 참여한다.


일 년 사이 호이의 지원을 받던 세 학교가 졸업을 하고,

새로운 세 학교가 선정됐다.


다시 가니 좋았나?


좋았다.

'재회'라는 건 언제나 행복한 일이다.

다시 만난 선생님들, 호이의 우간다 사무실 식구들이 반가웠다.

1년 만에 다시 만나다

[마이클]

        - 작년 처음 방문했던 학교 배움공동체의 리더였다. 일 년이 지난 올해, 마이클 선생님은 한국 선생님들과 함께 워크샵의 한 꼭지를 맡았다. 올 해는 같은 워크샵 진행자라니! 점심을 같이 먹으며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한다.

엊그제 우간다 선생님들 월급이나 처우에 대해 들은 게 마음에 계속 걸렸는지 화영쌤이 질문한다.

"선생님 월급은... 충분히 받아요?"

"알잖아요... 돈은 언제나 충분하지 않은 거 ㅎㅎ"

"하하... 그렇죠 우리도... 돈은 언제나 충분하지 않죠."

"뭐 그런 거죠. 그래도 정부에서 점점 공립학교 교사 처우를 개선해주고 있어요. 이제 사립학교 선생님들 보수를 역전했으니까요."  


마이클이 다음 워크샵 때도 오는지 묻는다. 아직 모르겠지만 온다면 꼭 워크샵 함께 준비하자고 했다.


[아돌프]

        - 나는 때때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여러 다른 행성에서 오지 않았을까 상상한다. '나와 비슷한 행성에서 온 사람이다!', '아 저 사람이랑 그 사람은 같은 행성에서 온 것 같아' 하면서 말이다. 그 중 내가 동경하는 행성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 인생에 아주 가끔 나타나는데 아돌프 선생님은 그런 사람이다. 아주 맑은 영혼의 소유자다. 태어나서 두 명 정도 본 것 같다. 그 맑던 영혼이 올해는 깊어지기까지 했다. 감탄했다.



"교실에 딱 들어가는 순간 잘 가르치는 선생님인지 아닌지 다 알아~!"

(하.. 교감선생님... 그렇게 쉽게 말하실 수 없는 거 아닌가요... ㅜㅜ)  


이번에 아돌프 선생님 수업 말미에 교실에 살짝 들어가게 됐다.

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게 그냥 느껴졌다. 교실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가 말해주고 있었다. 감히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혹시 이런 걸 말씀하셨던 것일까...?


[그밖에]

  워크샵에서 나를 기억해주시거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쌤들이 참 반가웠다.

  호이 사무실 식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재회란 얼마나 기쁜 일인가!



힘든 순간은 없었나?


있었다. 위기는 '학생 대상 수업준비'를 할 때였다. 우리는 우간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 수업을 할 것이었고, 나는 한국에서 올해 초등영어 전담교사를 맡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수업준비를 내가 상당 부분 '리드'를 해 간다고 생각되면서 부담이 몰려왔다.

'다 망하면 어떡하지.'

'나 대신 책임져 줄 사람?'

'나 대신 결정해 줄 사람?'

'이렇게 가는 게 맞나?'

'내 맘대로 하다가 욕먹는 거 아닌가?'

'쌤들 정말 괜찮은 건가?'

'나 잘하고 있나?'

'잘 하고 싶은데...'

'혼자 망하면 괜찮은데 다 같이 망하면 어떡해....!!'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밤에 일찍 잤다.

다음 날 기분은 조금 나았다. 함께 진행한 수업은 이렇게 저렇게 잘 끝났고, 부담은 확 내려갔다.

해보니, 지나간다.

이 정도로 지나가는 거라면... 할 만하다?



그럼 이제 일을 좀 더 맡아서...?


하하. 팀에서 막내처럼 구는 것만 조금... 벗어나는 정도로만... 하하하;;

피터팬 증후군 같은 게 있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고, 책임지고 싶지 않고.

그래서 팀 리더라던가 하는 것들을 많이 피했는데, 비스무리하게 한 번 해보니 괜찮았다.

그냥 이 정도로 넘어가는 것으로... 하하..



그런데 알아서 일을 벌이던데... 예컨대 해피 프로젝트?


아. 해피 프로젝트라고, Parrelle Williams-Happy 노래에 맞춰 춤 추는 영상을 만들었다.

사실 처음엔 분위기상 까였다. 수연쌤과 해피 프로젝트 콘티를 짜고 있자니 하나 둘... 자리를 떴다. (흑흑)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다들 너무나 적극적이었다. 안 할 것처럼 하더니 다 한다. 후훗. 뭐랄까 매력 넘치는 팀. 잠깐 팀 얘기를 하자면, 이번 팀은 매력있는 배려왕들의 집합체 같았는데, 특히 워크샵 때 빛을 발했다. 워크샵 준비 때는 물론 워크샵을 진행할 때 우리는 일심동체이자 말하지 않아도 아는 초코파이팀이었다. 알러뷰스틱팀.




노래도 하나 부르지 않았나?


그렇다. 옥상달빛의 염소4만원을 개사해서 노래도 했다. 허허

작년에는 교직생활 5년간 층층이 쌓여왔던 물음들이 우간다를 거치며 글로 나왔다. 내놓지 못한 글도 여럿이다. 올해는 그게 노래와 춤이... 되었다.


요즘은 NPO라고 많이 하는데,,, 이러한 이윤창출이 목적이 아닌 단체에는 돈이 안 중요하다고 생각을 많이 하신다. 좋은 일 하니까 돈은 적게 받고 적게 써야지 하는 이상한 논리구조가 있다. 그렇지만 세상 좋은 일 하는데에 펀딩, 돈... 솔직히 많을수록 좋은 일 더 많이 할 수 있다. 우간다 현지 사정 및 호이의 자생적 수익구조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우리 팀... 고민과 안타까움에 가득 찼다.  


그렇게 나온 게 해피 프로젝트 춤과 염소 4만원 노래다.


나도 그럴 줄 몰랐다.

음악가 화영과 영상 편집자이자 고프로 소유자 수연, 아름드리같은 리더 시현쌤과 매력녀 은지 여행영혼 수진이 모였다. 구름같은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우리 팀 너무 좋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국제교육개발협력. 내가 애정하는 분야다. 하면 할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서 결국 더 공부해보겠다고 유학까지 왔다. STIC 프로그램은 교육개발협력 분야를 맛보기 체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수진쌤은 STIC을 '힐링'이라고도 표현했다. 조금이라도 흥미로운 분야라고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마시고 호이에 문을 두드리시길 고대한다. (Hope is Education)


끝.



* 해피 프로젝트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8mCCTRflGC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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