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작은 집

여행(2)

by 수잔

해가 저물기 전까지 조조가 한 일은 이래.

숲길을 산책했어.

나뭇가지가 여러 갈래로 갈라질 때 어떤 순서로 그렇게 되는지 관찰했고

아래로 휘어진 나뭇가지와 위로 솟은 나뭇가지의 생김새를 비교했어.

색깔과 생김새가 다른 나뭇잎을 표본 삼아 모았고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간식 삼아 주어 먹었어. 색깔과 모양이 독특한 버섯을 보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케치북에 꼼꼼히 옮겨 그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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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와 풀잎 위에 옹기종기 모인 달팽이를 보고 곧 비가 올 걸

예감했어. 서둘러 굴속으로 돌아왔을 때 지는 해가 보였어. 가져갔던 스케치북에 달팽이

하나가 붙어 따라왔어. 조심, 조심...... 중얼거리며 종이 위에 달팽이를 떼어내 나뭇잎 위에

올려놓았어. 달팽이는 절대로 허둥대지 않아. 도망가려고 하지 않아.

조조는 주변을 따스하게 만들어 줄 부드러운 나뭇가지와 풀을 모아 잠자리를 준비했어.

달팽이는 여전히 조조가 주어온 나뭇잎 표본이 잔뜩 담긴 바구니에 꼼짝하지 않고 그대로야.

스르르 눈이 감기려 할 때 몇 방울의 비가 툭, 툭 내리더니 소리를 바꿔가며 쏟아지기 시작했어.

잠에 빠진 조조는 꿈을 꾸고 있어. 눈을 뜨면 언제나 해가 밝아있지.

조조가 말해. 이상한 꿈을 꿨어. 중요한 순간이었는데.......

돌아가려고 마음을 먹은 건 이상한 꿈과 장맛비 때문이었어.

점심시간 전까지 집에 돌아가야지. 조조가 말했어.

올 때보다 짐이 약간 많아졌어. 조조의 마을에는 없는 것들을 주어 모았고 달팽이도

나뭇잎 표본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았어. 밤새 내린 비는 아침까지 멈추려 하지 않았어.

조조는 비를 피하려고 커다란 이파리를 머리 위로 쓰고 빠르게 걸었어. 너구리 할아버지는

하루에 세 번 강을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야 했어.

너구리 할아버지의 배가 보였어. 조조야, 비가 많이 오려나 보다. 그만 집으로 가려고 하니?

너구리 할아버지가 조조에게 말했어. 네. 너구리 할아버지, 지난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조조가 대답했어.

너구리 할아버지의 배는 기우뚱거리며 강을 건넜어. 곰바위 언덕 아래 배가 멈추고 너구리 할아버지와도

인사를 했어. 언덕을 올라 집을 향해 걸을 때 하늘에 회색빛의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했어.

조조가 집 가까이 왔을 때 마당은 축축이 젖어 듬성듬성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어.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간 조조는 가져갔던 짐을 닦아 제자리에 돌려놓았어.

달팽이는 여전히 나뭇잎 더미 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어. 집안에 어두움이 가득 찼어.

똑똑. 누군가 조조의 문을 두드렸어. 여행이 끝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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