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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Jun 26. 2022

"기본"

- 고등학교 때 내가 세운 철칙이 하나 있다. "깝치지말자". 이 철칙이 생기기 된 계기는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였다.

- 내가 나온 실업계고는 학교 특성 상 애들이 공부를 안하고 놀기만 했다. 특히나 컴퓨터 직업 교육이 있던 시간엔 선생님 몰래 컴퓨터로 게임을 했다. 당시 유행하던 게임은 '카트라이더'. 7~8명 정도의 친구들이 모여 레이싱을 달렸는데 나는 항상 상위권의 기록을 보유했었다.

- 내가 이 기록을 유지한 비결은 이렇다. 이 게임은 드리프트라는 기능이 있는데 자꾸 이걸 누를 때마다 벽면에 카트가 부딪히는거다. 그래서 생각을 했다. 드리프트 키를 누르지 말고 방향키로만 정속 주행을 하자. 이렇게 정속 주행을 하는 동안 다른 애들이 알아서 드리프트를 하다 벽에 박아주었고 나는 안정적으로 1~3등을 왔다갔다 할 수 있었다.

- 어느 날은 한 친구가 내가 게임을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더니 드리프트를 한번도 안 쓰고 게임한다며 사기 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반문했다. "이게 어떻게 사기야? 나는 안 깝치고 기본 기능으로만 플레이하는건데?"

- 또 다른 사례는 삼수생 시절 이야기다. 나는 독학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했는데 한 인강 업체에서 이런 통계를 낸 자료를 봤다. "수험생들의 강의 완강률이 10% 밖에 안된다". 그렇다는 말은 내가 강의 완강만 해도 100명 중 10등 안에는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다른거 하느라 깝치지 말고 강의 완강에만 집중하자. 이렇게 기본에만 포커스를 맞췄다. 그랬음에도 완강을 하니 성적이 크게 올랐다.

- 마지막은 카투사로 근무 중 미군 상사한테 배운 내용이다. 내가 있던 캠프 험프리스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규모의 Super GYM이라는 곳이 있었다. 가끔씩 근무가 끝나고 부대 내 택시를 타고 그곳에 갔다. 어느 날은 낑낑대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몸이 좋은 흑인 상사가 내게 오더니 이렇게 말하는거다.

Just do the basics (기본만 해)

- 그 때 나는 이런저런 기구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면 근육이 하나도 안는다며 기본에만 집중하라는거다. 어떤게 기본이냐 물어보니 이런 말을 해줬다.

1. 한 세트에 딱 10번만 들 수 있는 중량을 해라. 이걸 3세트만 해라. 큰 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는 벤치프레스부터 파보는게 좋다. 1세트를 했으면 몇분 정도 쉬어주고 다시 해라.

2. 단백질을 많이 먹어라. 의도적으로 섭취량을 늘려라.

3. 운동을 하고 3일 동안 그 부위는 꼭 쉬어라. 근육이 만들어지는데는 3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는데 이 단순한 3가지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란다. 너가 이것만 해도 high rank에 오를거라고. 몸 좋은 사람들이 하는 이상한 운동 따라하지 말라고. 초보자면 오로지 기본 하나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그 때 깨달았다. 아 운동도 카트라이더구나. 깝치면 안되는구나. 결국 삶의 많은 문제는 우리가 드리프트를 하려고 해서 발생한다. 기본 기능만 사용해도 상위권을 갈 수 있는데 자꾸 엉뚱한데 에너지를 낭비하니 벽면에 박고 뒤쳐지는거다. 세상에는 본질과 핵심이라는게 존재한다. 기본만 하자.


원문 링크 : https://m.blog.naver.com/no5100/222788692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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