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 :
- 박정문 변호사 (1989년생)
-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12기
- 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 (現 법무법인 ENC 변호사)
인터뷰 일시 : 2023년 7월 11일. 사당역에서 만남.
* 형과 알게된 계기는 작년에 단 둘이서 환경법 수업을 같이 듣다가 알게 되었다. (지도교수님 수업이었는데, 단 2명만 수업을 들었다... 또르르)
* 일반적인 로스쿨생은 할 수 없는 일을 하며 로스쿨 생활을 병행한 특이한 스토리를 가진 분이라 흥미로워 인터뷰를 했다.
목차는 다음 3개로 구성된다.
I. 인생 이야기 & 어쩌다 변호사가 되었는가?
II. 어쩌다 로스쿨에 재학하며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는가?
III. 변호사시험의 합격 비법과 노하우는 무엇인가?
Part I. 인생 이야기 & 어쩌다 변호사가 되었는가?
Q. 바로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고 싶은데, 형은 어떻게 하다가 법조인의 길에 들어서게 된 거에요?
A. 먼저 제가 살아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저는 사실 프로게이머가 되려고 했어요.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요.
Q. 네?? 뜬금없이 프로게이머요?
A. 네 ㅋㅋ 제가 한 때는 공부 하나도 안하고 놀기만 하는 노답 인생이었거든요.
Q. 형 그래도 외대 법대 나왔잖아요. 법대 마지막 08학번 아니에요?
A. 아 이게 고등학교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은데, 제가 고1 때 320등이었어요.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부 하나도 안하던 학생.
Q. 그런데 어떻게 외대를 가셨어요?
A. 웃긴 이야기이기는 한데, 고3이 되니깐 아버지가 저한테 그러셨어요. “솔직히 여자들은 현실적이다. 너 대학 못 가면 여자친구 안 생긴다.” 이런 말을 고3이 되자마자 하셨는데, 10대 때의 저한테는 그게 정말 중요했어요. ‘아 여자친구 사귀고 싶은데, 대학 못가면 여자친구 못 사귄다. 공부해야겠다.’ 그래서 고3 때 1년 바짝해서 외대 가게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공부한게 로스쿨 때보다 열심히 공부한 것 같네요.
Q. 10대 남자한테 여자친구가 안 생길 수 있다는 말은 진짜 너무…
A. 그러니깐요 ㅋㅋ 엄청난 충격이죠.
Q. 그러면 대학교 가서는 열심히 살았나요?
A. 아뇨 이제 대학교에 왔으니깐 진짜 여자친구를 사귀어야겠다. 그런 마음으로 공부는 하나도 안하고 맨날 술 마시고 놀았어요. 제 버릇 개 못 준거죠. 그리고 제 인생의 노답 시기가 펼쳐지는데, 일단 저는 로스쿨 진짜 힘들게 입학했거든요. 왜냐면 대학교 졸업학점이 2점대에요. 솔직히 이 학점으로 로스쿨 온다는게 말이 안되거든요?
Q. 로스쿨 입시에서 보통 학점은 표준점수제로 반영하니깐, 평균만 해도 중간은 먹고 가는데 너무 떨어져버리면 마이너스가 심하니깐 입학하기 힘들어지기는 하죠.
A. 네. 제가 얼마나 공부를 안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죠. 맨날 탱자탱자 놀고 다니니깐 아버지께서도 변호사는 커녕 제적만 안 당하면 다행이라 생각할 정도로 공부로 성공할거란 기대조차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대학교 때 관심있었던 것은 정작 다른 분야였죠.
Q. 어떤 분야였는데요?
A. 아까 말한대로 프로게이머요. 이게 그냥 장난 삼아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저는 진지하게 진로를 이쪽으로 잡을 생각을 해서 연습생 생활 준비도 했었어요. 대학교 3학년 때, 스타크래프트1이 저물면서 스타크래프트2가 시작되던 시기였거든요. 여기서 승부를 봐야겠다. 싶었던거죠. 제가 스타를 잘했거든요. 자신감도 있고.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게 잘 안됐어요.
Q. 그런 다음 어떻게 사셨어요?
A. 제가 로스쿨에 입학한게 32살이니깐, 합격은 31살에 했는데 공익근무요원으로 1년 동안 군생활을 하느라 실질적으로는 32살에 들어오게 됐거든요. 그러면 대학 졸업 이후 10년 가까이 뭐를 했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대학교 4년 다니고 저렇게 프로게이머 한다고 3년 날리고, 어디 기업 인턴한다고 깔짝 거리고.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그것 좀 도와드리고. 학원 강사랑 과외한다고 또 시간 날리고. 지금보면 허송세월 같이 시간을 굉장히 아깝게 날렸어요.
Q. 저도 비슷하게 몇년 시간 날린 경험 있어서 공감이 되네요. 그렇게 시간 날리고 로스쿨 오면 시간 너무 아깝죠. 1살이라도 어릴 때 로스쿨 왔었어야 했다는 생각 들고.
A. 그렇죠. 지금 생각해도 이 시간이 너무 아까운데,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그 때 실컷 놀지 않았으면 나중에라도 언젠가 나는 놀았겠다. 후회 없이 놀았으니 됐다 그런 생각도 있어요. 어차피 제 성향 상 그때 난리 안쳤으면 언젠가 분명히 난리쳤을거거든요.
Q. 형이 로스쿨 가고 나서 아버지 반응은 어땠어요?
A. 프로게이머 한다고 쌩난리를 치고, 맨날 놀기만 하던 애가 갑자기 로스쿨에 합격했다니깐 처음에는 안 믿으셨어요. 얼마나 안 믿으셨나면 저한테 와서 “거짓말 치지마라”고 하셨어요. 제가 그래서 합격증 뽑아서 보여드리니깐, 행정 오류난거 아니냐고. 다시 로스쿨에 전화해서 확인해보라고 하셨어요. 워낙 공부안하던 아들이었으니깐 믿기지 않았던거죠.
Q. 로스쿨도 그 정도였으면 지금 변호사 되고 나서는 반응이 어떠세요?
A. 지금은 집에 변호사 합격증 액자로 걸어놓았어요.
Q. 아니 액자까지!
A. 어딜가면 내 아들이 변호사라고 자랑하고 다니신대요.
Q. 와 결론적으로는 부모님의 자랑이 되셨으니깐, 놀았던거랑 별개로 잘 풀리셨네요.
A. 잘 풀린거 맞나요? 저 로펌에서 매일 야근하는데 ㅋㅋ
Q. 엌ㅋㅋ 그럼요~
A. 사실 지금이야 이렇게 웃으면서 말하지 20대 때는 한심하기만 했고 고민만 많았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허송세월을 하면서 시간을 날렸는지 모르겠네요. 어디 기업이라도 들어가서 일을 했으면 이렇게 시간 날렸다는 느낌은 안 들것 같은데 또 철이 없어서 회사에 취업하기는 싫었었어요.
Q. 형 그런데 궁금한게 저라면 저렇게까지는 못 놀거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까지 논거에요?
A.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음… 이건 정말 솔직한 이야기인데, 저는 믿는 구석이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사업을 하신다고 했잖아요. 그 사업이 나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걸 믿고 있었던게 컸어요. 아버지 일 도와드리면서 과외해서 용돈 벌고, 실컷 논 다음 아버지 회사 내가 물려받자. 이 마음이 솔직히 엄청 컸거든요. 그러니깐 놀았죠.
Q. 아니 그런데 어떻게 해서 갑자기 로스쿨로 튼거에요?
A. 아버지 회사가 M&A 됐어요. 일본계 기업에. 아… 새 됐다. 이제 아버지 회사못 물려받는다. 나 뭐 먹고 살지… 그런데 제가 공부를 무지하게 안했지만 그래도 법대 다녔잖아요. 그러다보니깐 서당개 풍월을 읆는다고 변호사 선배들을 많이 봤었거든요. 자주 봤던 직업이니깐 나도 변호사가 되어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단 로스쿨에 들어가보자. 로스쿨 몇년 준비해보다 안되면 그 때는 다른 전문직인 법무사나 노무사를 해보자. 그런 마음으로 로스쿨 입시 준비를 시작했어요.
Q. 아버지 회사 인수된게 형을 변호사로 만들었군요. 그 때 회사 M&A 안됐으면 형은 변호사 아니고 다른 일 하고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영화 <나비효과>가 생각나네요. 그러면 로스쿨 입시는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A. 제가 진짜… 오히려 변호사시험 공부보다도 로스쿨 입시 때 고생을 더 많이 했어요. 저 학점이 2점대라고 했잖아요. 이거를 극복하려면, 어지간한 LEET 점수로는 커버가 안되더라고요. 130점은 넘어야했어요. 거기에 자소서도 잘 써야하고. 면접도 잘 봐야 하고. 입시 때 고생을 너무 하다보니깐 로스쿨 와서 나처럼 고생하는 사람 고생 좀 덜하게 만들어줘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러다보니깐 또 나비효과처럼 우연한 기회에 비영리단체를 만들게됐네요.
Part II. 어쩌다 로스쿨을 재학하며 비영리단체 히어로즈를 만들었는가?
Q. 보통 일반적인 로스쿨생이라면 공부만 하기에도 너무 벅차잖아요. 그런데 형 천재 아니에요? 어떻게 로스쿨생이 재학 중에 비영리단체를 만들고 활동에 매진하면서 변호사시험도 초시로 합격할 수 있죠?
A. 저 천재 아니에요 ㅋㅋ 효율적으로 공부하고, 효율적으로 활동하면 가능해요.
Q. 비영리단체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여쭤볼게요. 제가 로스쿨에 복학했을 때 학교에 이런 단체가 활동 중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거든요. 취지도 좋고, 활성화도 잘 되어 있고. 처음 이렇게 단체를 만들게 된 계기가 뭔가요?
A. 일단 단체 이름은 히어로즈라는 이름이고요. 한국어 발음으로 히어로(영웅)라는 뜻도 있지만, 영어로는 법의 Law자를 따서 Here laws라는 뜻도 있어요. 이걸 만들게 된 계기가 첫 시작은 대학교 커뮤니티 어플인 에브리타임에 제가 로스쿨 입시 준비하는 대학생들 댓글 단거 답변해주고, 쪽지로 상담해주고 그러던거에서부터 시작한거거든요. 그리고 저도 블로그를 하는데 (맨 아래 링크 첨부) 여기에 LEET 공부법. 예를 들어, 추리논증이라던지 이런 글을 쓴게 조회수가 높게 나왔었어요. 이런 것을 경험하면서 로스쿨 입시에 수요가 많다는걸 느꼈죠. 그러다보니 제가 입시할 때 고생했던 것도 생각나고 본격적인 마음이 들더라고요. 마침 1학년이라 변호사시험까지 시간 여유가 있기도 했고요. 지속가능한 단체를 만들어서 커뮤니티와 시스템으로 로스쿨 입시생들에게 도움을 줘보자. 이런 마음이 들었어요. 그렇게 로스쿨 동기 중에 초기 창업 멤버 2명을 더 모았어요. 이게 단체로써의 첫 시작이었죠.
Q. 그러면 처음에 만들고 무엇을 하셨어요?
A.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학부생들을 모아야하니 에브리타임하고 블로그에서 사람들을 모았어요. 그리고 저 포함 다른 설립멤버들과 함께 돌아가면서 LEET 추리논증 강의, 자기소개서 작성 팁, 면접 팁 등을 강의했죠. 학부생들끼리 LEET 스터디를 하도록 만들고, 정보 공유가 일어나도록 했어요. 처음에는 전북대 학부생들만 모았는데, 나중에는 전주교대와 타 학교 학생들까지 참여하게 됐어요. 그렇게 단체가 커지다보니깐 로스쿨 내 다른 동기들도 참여하더라고요. 특히 동기들 중 30대 이상의 나이를 가진 분들은 대부분 고생을 많이 하면서 로스쿨 입시를 한 경험이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많은 동기들과 후배들이 참여하면서 도와주게 되었어요.
Q. 히어로즈를 비영리단체라고 부르는데 일단 동아리하고 차이가 뭔가요?
A. 아 이게 사업자 등록이 되어있는 단체에요. 비영리 단체를 NPO라고도 부르는데 정식으로 사업자 등록을 했어요. 아무래도 일반 동아리면 다른 기관과 교섭하거나 그러는데 애로사항이 있는데 NPO 단체라고 하면 교섭이 좀 더 수월하거든요. 저희가 학부생들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는데요. 예를 들어 지방변호사회나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로스쿨 입시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받고 수료증을 발급받는 등의 활동이 있는데 그럴 때 비영리단체로 등록이 되어있으면 좀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동아리가 아닌 정식 단체로 만들었어요.
Q. 궁금한게 사람인 이상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시작했더라도, 개인적인 욕심이나 사익이 들어가지 않는 한 지속 가능성이 없잖아요. 그런 부분은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좋은 질문인데, 처음에는 순수하게 오로지 공익 목적으로만 출발한게 맞아요. 사실 애초에 이렇게까지 단체가 커질거라고는 처음에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깐 큰 기관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교수님이나 변호사님들도 도와주면서 단체가 계속 커지는거에요. 저도 사람인 이상 약간의 사욕이 생기기 시작했죠. 사욕이라는게 거창한건 아니고, 이 단체를 통해서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이렇게 표현하는게 좀 더 정확할 것 같네요.
Q. 그게 어떤거죠?
A. 저희가 지거국 로스쿨에 다니고 있잖아요. 지거국 로스쿨에 다니면서 느꼈던 단점 중 하나가 선후배들 법조인들 사이의 끈끈함이 없다는 부분이었어요. 예를 들어, 고려대만 하더라도 법대 시절부터 자신들만의 끈끈함이 있고 그 분위기가 로스쿨에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 학교는 이게 부족하거든요. 그러면 이 문제를 해결해보자. 변호사들이 학교 단위로는 안 뭉치니 단체 단위로 뭉쳐보자. 사건에 있어서도 상부상조 하고, 복대리도 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평생 동안 끈끈함을 유지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보자. 이런 목표가 생기게 됐어요. 히어로즈에 들어오는 로스쿨생들은 결국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가입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로스쿨 생활 하면서 누구를 도와주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럼에도 남들을 도와주는 의지가 있는 괜찮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이룬다면 저는 그것만큼 괜찮은 일이 없다고 봤어요. 또 이번에 히어로즈에 가입했던 학부생들이 다수 로스쿨에 진학하게 됐는데, 이렇게 학부생 때부터 참여했던 학생들은 단체에 대한 애정이 더 크거든요. 학부생 때부터 참여해서 변호사가 된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단체가 더 끈끈해지게 되겠죠? 이런 시스템을 만드는게 제 개인적인 사익이자 목표가 되었어요. 그래서 변호사가 되고도 계속 운영하고 있는거고요.
Q. 단체 운영 상의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A. 당연히 있었죠. 일단 처음에는 시스템이 안 잡혀 있다보니깐, 그 시스템을 잡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같이 설립했던 멤버들이나 초기 로스쿨생들끼리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도 했고 그러다보니 초기 운영 때 힘들었죠. 예를 들어, 리트를 가르칠 때도 기출 중심으로 가르쳐야 하느냐 / 텍스트 요약 위주로 가르쳐야 하느냐 등에 의견 차이가 있었고요. 시스템이 안 잡혀있다보니 학부생들이 뭐를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여러 단체들과 제휴도 맺었고, 학부생들만의 운영진도 있어서 로스쿨 내 운영진하고 별개로 돌아가면서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놓았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케어를 크게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굴러가게 됐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맨 처음 때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네요.
Part III. 변호사시험의 합격 비법과 노하우는 무엇인가?
Q. 저는 제일 궁금했던게 로스쿨 생활하면서 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한다는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변호사시험을 포기했다면 모를까. 그런데 형은 변호사시험도 초시에 한번에 붙었잖아요.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A. 일단 저는 2학년 때 공부를 거의 안했어요. 정확히는 단체 활동에 매진하느라 못했죠. 1학년 때는 열심히 했었는데, 어떻게 보면 1학년 / 3학년 이렇게 2년 열심히 해서 붙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여러가지 비법들이 있는데 일단 3학년 때 저는 동기부여부터가 달랐거든요?
Q. 어떻게 달랐죠?
A. 3학년이 되서 어느날 교수님이 부르시더니 말씀하셨어요. “비영리단체 설립해서 활동하는건 좋은데, 너가 변호사시험 떨어지면 이 단체는 공중분해 될거다.” 생각해보니깐 맞는 말이더라고요. 로스쿨생이 설립해서 활동하는데 정작 변호사시험은 떨어져. 그러면 이 단체를 운영할 사람은 누구이며, 도와주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겠어요. 그 생각을 하니깐, “아 이게 나만 걸려있는 시험이 아니구나. 나를 믿고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도 걸려 있는 시험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이 엄청 느껴졌어요. ‘변호사시험에 반드시 붙어야 한다. 이건 나만 걸려있는게 아니다.’ 이러면서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제가 활동하는거 보면서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하냐고. 그 활동 변호사시험에 방해 될꺼라고 그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책임감 때문에 동기부여 측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됐어요.
Q. 생각해보니깐 그렇겠네요. 형의 변호사시험 합격 여부에 따라 단체가 풍비박산 날 수도 있는 상태였겠네요.
A. 네 그렇죠.
Q. 그런데 공부라는게 동기부여만 가지고 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방법이라는게 필요할텐데 그게 뭐였나요? 형이 대학교 때 법학과를 나와서 자동으로 잘했던거 아닌가요?
A. 저 대학교 때 학점 2점대에요. 사실상 비법학사랑 다를 바가 없었어요. 그냥 법률 용어가 조금 익숙한 정도. 공부를 하나도 안했으니깐요. 제가 법학사인건 아무런 이점이 안됐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방법이라는건 사실 시험의 본질에 접근해서 그런 것이 컸어요.
Q. 시험의 본질이라는게 무엇이죠?
A. 이건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성적을 올렸던 비법하고도 연관되는데 제가 당시 수학 과외를 받았었거든요. 그 때 수학 선생님이 말했었어요. “어떤 시험이든 나오는 것만 나온다. 쓸데없는 것 공부하지 말고 나오는 것만 공부해라.” 왜 우리가 학교 내신을 봐도 족보라는게 돌아다니잖아요. 그 족보라는 것만 외우면 성적이 잘 나오잖아요. 저는 변호사시험도 똑같다고 봤어요. 다만 그 족보의 양이 방대하고 많을 뿐이다. 만약에 족보에 없는 불의의 타격 문제가 나오면?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못 푼다. 그러니깐 남들 푸는거는 최소한 다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제 목표는 뭐였나면 “쓸데 없는 것 하지 말고 나오는 것만 정확하게 잘하자” 이게 됐어요.
Q. 그런데 나오는거라는게 도대체 어떤거죠?
A. 변호사시험 기출문제랑 모의고사 문제들을 모아놓은 사례집이라는게 있어요. 그 사례집이 나오는거에요. 저는 민법과 같은 경우 11회 전 개년 모든 사례 문제랑 6,8,10 모든 모의고사 문제를 다 보고 들어갔어요. 사실 저는 로스쿨 1학년 때부터 이렇게 공부를 했는데, 1학년 때 애들을 보니깐 사례집을 안보고 교수님 강의 자료만 보고 있었어요. 저는 애초에 변호사시험만 붙으면 되지 내신은 필요없다 이런 마인드라 내신 받으려는 공부 다 버리고 변호사시험 사례집만 보았거든요. 그런데 웃긴게 정작 내신은 제가 더 잘 나왔어요. 제가 1학년 때 내신이 좋은데, 로스쿨 내신이라는게 교수님은 교수님대로 자기만의 방식을 가르치고 정작 시험 문제는 변시적합성이라고 해서 변호사시험처럼 내거든요. 그러니깐 오히려 변시 하나만 대비한 제가 성적이 더 잘나오게 된거죠. 물론 교수님들 강의 중에 훌륭한 강의도 많고 잘 가르치는 분들도 많죠. 하지만 다 그런건 아니거든요. 내신에 신경 쓰면 변호사시험 기준으로 쓸데없는 공부를 하게 될 때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 시간 쏟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일단 그걸 벗어나서 본질에 접근한 것이 첫번째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저도 사례집을 보기는 하는데, 기본 개념이 안 잡혀 있는 상태에서 보니깐 이해가 안되던데요.. 기본기부터 다져야하는게 아닌가요?
A. 물론 1학년 때는 빠르게 기본기를 다질 필요가 있어요. 저도 2학년 말까지는 변호사시험 7법 모든 예비순환 강의는 다 들어놓았어요. 당연히 이런 기본이 갖춰져야 사례집을 읽을 수 있는데, 문제는 사례집을 보는 것도 방법이 있거든요. 처음부터 차근차근 하나씩 문제를 푸는 사람도 있고, 후다닥 해답만 보고 넘기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냥 기본서만 주구장창 잡고 사례집은 등한시 하는 사람도 있어요. 즉, 사람마다 공부법이 다른건데 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방법은 50%가 붙기도 하지만. 반대로 50%가 떨어지기도 하는 방법이다.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거기에 히어로즈 활동까지 해야 하니깐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야겠다. 최대한의 효율적인 방법으로 가성비가 나오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런 마음에 사례집을 본 것이 컸어요.
Q. 가성비가 나오게 사례집을 보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A.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단 사례집과 같은 경우는 해답부터 보는게 도움이 됐어요. 문제를 보지 말고 해답부터 봐요. 그 다음 이 해답과 문제에서 이렇게 써있는게 연결되는구나. 문제의 이 부분 쟁점을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이걸 파악하는거에요. 이렇게 문제를 보니깐 이 문제에서는 이 문구가 연결된다는 것이 매칭되더라고요. 이 매칭되는 구조를 머리속에 먼저 집어넣는게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제에요.
Q. 형 그런데 저는 사례집을 봐도 이해가 안되는게 너무 많은데요. 예를 들어, 채권자취소권이라고 하면 요건은 알지만 모르는 판례도 많고 그래서 사례집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데 이건 어떻게 해결하죠?
A.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당연히 공부 시간이 부족하니깐 더더욱 그랬죠. 그래서 기본서를 봤는데, 기본서를 보고 사례집을 봐도 이해가 안돼. 그러면 그 이해 안되는걸 납두고 빠르게 사례집을 반복하면서 끝까지 돌렸어요. 신기하게도 나중에 다시 보면 이해가 되더라고요. 물론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충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다 싶은거에요. 그 상태로 다시 사례집 반복을 했어요. 반복 또 반복. 결국 중요한 것은 변호사시험 직전에 회독을 몇번 할 수 있느냐거든요. 어차피 사람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어서 다 까먹어요. 그 까먹은걸 리마인드 시킨 상태로 변호사시험장에 들어가면 합격할 수 있는건데, 그 리마인드 시킬 수 있는 회독수를 만드는게 되게 중요해요.
Q. 어떻게하면 변호사시험에서 회독수를 최대한 늘릴 수 있죠?
A. 저 같은 경우는 사례집을 다 읽고 그 상태로 저만의 요약 자료집을 따로 만들었어요. 즉 사례집이라는게 이미 요약이 되어있는 상태인데, 거기서 또 저만의 요약본을 만들었죠. 사례집이라는건 남이 남의 언어로 쓴 자료잖아요. 그런데 사람이 기억력을 높이고 회독을 빨리하려면 자기가 자기가 쓴 언어로 만든 자료가 있어야 하거든요. 그러면 내가 쓴거라 기억이 바로바로 나면서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요. 수험생들 보면 암기장 많이 보잖아요. 저도 3학년 때 초반에 암기장을 봤는데 암기장을 봐도 기억이 잘 안나는거에요. 그런데 이렇게 요약 작업을 하고 다시 암기장을 보니깐 그 때는 암기장이 다르게 보이더라고요. 훨씬 입체적으로 보인다고 해야 할까. 이게 머리로 배우는게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게 커요. 요약을 하다보면 내 몸에 체화가 되는데 그 상태로 암기장을 봐야 기억이 나요. 사실 암기장도 누군가가 누군가의 언어로 정리해놓은건데, 나만의 암기장을 만드는게 가장 좋죠.
Q. 제가 잘 이해가 안되는데 자료를 요약 정리한다는게 어떻게 한다는거죠?
A. 예를 들어, 형사소송법이라고 한다면 증거법에서 디지털 자료를 압수할 때는 원본을 검증하기 위한 해시값이 필요하다 이런 판례가 있잖아요. 거기에 위법 수집 증거에 관한 판례가 있는데, 문제에서 사법경찰관이 저녁에 피의자의 노트북을 그냥 가지고 나왔다. 이런 쟁점이 나왔어요. 그러면 저 판례 2개가 떠올라야 하는데 정리를 안 해놓거나 암기를 안했으면 떠오르지 않는단 말이죠. 그거를 정리해서 암기하는거에요. 또 다른 예로는 행정법에서 행정 처분이 나오면 행정기본법 몇 조랑 행정소송법 몇 조랑, 관련된 판례 3개를 써야 하거든요. 그래서 문제에서 처분 쟁점을 찾으면 기계처럼 저거 3개가 떠오르게 그렇게 암기를 해놓는거에요.
Q. 그 방대한 양을 어떻게 다 암기를 해요?
A. 나만의 언어, 나만의 키워드로 최대한 줄여서 암기를 하면 가능해요. 이 쟁점이 나오면 이 조문, 이 판례를 적겠다. 이걸 최대한 간결하게 줄여서 키워드를 현출할 수 있게만 하면 돼요. 제가 요약을 할 때 대부분의 문구들을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줄였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줄이고 줄이는 과정을 겪다보니 나중에 기억이 또 잘 나더라고요. 사실 법전협 모의고사 채점기준표를 보면 알겠지만 거기를 봐도 판례 문구에 배점 몇점, 키워드에 배점 몇점. 조문에 배점 몇점. 점수가 그렇게 들어가거든요. 이거 3개를 다 쓰면 최상위권으로 가는거죠. 그런데 3개를 다 쓸 필요 없이 정답 맞추고 키워드랑 판례 문구만 현출해도 상위권으로 갈 수 있어요. 제가 변호사시험 성적이 상위권이거든요. 공부를 많이 안했는데도 이렇게 효율적으로 하니깐 성적이 잘 나올 수 있었어요.
Q. 형 그런데 제가 이공계 출신이라 암기가 진짜 안되는데 이거는 형처럼 암기에 뛰어난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A. 아니에요. 일단 예비순환 강의 한바퀴 돌리면 암기를 위한 이해는 가능한 상태가 될테고, 그 상태로 암기를 할 때도 여러 방법을 사용하면서 암기를 해야 해요. 제가 예전에 유튜브를 봤는데 거기에 어떤 연구 결과가 있더라고요. 자극을 주면서 공부를 하면 암기가 잘 된다. 저는 주로 로스쿨 열람실보다는 집에서 공부를 했는데 층간 소음을 방지하고자 매트를 깔아놓고 거기를 지압 신발을 신고 돌아다니면서 암기를 했어요. 정리해놓은 자료를 또 눈 안 아픈 사탕수수로 만든 A4 용지 종이가 있거든요. 쿠팡에 가면 파는데 거기에 프린트를 해서 지압 신발 신고 계속 걸으면서 말을 하면서 암기를 했어요. 일어서서 30분 공부하고, 앉아서 30분 공부하고. 앉아있을 때는 보통 객관식을 풀었고요. 일어서있을 때는 소리내면서 사례집 정리한 것을 암기 했어요. 이런식으로 하면 효율적으로 잘 암기할 수 있어요. 또 이것도 유튜브에서 본 건데 잠을 잘 때, 그 날 외운 것을 리마인드 하면 기억에 잘 남는다는걸 봤어요. 매일마다 자기 전에 오늘 외운 것 10개를 리마인드를 하고 잠을 잤어요. 그러면 설령 기억을 못하더라도 내가 기억을 하려고 노력했던 감각이 몸에 각인 되잖아요. 무의식적으로 이게 남아서 결국 기억에 남더라고요.
Q. 제가 가장 취약한 과목이 민법인데 민법은 어떻게 공부하셨어요?
A. 아까 말한 히어로즈 창립 멤버 3명이 있다고 했잖아요. 저 포함 이 사람들이 전부 김동진 선생님의 민법방편 강의를 들었는데 이게 큰 도움이 됐어요. 마지막까지 민법에 있어서 자신 있었고, 구조화 된 공부를 처음부터 잘해놓다보니 문제가 없었죠. 3명 다 모두 초시에 합격했거든요. 그래서 민법과 같은 경우 김동진 강사로 민법을 잡았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 분이 요즘은 변호사시험 강의를 안하고 가장 최근 강의가 2019년 버전이라 너무 오래되서 추천해주기는 좀 그러네요. 시중에 유명한 정연석, 윤동환, 송영곤 변호사님들 모두 잘 가르치시니깐 누구든지 믿고 가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Q. 민법도 요약본으로 정리하셨어요?
A. 아뇨 민법은 양이 너무 방대해서 이렇게 정리할 수 없는 과목이에요. 그래서 사례집으로 정리를 했어요. 그런데 민법은 좋은게 다른 과목과 다르게 불의타 문제를 내지 않아요. 어차피 낼게 너무 많아서 불의타를 잘 낼 수 없는 구조에요. 그런만큼 공부한만큼 성적이 오르는 과목이죠. 변호사시험에서 민법이 배점이 1.5배가 넘으니깐 민법 모자라면 합격이 힘들기는 해요. 꼭 민법을 잡으세요.
Q. 어떤 사례집을 추천하세요?
A. 시중에 있는 대부분이 괜찮은데 진짜 손에 꼽는 사례집은요. 이재철님의 Law Man 형사법 기출. 이게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 시리즈가 있는데 다 괜찮아요. 저는 캡슐보다 이게 더 나았어요. 다른 사례집으로는 이재상 새로 쓴 로스쿨 사례집도 괜찮아요. 상법은 딱히 확 끌리는 책은 없었고요. 행정법은 정선균님 박도원님 2개로 나뉘는데 저는 박도원님 책이 더 나았어요. 그 외에는 자기한테 맞는 사례집을 찾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그리고 사례집만 믿고 공부하지 말고 이걸 또 자기만의 언어로 요약하는 나만의 자료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Q. 객관식의 중요성은 얼마나 되나요?
A. 객관식은 원점수이고 사례형 기록형은 표준점수로 반영이라 객관식이 파괴력이 크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시험장에 가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예를 들어 객관식 130개 맞아도 사례형에서 통백 2~3개 내면 떨어져요. 결국 사례형에서 통백내지 않도록 공부하는 법이 중요한거죠. 통백을 내면 진짜 안돼요. 나머지를 아무리 잘보아도 통백을 내면 표점이 뚝뚝 떨어져요. 그리고 객관식도 마찬가지로 회독수가 쌓여야 기억이 나는데 변호사시험 직전 막판에 보는게 특히 중요하단 말이에요. 요약본으로 만든 사례집도 돌리고 객관식도 막판 전날 돌려야해요. 법학이라는게 휘발성이 강해서 그래요.
Q. 객관식 문제집은 어떤거 푸셨어요?
A. 엑스칼리버도 풀어보고 유니온도 풀어봤는데, 엑스칼리버는 저한테 너무 안 맞았고 유니온은 너무 방대해서 결국 OX 문제집으로 갔어요. 저한테는 OX문제집이 잘 맞았는데 이건 사람마다 다르니깐 자기한테 맞는 문제집을 잘 찾아야 해요. 구체적으로 제가 본 문제집은 행정법 - 류준세 OX / 형사소송법 - 레인보우 / 형법, 상법, 민사법 - 유니온 OX 이렇게 봤네요. 그리고 객은 모든 전 개년을 다 보지 않고 변시 최신 기준 6개년을 봤어요. 최판이랑 그해 작년해 6.8.10 모의고사까지는 보고 들어가야 해요. 저는 모의는 제대로 못 봤는데 그게 마지막까지 불안했네요. 그래도 객은 123개 맞았습니다.
Q. 최판의 중요성은요?
A. 정말 중요해요. 최판 최소 3~4회독은 하고 들어가야 해요. 그런데 최판을 만만히 보면 안되는 것이 양이 정말 많아요. 저 금방 볼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양이 너무 많아서 2회독 밖에 못해서 불안했었어요.
Q. 변호사시험에 붙은 비결을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요?
A. 계속 말하지만 회독수를 올려준게 진짜 컸어요. 짧은 시간에 회독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게 가장 큰 비법이에요. 마지막으로 가면 갈수록 기억이 진짜 하나도 안나요. 정말 마지막까지 기억이 안나요. 그래서 자기만의 요약 자료 / 사례집 / 객관식 문제집으로 하루만에 1회독을 다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해요. 이렇게 하면 기억이 나면서 변호사시험을 합격할 수 있어요. 무조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걸 만들어놓으세요. 그래야 합격합니다. 자기만의 요약 자료를 만드는게 부담되면 강사들 암기장을 써서라도 반드시 회독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해요.
Q. 변호사시험 공부가 실제 변호사 업무에 있어서 실무에 도움이 되나요?
A. 제가 형사 사건은 잘 안하고 있고, 주주소송이랑 아파트 하자 소송과 같은 민사 위주 소송을 하고 있는데, 실제 로스쿨에서 사용되는 법리는 많이 안 쓰여요. 그것보다는 사실관계를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죠. 그래도 로스쿨 공부가 헛되지 않은 것이 리서치를 하거나 관련 판례를 읽을 때 더 빨리 잘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실무에서는 분명 도움이 돼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취업할 때 면접장에 가면 민사법 성적을 많이 보고 민법 실력에 관심을 많이 가져요. 그래서 민법 성적은 잘 받는게 좋이요.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실제 실무에서 중요한게 민사법이거든요. 제가 일을 하다보니깐 괜히 로펌들에서 민법이랑 민사소송법 성적을 많이 보는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Q. 변호사가 되고나서와 되기 전의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A. 뭐 간단하게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연락이 많이 오고요. ㅎㅎ 이런 피상적인 것말고 근본적으로 좋은 부분은 제가 신입 변호사잖아요. 저희 로펌이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대표님이랑 어쏘 변호사들이랑 다 동등한 관계에서 존중 받고 일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좋더라고요. 개인실도 제공이 되고. 나만의 공간에서 일을 하다보니깐 그 자유도가 정말 좋아요. 일반 회사원이었다면 누릴 수 없는 업무환경이겠죠. 그리고 좋은 부분을 또 얘기하자면, 사회 생활 하다보면 별 생각 없이 명함을 나눠주게 되잖아요. 그런데 변호사라고 적혀 있으면 상대방이 저를 바라보는 느낌이 달라요. 최소한 제 명함을 받으면 한 마디라도 더 해요. 변호사시네요. 이렇게요. 그리고 보통 명함을 준다고 해도 연락이 잘 안오잖아요. 그런데 이 직업은 명함 나눠주면 연락 와서 상담도 하고, 이 연락을 통해서 로펌에 클라이언트로 오는 분들도 있고. 갑자기 소개팅 안 받으실래요? 이러고 ㅋㅋ 그런 에피소드들이 많아요. 결국 이 직업 자체가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 같아요.
Q. 앞으로의 비전이 어떻게 되시나요?
A. 히어로즈를 전국 단체로 키워보고 싶어요. 지금은 지역 거점 국립대에 한정된 활동을 주로 하는데 이것을 서울로도 가져오고 다른 지역에서도 활동하면서 더 크게 키우고 싶은 목표가 있어요.
Q. 마지막으로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사실 변호사시험이 50%가 합격한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분모에 오류가 있거든요. 휴학생, 수료생, 오탈자들 다 포함해서 100% 분모에서 50%를 산출하는게 아니라 휴학생 빼고. 수료생 빼고. 오탈자 빼고. 진짜 제대로 공부하고 준비된 사람들만 남은 상태에서 이 중 50%나 떨어지는 시험이라는 이야기에요. 3학년 때 되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졸업시험 탈락자들 많이 있고, 휴학생들도 많이 있어요. 그 사람들을 모수에 포함해서 합격률을 산출해 보면 50%보다 아래로 내려갈텐데, 합격률을 산정할 때 이 분들은 모수에서 제외되잖아요. 진짜로 준비된 쟁쟁한 사람들만 모아놓고 그 중 반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생각해야 해요. 또 변호사시험장에 들어가면 예를 들어, 30명 짜리 교실이라고 하면 1명은 아예 안오고, 2명은 시험 보다가 포기하고 나가요. 그러면 그 사람들도 또 분모에서 빼야해요. 그렇게 치면 로스쿨생의 변호사시험 실질 합격률은 몇프로일까요? 50%가 아니라 30%쯤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게 장난 아니거든요. 그러니깐 절박하게 열심히 해야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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