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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Aug 14. 2016

Welcome to Hive!

Hive Global Leaders Program 참가 후기




Welcome to Hive!


축제와 같은 교육이었습니다. 항상 음악이 있었고 명상이 함께 했고 유머와 웃음이 가득했습니다. Hive라는 커뮤니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함께 살아가는 동료 (Purpose-driven leaders)들이 가득한 커뮤니티, 바로 Hive 커뮤니티입니다. 


Hive Global Leaders Program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가, 예술가, 혁신가, CEO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자신의 미션을 찾고 삶의 리더가 되는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2014년 1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세계 약 900여명의 사람들이 이 교육에 함께 했습니다. 저는 5월 말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되는 여덟 번째 Hive에 참석하였습니다. 3일 간 교육이 진행된다는 점, 그리고 Day 1에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Day 2에는 나의 개인적인 삶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 Day 3에는 나의 직업과 일에 대해 다룬다는 것 외에는 사실 이 교육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없었습니다. 예전에 이 교육에 참석했던 친구의 '좋다'는 의견 외에는요. 


하지만 왠지 모를 기대감이 가득했고 그 기대감은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지루할 틈 없는 3일이었습니다. 바로 축제와 같은, 그리고 교육 이후의 삶이 기대되는 교육이었으니까요! 


Hive는 다음 3가지 질문이 만나는 지점을 개인의 '목적', '사명'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목적과 사명을 찾을 수 있도록 강의, 실습, 토론 등 다양한 방식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What makes you come alive? (나를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What are you good at?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What does the world need?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The Hive Purpose Model - Hive Workbook에서 발췌



버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전경이 보이는 공원에 가서 점심을 먹는 시간마저도 그 경험의 일부입니다. 세상을 바라보고 자연을 느끼며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지요. 


Bernal Heights Park에서의 점심을 위해 걷고 있는 참가자들


이번 교육에서 경험한 모든 것을 기억하고 싶지만 특히 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메시지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자신의 사명, 미션은 시련과 어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

첫째 날 저녁, 6-7명의 그룹으로 나뉘어 자리에 앉았습니다. 여느 그룹 모임과 같이 식사를 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왜 이 교육에 왔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곧 그룹 리더는 crucible moment, 즉, 호되게 자신을 단련 시켰던 시련의 순간을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과 자신의 슬픔과 시련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은 사실 어색한 일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시간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빨리 열린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은 다르지만 모두 자신만의 어려운 시간을 겪어왔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3일의 교육이 지나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을 찾고, 무언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그 첫 걸음은 자신이 겪은 어려움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요. 인생의 어려움을 통해 세상에 존재하는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구요. 그리고 이를 이겨내는 과정 속에서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게 되고, 치유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도 알리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어려움을 야기한 사회 문제가 무엇일지, 이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되지요.  


삶의 목적, 미션, 사명 등 다양하게 표현되는 그 마음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의 아픔을 되돌아보는데서부터 시작합니다. crucible moment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Hiver들은 문제 인식을 시작, 점차 자신만의 미션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2. Personal mission과 Professional mission을 일치시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의 미션을 찾았다면, 어떻게 이 미션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미션에 귀 기울이며 살아가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이 미션과 동떨어져있다면 더 힘들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하고 있는 일 사이에서 가치관의 충돌을 겪을 수 있고, 우선순위의 충돌을 겪을 수 있습니다.


Hive에서는 자신의 개인적인 미션과 직업적 미션을 일치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꼭 창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있고, 현재의 일 안에서 자신의 미션과 일치한 업무를 찾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Hive에서는 'Designing Your Life'라는 주제의 Life Plan Workbook을 나누어주고 책 안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는 시간을 갖게 함으로써 미션의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23개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Life Plan Form에 다다르게 되는데요, A4 한 장에 담긴 표에 나의 미션과 구체적인 action plan을 작성하게 됩니다. 이는 10살의 아이도 이해하기 쉽게 (Understandable),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게 (Inspiring), 그리고 15글자 이내로 기억하기 쉽게 (Memorable) 작성되어야 합니다. 


나를 감사하게 하는 일은 무엇인지,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살아 숨 쉬게 하고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무엇을 잘 하는지, 우리가 살아가는 커뮤니티와 세계 안에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나 스스로도 즐거우면서 동시에 내가 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아무 걱정 없이 꿈만 쫓을 수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하지만 현실에서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무엇이 필요한지, 다음 10년을 살아가는 목적, 사명은 무엇인지...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하면서 목적, 사명이라는 거대한 단어에 휩싸이기보다 나 자신을 차분히 바라보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상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3. 나의 vision과 action plan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실행한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일생의 목표가 무엇인지, 10년의 목표, 1년의 목표, 이렇게 나의 현재와 근접한 기간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90일 action plan을 작성하게 됩니다. 내가 100%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발걸음이 무엇인지, 누구를 만나야 할지 그래서 바로 내 캘린더에 채워야 할 일정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그리고 90일 동안 내가 시작해야 할 좋은 습관과 멈춰야 하는 나쁜 습관이 무엇인지도 기재합니다.


저는 바로 시작해야 할 습관으로 독서, 운동, 기록을 적었고 그 이후로 제 블로그를 개설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관해 더 공부하게 되고 어떻게 하면 더 쉬운 언어로 이것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일을 적다보면 멀게만 느껴지던 막연한 꿈이 명확해짐을 느낍니다. vision은 단순히 글 속에 머무는 단어가 아닙니다. 실제로 내 행동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Clarity is Power. (명확함이 힘이다.)"라고 Hive에서는 이야기합니다. 명확하게 그리다 보면 그것이 곧 현실로 바뀌어 있음을 자연스레 발견하게 되지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계획과 비전을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좌절하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내 vision에 다가가는 여정에 나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무엇이었는지, 그 장애물을 발돋움의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그리고 실제 내 계획이 현실 가능한 것이었는지 차근히 성찰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Hive의 스태프와 자원봉사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성장해 왔음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주고 참가자들을 독려해주었습니다.


3일의 교육이 진행되었던 샌프란시스코의 Impact Hub 이벤트홀


그리고 이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하는데 도움을 주는 워크숍들이 교육 중간중간 진행되었습니다. 교육 당시에는 10개가 넘는 세션이 진행되던 터에 각 세션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관 관계를 찾기 어려웠는데, 곰곰이 교육 과정을 되돌아보니 어느 하나 의미 없었던 세션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프로토타이핑

프로토타이핑은 아이디어를 상품과 서비스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과 시장의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 안에서 개선점을 찾아 다음 프로토타입에 반영하면서 점차 완성된 상품과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과정입니다. 구글 글래스의 프로토타이핑 과정을 이끌었던 Tom Chi의 강연으로 시작된 프로토타이핑 세션은 관심 있는 사회문제를 선택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실습으로 이어졌습니다.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정을 간단하게 색종이와 도화지로 구성해보고 고객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 수정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해 보았지요. 질문과 답이 없는 인생의 과정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의 vision과 action plan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하는 과정은 프로토타이핑의 과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실행하면서, 즉, '시도'의 횟수를 늘릴수록 내 vision에 확신이 생기고 더욱 현실에 가까워지겠지요. 

(* TED-Ed 강연 영상: Rapid prototyping Google Glass - Tom Chi)


Worry vs. Wonder

걱정과 호기심을 구분하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새로운 일에 에너지와 호기심을 갖는 워크숍도 있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심리 드라마와 비슷합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리스트를 작성한 뒤 이 걱정들이 나를 향해 외치는 부정의 말들을 생각해보고 그 때의 느낌을 떠올려봅니다. 그리고 반대로 이 걱정거리들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하는지, 나에게 어떤 긍정의 말을 해 주기를 바라는지 생각해 봅니다. 간단한 드라마의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자신 안에 담겨 있는 걱정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자신의 미션을 따르는 삶은 두려움과 걱정이 뒤따르기 마련입니다.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옳을까?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도 괜찮을까?’ 끊임없이 마음 속에 일어나는 걱정들을 걱정으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긍정의 언어로 나의 길을 응원하는 것도요! 


열린 마음과 관심으로 그리는 그림

책상을 뒤덮은 하얀 종이, 물감, 크레파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저는 그림 도구를 본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러나 지시에 따라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저의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었습니다. 마주 앉은 상대방의 어린 시절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선을 떼지 않고 상대방의 얼굴만 바라보고 얼굴 그려보기, 상대방과 인사를 한 후 그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느낌을 표현해보기 등 엄청난 그림 실력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열린 마음과 관심만 있다면 가능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 뿐이 아닐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할 때에도 열린 마음과 관심으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공감하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림1: 모두가 함께 만든 작품의 흔적

그림2: 마주 앉은 파트너가 펜을 떼지 않고 얼굴만 바라보며 선이 가는 대로 그려준 나의 모습)



3일 간의 Hive 교육은 모든 참가자들이 자신의 미션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미션을 선포하는 일은 쑥쓰럽고 어색한 일이지만 자신 안에 단단함을 찾은 사람들의 열정과 자신감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미션이 이끄는 대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동료들을 얻은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은 끝났지만 여전히 Hive 커뮤니티 안에서는 서로를 응원하며 Hiver들의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합니다. 그 커뮤니티 안에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저 역시 제 미션을 잊지 않고 꾸준히 점검하고 실행하며 다른 Hiver들과 발걸음을 맞추어 가보겠습니다. 


모두가 둘러앉아 자신의 미션을 발표하는 마지막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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