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쉬세요
나는 노회찬 의원을 잘 몰랐다. TV토론회나, 라디오, 팟캐스트에 나오는 그분을 간접적으로 경험했으며, 유튜브에 잡히는 그분의 국회 활동을 지켜보고 조용히 응원했을 뿐이다. 소신 있고 강단 있게 언제나 약한 자의 편에 섰던 그분을 존경했다. 수년 전, 우리 동네 (동작 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오셨고, 나는 소심하게나마 당선을 위해 애썼다. 당시 그분의 기호는 4번, 쉽지 않았다. 결국 나경원 의원이 당선되었고, 여전히 우리 지역구 의원은 자유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다. 대조적으로, 수년 전 나경원 의원의 인사를 나는 차갑게 거절한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 소심한 새누리당(현재 자유 한국당)을 향한 나의 의사표현이었다.
2016년이었던가, 고객사 미팅을 위해 창원에 방문한 적이 있다. 힘겨운 하루 일정을 마치고 중앙시장 근처인가에 서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선거 유세차량이 돌아다녔다. 아하, 마침, 국회의원 지역구 총선에서 승리한 노회찬 정의당 의원님이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시고 있었다. 잽싸게 가서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하고 인사도 했다. 선거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목이 다 쉬셔서, 말을 제대로 못 하셨었다. 악수를 하며, 나는 감사하다고 내 뜻을 표현했다. 당시 많이 피곤해 보이셨던 그분의 얼굴이 기억난다.
그리고 그분은 이제 이 세상을 떠나셨다. 가족과 당과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사과를 하시고는 홀연히 그렇게 가 버리셨다. 믿기지 않는 뉴스에 나는 조용히 이 글을 쓰며 눈물을 흘릴 뿐이다.
그동안 많이 애쓰셨고, 감사합니다. 얼마나 힘드셨기에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요. 책임을 그러한 방법으로 꼭 지셔야 하셨나요 의원님. 많이 속상하고 슬픕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