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란도 Oct 26. 2024

내 행위에 대한 것

그것은 모두 감수성 훈련이었다



나홀로 아무도 모르게 시를 짓고 있었다

<아베르노>를 읽으며

내가 한 행위의 모든 것은 시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이었음을... 지옥의 문 입구에 선 채로, 무엇인가를 키웠다니

어쩐지

시를 쓸 때(그것이 시라는 느낌마저도 없었지만)

술술, 기괴한 만족감이 있었다


<니체>를 읽으며 아무도 몰래 나홀로 시인이 되어갔다

하긴... 니체를 읽고서 시인이 안 되면 도대체 무엇이 된단 말인가!


나는 다른 책들을 읽으며 내가 시적 감수성을 만들고 있었음을 알았다

안에 쌓이는 것이 그것인 줄은...

심연은 모든 것을 뒤엎어서 시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지옥의 문 앞에서 홀로 나를 훈련시키고 있었다


이것은 길일까

문 앞에서 되돌아 오는 나는 지금쯤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 루이즈 글릭의 시, '아베르노Averno'

아베르노는 라틴어로 '지옥'을 뜻한다.

아베르노는 이탈리아 나폴리 서쪽의 분화 호수이다. 고대로마인들은 이곳에 지하세계의 입구가 있다고 믿었다.

이전 12화 '시간의 본래적 모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