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위에 대한 것
그것은 모두 감수성 훈련이었다
나홀로 아무도 모르게 시를 짓고 있었다
<아베르노>를 읽으며
내가 한 행위의 모든 것은 시적 감수성을 키우는 일이었음을... 지옥의 문 입구에 선 채로, 무엇인가를 키웠다니
어쩐지
시를 쓸 때(그것이 시라는 느낌마저도 없었지만)
술술, 기괴한 만족감이 있었다
<니체>를 읽으며 아무도 몰래 나홀로 시인이 되어갔다
하긴... 니체를 읽고서 시인이 안 되면 도대체 무엇이 된단 말인가!
나는 다른 책들을 읽으며 내가 시적 감수성을 만들고 있었음을 알았다
안에 쌓이는 것이 그것인 줄은...
심연은 모든 것을 뒤엎어서 시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지옥의 문 앞에서 홀로 나를 훈련시키고 있었다
이것은 길일까
문 앞에서 되돌아 오는 나는 지금쯤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 루이즈 글릭의 시, '아베르노Averno'
아베르노는 라틴어로 '지옥'을 뜻한다.
아베르노는 이탈리아 나폴리 서쪽의 분화 호수이다. 고대로마인들은 이곳에 지하세계의 입구가 있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