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두두두
서바이벌 게임
무한도전의 '북극곰의 눈물' 편에서 어미를 잃은 새끼 곰들을 보았습니다. 어미 곰이 생존 방법을 알려주기도 전에 죽으면, 야생에선 바로 죽는다는 새끼 곰. 어미가 된 입장에서, 저는 밀키를 떠올렸죠. 한두 명밖에 낳지 않는 요즘 세상에, 자식은 귀한 존재입니다. 정글 같은 사회 속에서 다치면 어떡하지, 아프면 어떡하지 하며 생존을 걱정합니다. 더욱 통제하고, 감싸고, 조마조마하죠.
헬리콥터 맘
그간 밀키는 어중간한 거리의 어린이집을 다녔습니다. 걷기는 조금 멀고 그렇다고 뭔가를 타고 가기엔 가까운. 그래도 다리가 아프거나 추울까 봐 매일 '차로 모셔다' 드렸죠. 그러나 밀키는 신호등도 건너고 싶었고, 내리는 눈도 만져보고, 산책하는 강아지도 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가끔 걸어서 올 때면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죠. 저는 잠시 '엄마가 편하자고' 아이를 차에 태우고 다닌 게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추운 겨울엔 따뜻하고 빠르게 자가용으로 슝! 일 년간 등하원 시간 동안 아이가 본 것은 운전석 뒤통수일지도 모릅니다.
내 아이는 깨끗하고 좋은 것만 보고, 먹고, 만졌으면 하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것만 있지 않잖아요? 어떻게 해야 아이가 세상엔 지저분하고 힘든 것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북극곰 어미가 고기를 잡아다 주기만 하면 아기곰은 먹는 방법밖에 모르겠죠. 물은 얼음장같이 차고, 물고기는 쏜살같이 빨라 잡기 어렵다는 것도 알아야 어미 없는 세상에서도 잘 살아남을 것입니다. 밀키도 엄마가 알려주는 길 말고 또 다른 길도 있다는 것,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도, 그 와중에 실패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밀키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갈 기회를 생활 전반에 걸쳐 더 많이 줘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등하원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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