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생각나는 대로의 단편적인 생각)2016.06.17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조용한 곳에 사는 나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딘가에서 내 사주는 겨울 소나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실은 채식주의자의 근처에도 못 가는 육식주의자라서,
한동안 그냥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나무가 되고 싶은 육식주의자'라고 적어놓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육식하는 식물, 파리지옥을 집에 들여놓게 되었다.
며칠 동안 관찰한 결과, 파리지옥은 적극적이지 않다.
파리가 주변을 맴돌다가 잎 속에 들어오면, 그때서야 먹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육식을 하지만 포악하지 않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를 갖춘 것 같다
는 것은 너무 나간 해석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