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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찬 Apr 30. 2023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미움받을 용기란 주체적인 삶이 아닐까?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이전에 미움받을 용기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크게 감명을 받아 언젠가 꼭 책으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만나 정독하게 되었다.

역시 책은 듣는 것보다 눈으로 읽을 때 그 울림이 더 강한 것 같다. 윌라 오디오북이 정말 잘 나와서(여담이지만, 2편 오디오북은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다...1편 성우분들이 너무 잘해서였을까...?)  그때도 감명 깊었지만, 활자로 읽으니 책 내용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할 시간이 생겼고, 좀 더 능동적으로 책 내용을 음미한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은 대화체로 되어 있어서 읽기가 참 쉬웠고, 몰입 역시 쉬웠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목적론 얘기가 한 번에 받아들여지진 않았지만, 곱씹어 보고 내 경험 또한 되돌아보면 원인론 보다 목적론이 더 수긍이 갔다.


또, 아들러가 말한 타인의 과제라는 개념을 알게 된 후 나는 인간관계에 대해 좀 더 가볍게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일례로 술 약속을 보채는 동기나 친구들에게 거절하는 용기도 내가 거절했을 때에 그에 따른 반응은 상대방의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좀 더 쉽게 거절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 역시 사람인지라, 팀장님의 회식 제안은 잘 거절할 수 없었다...이런 점으로 볼 때 나는 아직 수직적인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내가 수평적인 관계에 잠깐 발 디딘 경험이 있었는데, 2022년 경찰 수사 경제팀 기피현상과 관련해서 본청 경제과장님이 전국 경찰서를 방문하여 현장의 목소리를 듣던 중 우리 서를 방문하였을 때다.


그때 나는 경제과장님의 계급과 지위를 잘 몰라, 가감 없이 내가 느낀 바를 모두 말하게 되었는데, 경제과장님은 내 발언에 감명을 받고 내 이름을 기억해 갔으며, 다른 서에 가서도 내 소속과 실명을 거론하며 내 얘기를 하셨다고 들었다. 이런 경험으로 비추어 수직적인 관계보다 아들러가 말한 수평적 관계가 우리 사회에 좀 더 긍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언젠가 어떤 조직의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된다면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리더가 되려 노력해야겠다.


또 책에서 아들러는 자신과 타인을 무엇을 했느냐에 초점을 맞춘 '행위'의 차원이 아닌 존재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존재'의 차원으로 받아들이라고 했는데, 과거에 sns에 빠져 재능 있는 수많은 사람들과 비교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시절이 생각났다.


그런데 계기는 잘 생각이 나지 않으나, 언젠가부터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아끼게 되었고, 요즘은 나 자신을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우울한 날들을 언제 보냈는지 잘 기억나지 않으며, 하루하루 충만하게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책 미움받을 용기에서 행복은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공헌감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나는 나 스스로가 나와의 약속을 잘 지키고 좀 더 성장했음을 느낄 때 행복하다고 느꼈는데, 그럼 이것은 정확히 정의하자면 행복이 아니고 성취감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음을 느꼈기에 행복하다고 느꼈을까? 그리고 로또 당첨으로 바라는 행복은 행복이 아닌 쾌락이나 욕심이었을까? 고민하게 되는 사안이었다.


저자는 책의 철학자를 통해 '인생은 선이 아닌 점으로 연속된 것이다', '지금, 여기를 춤을 추듯 살라'라고 말했는데, 이 부분을 읽고 부처님 말씀 중 '마음이 현재에 있지 않고, 과거에 있거나 미래에 있으면 불안한 법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예전 경찰수험생 시절에 시험 불합격 후 마음을 다잡고자 구미의 금오산을 등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생각보다 높은 산세에 돌아가려 했지만, 발걸음 하나하나가 수험생활의 하루하루라고 생각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산을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몸소 지금, 여기, 매일에 집중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우쳤었던 것 같고, 책에서 같은 내용이 나올 때 그때의 깨달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난 후 내가 생각하는 '미움받을 용기'는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뜻한 바가 있고, 목표가 있으면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며, 다른 요소들은 배제시킬 수 있는 용기, 자신의 가치관과 자신이 지향하는 문화가 아니라면 신경끌 수 있는 용기, 그것이 바로 미움받을 용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인간관계와 인생에 대해 고민이 많고, 무기력과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들러가 주장한 관점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매 순간 행복을 느끼며 춤을 추듯 인생을 살아봤으면 좋겠다.


끝으로 당신은 존재만으로도 아름답고, 우리 모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사람이기에,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편협한 기준으로 평가하지 말며,

하루하루 주체적인 삶으로 공동체에 공헌하며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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