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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랑 사는 삶이 괜찮니?

가장 큰 고통은 '나 자신' 일지도

by 김혜령


내담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수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게 자신의 내면과 싸우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굳이 상담실 안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주변에서 웃고 있는 누군가 역시 사회라는 무대 뒤에서는 자기 자신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은 결국 ‘나 자신’이 아닐까. 현대인 모두는 자기 자신으로 인해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작업한 원고의 일부를 옮겨 봤습니다. '평온'을 주제로 쓴 글이었는데, 평온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고통'을 빼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고통을 제대로 경험해 본 사람은 '평온'의 의미를 진정으로 알게 됩니다. 고통을 모르는 사람은 안락함, 안정감, 평온함을 안다고 보기 어렵지요. 마치, 어둠을 모르는 사람이 빛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그 고통, 그러니까 삶의 가장 큰 고통이 '나'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신의 결핍, 단점, 연약함 때문에 쉽게 무너지는지요. 또 우리는 얼마나 자기자신의 걱정 근심 불안에 몰두되기가 쉬운지요. 또 그런 자신을 얼마나 쉽게 미워하고 비난하는지 많이들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왜 나는 이 것밖에 안될까요.' '왜 나는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요.' 는 언젠가 내담자에게 들었던 아픈 말입니다. 잘 살아내고싶어 이를 악물고 애쓰고 있는 와중에도 자신이 못마땅하다면 그 마음은 얼마나 괴로울까요. 아파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비난하는 내담자를 볼 때 얼른 자신을 찌르고 있는 그 화살을 빼앗아 분질러버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나'는 도대체 뭘까요. (밑도 끝도 없는 질문..;;) 나라는 존재. 어떻게 생겼는지, 뭘 잘하는지, 뭘 못하는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나에 대한 수많은 얘기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는 나 라는 녀석과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내 마음에 드는지 안드는지와 상관없이, 평생 나는 나랑 붙어 지내야 해요.


그런 면에서 인생은 '나를 데리고 살아가는 여정' 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렇기에 나는 나 자신과만 잘 지낸다면 삶이 꽤 괜찮을 수 있습니다. 아니, 그게 거의 전부에요. 같이 사는 부부가 매의 눈으로 서로의 못난점만 찾아내고, 내 마음에 들도록 바꾸려고 한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전쟁일 겁니다. 매일이 싸움이고, 집에서 평온함을 느끼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점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좋은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칭찬해주고 고된 인생살이를 함께하는 동행인으로서 서로 격려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사회생활이 힘들고 육아가 어려워도 꽤 할만할 겁니다. 희노애락을 함께 충분히 경험하는 꽤 풍요로운 일상이 되겠지요. 내가 나 자신과 살아가는 태도도 이와 비슷하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사는 데에 정답은 없습니다. 나랑 평생 싸우며 사는 삶도 그럭저럭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몹시 평온하고 싶습니다...나를 괴롭히며 살고 싶지 않고요..


인생이 온통 '나와의 싸움'이 될 것이냐, 꽤 살맛나는 충만한 여정이 될 것인가.

밑져야 본전이니..한 번 나와 잘 지내보는 것 어떨까요.

이왕이면 사이좋게 지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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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 이 글을 읽고 '그런데 나랑 어떻게 잘 지내지?' '나랑 잘 지낸다는 건 어떤거지?' 하는 의문이 생기시는 분이 있다면 조심스럽게 제 저서를 추천드려봅니다. (깨알 홍보) 제목이 무려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입니다. 바로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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