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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국 Oct 05. 2019

세상에 대한 더 나은 이야기를 전하다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음

시민기자로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읽기 문화 진로탐색 축제’를 취재하던 때의 일이다. 신문의 날이기도 했던 그날에 취재 차 들렸다 우연히 캘리그라피로 희망 메시지를 써주는 행사가 있어 ‘내일은 더 빛날거야’라는 글귀를 수줍게 선물받았다. 

시민기자로 활동하던 나는 “내일은 또 어디 가서 무엇을 취재하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더 빛날거야’라는 캘리그라피 문장처럼 빛날 내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취재와 기사 작성으로 반복되는 일상을 버텨왔다. 캘리그라피를 받았던 날 서울시청 시민청 취재에서 우연히 듣게 된 박경일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 특강은 여행기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꽤 인상 깊었다. 인문에 기반하는 여행기자의 삶은 시민기자의 일과도 맞닿아 있었기에 박경일 문화일보 기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꽤나 몰입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여행기자는 사람에 대한 인문학적 관심, 역사에 대한 관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기준이 필요하고 자기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써 나가야 합니다.”  

   

여행기자의 삶과 비슷하게 시민기자의 일도 사람에 대한 관심, 사회에 대한 책임감,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채워졌다. 나는 특강을 들으며, 시민기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기자는 세상에 대한 더 나은 소식을 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시장에 가서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물건이 아닌 시장을 지탱하고 거래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순한 마음, 그들이 사는 삶을 보여주고 드러내는 것이 여행기자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박경일 문화일보 문화부 기자의 말처럼 나도 시민기자로 시장에 가면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세상을 맞닥뜨렸다. 대형마트와 비교하여 불편함이 따를 수 있는 전통 시장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조금씩 시장 현대화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취재 나갔던 동대문 문구·완구 도매 종합시장의 일부 완구점은 컴퓨터와 바코드 기기를 매장 곳곳에 배치하여 소비자들에게 편리를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상품을 부담 없이 비교하여 저렴한 가격에 장난감을 구입했고, 나는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전통시장의 더 나은 모습을 기사로 담아 낼 수 있었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순한 마음을 담아          

동대문 문구·완구 도매 종합시장 취재에서 내가 보여주고 드러내야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도 시장을 지탱하는 상인과 시장의 명맥을 계속 이어주는 고객들로부터 전해지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만약 시민기자로 다시 변화하는 시장을 취재한다면 나는 일터에서 누군가의 아버지로 장난감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순한 마음을, 시장에서 지나쳤던 수많은 어머니들의 양손 가득 들고 있는 쇼핑봉투에 담긴 자식에 대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전통시장에서 그러했듯 누군가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이야기를 기사에 가득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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