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oys / Gene Stupnitsky 넷플릭스
**스포 없음**
별 기대 없이 넷플릭스에서 재생했다가 너무 웃어서 눈물을 흘리며 본 영화. "Good boys"
평소에도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Flipped, 굿바이 마이 프렌드, 꼬마 니꼴라 등. 이제는 스스로 느낄 수 없는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고 어른들의 세상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신선하고 재밌다. 또 아이들은 직설적이어서 의도하지 않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 영화도 3명의 남자아이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뭔가 좀 다른 부분이 있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원 없이 볼 수 있지만 마약, 폭력, 섹스 토이도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이런 내용들을 아이들이 연기해도 괜찮은 건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출연한 아이들은 본인들이 출연한 영화를 못 본다고 한다. 본인들이 출연한 영화를 볼 수 없다는 내용을 프로듀서가 설명하는 장면을 영화 트레일러에 포함시켰다. 영상에서 이 내용을 설명하자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이 욕을 한다. 프로듀서가 "You can say that, but you can't watch yourself to say that"하며 다시 한번 못을 박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WeeyM8cRinI
위 동영상 캡처본에 나오는 3명의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극 중 이름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루카스, 토르, 맥스. 루카스는 나이답지 않게 주위 시선 신경 안 쓰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는 뚝심 있고 정직한 아이, 토르는 노래에 재능이 있고 겉으로 센척하지만 마음이 여린 아이, 맥스는 모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학교에 한 소녀를 짝 사랑하는 아이다. 학교 일진이 주최하는 키스 파티에 초대되어 맥스가 짝사랑 소녀와 무사히 키스를 하기 위해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이야기다.
트레일러에 이미 나왔으니 스포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적어보는 웃긴 장면. 키스하는 방법도 모르며 파티에 가는 건 말도 안 된다며 3명의 친구는 인터넷으로 'Porn'을 검색한다. 몇 번의 클릭으로 포르노를 볼 수 있는 웹사이트에 접속한 아이들. 연령 제한 없이 이렇게 쉽게 접근이 가능했다니. 하지만 아이들은 키스하는 방법은커녕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영상들을 보게 된다. 영상을 보고 난 후 아이들의 코멘트.
맥스: Nobody even kissed.
토르: Well not on the mouth, at least.
영화는 계속 이런 식으로 반복된다. 마약, 섹스 토이를 접해본 적 없는 아이들이 이 둘을 마주했을 때 그들만의 시선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박장대소를 터뜨리게 해주는 포인트들이 많아서 생각 없이 시원하게 웃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스포 있음 **
눈물을 흘리며 웃는 사이 영화는 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고, 아이들을 통해 성숙하게 우정을 이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 3명의 아이들은 무엇을 하든 꼭 같이 하고 어디를 가든 같이 다니는 삼총사다. 이들이 친해진 계기는 같은 동네에 살고, 엄마들끼리 친하기 때문이다.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아이들은 이런 방식이 친구를 만드는 유일하고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고 서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다름을 점점 알아채며 모든 것을 삼총사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서로가 너무 좋지만 자기 자신도 중요했던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대로 살며 그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되,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는 3명이 무조건 함께 있기로 약속한다.
청소년기 때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 대학교나 사회에서 만나는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니며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가 평생 간다. 누가 처음 말했는지 몰라도 꽤나 구체적인 친구 사귐의 조건이다. 분명 맞는 부분도 있지만 살다 보니 꼭 그렇지 만도 않았다. 나이를 먹으며 내 자아가 어릴 때보다 확실해지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더 잘 알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커서 사귄 친구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고 코드가 잘 맞는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고 어릴 때 사귄 동네 친구들은 나랑 맞지 않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랜 친구든 새로 사귄 친구든 나 자신과 우정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 같다. 영화에 나온 3명의 꼬맹이들처럼. 베트남과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더욱 보고 싶게 만든 영화. 얼른 락다운이 풀려 자유롭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