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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케미걸 Sep 17. 2024

남은 시간이 지나면




  “조리사 자격증은 또 이렇게 물 건너가네요. 같이 도전하자고 제가 권한 친구는 자격증 따서 가게 오픈한 지 2년이 넘어가는데. 언제까지 미적대고 있을 건지 저도 제 속을 모르겠어요.”


  플래너를 보더니 올해가 100일도 안 남았다며 놀라는 지인이 말했습니다. 얘기를 듣고보니 수년을 망설이다 지지부진 놓아버린 목표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런 아이템 몇 개쯤이야 누구나 갖고 살지요. 그런데 해를 넘기고 나이가 들수록 아쉬움이 커진다면 그것에 대해 자신과 대화를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루는 버릇을 몰아낼 분명한 결심과 실천이 없을 때 저절로 이뤄지는 버킷리스트는 없으니 말이지요.


  원하지 않는 행동과 생각들을 알아차리지 못 하고 반복할수록 해로운 루틴으로 굳어버립니다. ‘이렇게 자꾸 딸려갔다간 나중에 고치기 힘들겠는걸.’ 미리 살피고 염려하는 감각도 무뎌지지요. 마무리를 포기해버린 탓에 이루지 못한 목표와 첫발조차 내딛지 못한 계획들. 번번이 뒤따르는 실망과 패배감을 무덤덤하게 흘려보내는 익숙한 연말. 달라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얼마 남지 않은 2024년과 보람차고 뿌듯하게 작별하기 위해 무엇을 생각해보면 좋을까요.


- 사방에 흩어진 정신을 모아 마음을 다잡고 올해 달성할 목표는 무엇인가?

- 우선순위로 정한 일에 집중하려면 당장 무엇을 그만두고 무엇을 시작해야 하는가?

- 다짐한 일을 즉시 실행하는 데 필요한 3 가지는 무엇인가?

- 계획을 실천할 체력과 심적 에너지를 갉아먹는 주범은 무엇인가?

- 새로운 시도를 막고 발목잡는 내적 장애물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평생 삶의 결정적 순간을 찍으려 발버둥 쳤으나,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



  후회가 익숙하다 못해 당연한 생활을 해왔더라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숨쉬고 있는 한 기회는 곁에 있고 새로운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삶의 경로도 수정할 수 있습니다. 순풍을 기다리는 대신 두 손에 노를 집어들고 젓기 시작하는 내가 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벗어나고 싶은 자리를 맴돌며 생기를 잃어가던 시간을 물살에 끝없이 흘려보내는 일만 남았습니다. 후회없이 나아가는 내가 되어 사는 날들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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