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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이 슈퍼맨 옷 입고 아이들을 만나는 이유”

보래매초등학교 김갑철 교장이 말하는 마을결합혁신학교의 철학

by 이영일

엄숙한 학교장 워크숍 행사장에서 이내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갑자기 슈퍼맨이 등장했기 때문이죠.

서울시교육청이 개최한 ‘2021 마을결합혁신학교 학교장 워크숍’에서 ’어린이 이야기로 가득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사례나눔 발표를 맡은 김갑철(55) 보라매초등학교 교장이 슈퍼맨 복장을 하고 나와 청중들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근엄한 교장 선생님이, 그것도 엄숙한 워크숍 자리에 슈퍼맨 복장을 하고 나타날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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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장이 발표한 내용은 일명 '보라매 거버넌스'의 운영 사례. 보라매초등학교의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은 사실 이전부터 모범 사례로 자주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 중심에는 김갑철 교장 선생님이 있습니다. 이 슈퍼맨 복장은 실제 등교 시간에 아이들을 맞이하며 입는 복장. 아이들에게 인기는 가히 짐작이 갈 만하네요.


보라매 거버넌스의 핵심은 ‘교육의 중심에 어린이가 존재한다’는 것.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항상 그 중심에 어린이를 세워야 하고 그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의 일은 모두 마을의 일처럼, 마을의 일은 모두 학교의 일처럼 혜윰(생각이라는 뜻의 순 우리말)한다’는 것이 김 교장의 마을결합혁신학교 운영의 철학입니다.


“학교와 마을은 서로가 협력해야만 학생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손을 내미느냐가 문제인데, 학교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보라매 거버넌스는 어떤 문제 상황에서 통합적으로 고찰하고 문제 해결시 시스템적 사고로 집단 지성을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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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장이 말하는 ‘학교 단위 거버넌스’는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서울형혁신교육지구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학교가 마을의 섬이 아니라 중심에 서서 주민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면에서 그렇습니다.


보라매초등학교의 마을활동 참가는 다양한데요. 마을 축제를 학교에서 하고 코로나 방역에도 참가합니다. 민식이법 홍보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학교에서 기르고 수확한 채소들도 주민과 신대방동 벽화 그리기에도 참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생필품도 나눠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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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그 중심엔 언제나 어린이가 있다”고 강조하는 김 교장의 발표에 워크숍에 참가한 다른 교장 선생님들은 귀를 세우고 이내 진지한 자세로 발표를 경청했습니다. 연상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학교의 벽이 너무 높다’는 말은 적어도 보라매초등학교에는 해당되지 않는 듯 했습니다.


이번 마을결합혁신학교 학교장 워크숍에서는 이영희 단국대 교수의 ‘마을결합혁신학교 발전 방향’ 특별간연도 함께 진행됐는데요. 김미경 오산중학교 교장의 ‘마을결합혁신학교 운영 사례’ 발표, 김인숙 애화학교 교장의 ‘꿈을 향해 함께 가는 애화’ 발표가 뒤를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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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내용 모두 그 핵심에는 다양한 체험을 통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 서초구의 마을결합혁신학교 경원중학교 지정 반대 논란이 떠오르며 과연 '이 마을결합혁신학교를 반대했던 사람들은 진정 아이들을 위해 마을결합혁신학교를 반대했었던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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