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청소년들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청소년지도사를 위하여
학교가 사상 초유의 4월 개학에 들어섰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아이들이 때아닌 감금 상태가 된 셈입니다. 어느 인터넷에서 본 글인데 그렇게 학교에 가기 싫어하던 아이들이 이제 ‘학교에 가고 싶다’고 몸서리를 친다고 합니다. 몸이 근질근질한거죠.
학교만 문을 닫은 것이 아닙니다. 문을 여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학원들도 문을 닫았던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래저래 아이들만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어른들은 그래도 갈데라도 있죠. 청소년은 정말 갈 곳이 없습니다. 학교를 나오면 어디 갈곳이 있을까요?
그나마 아이들 숨통이 트이는 곳이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입니다. 거기라도 가면 그나마 즐길거리도 있고 또래들도 있고, 그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해방되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입니다.
힘든 시절을 인내해 내고 있는 청소년수련시설과 청소년지도사
그런데 이 청소년수련시설들이 요새 많이 아프답니다. 코로나 여파로 청소년수련시설들도 거의 대부분 문을 닫았는데요, 사람들은 대부분 청소년수련시설들이 문을 닫아도 그리 큰 피해가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더군요. 하지만 지자체 설립시설인 청소년수련시설들이 문을 닫는다고 지자체에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존해 주지 않습니다. 잘 모르는 이야기인 것이지요.
다 똑같지는 않지만 평균적으로 지자체에서 운영비의 20% 남짓만 지원해 주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청소년수련시설들이 떠 안습니다. 서울의 한 시립청소년수련시설의 경우 연간 50억의 예산중에 운영보조금은 4억2천만원에 불과합니다. 기능보강이나 특성화 등등 다른 보조금 전액을 합쳐도 10억이 안됩니다.
1개월에 2억5천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입이 사라지는 반면, 지출 규모는 인건비, 공공요금을 포함해 기본 경비만 60~70%는 필요해지는데 대책조차 세울 수 없다고 합니다. 모두가 어렵지만 청소년수련시설들은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해야할 처지입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집단이 모이는 공공시설에게 휴관을 하라는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고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벙어리 냉가슴 잃을 뿐이죠.
엉뚱한 생각, 이럴때야말로 청소년수련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그런데 말입니다. 좀 엉뚱한 생각 같지만 꼭 청소년수련시설을 문을 닫아야하는 것은 맞는걸까요?
청소년수련시설은 학교가 아닙니다. 사회복지시설처럼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들이 있는 곳도 아닙니다. 수많은 아이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몇십분씩 공부를 하지도 않고 프로그램이 있어도 대규모 인원도 아닙니다.
긴급 돌봄교실이 있는 학교를 맞벌이 부부들이 외면하는 까닭을 아시나요? 학교는 규모가 크고 아이들이 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수련시설은 재미난 야외 프로그램도 있고 넓은 체육관도 있고 학교와는 구조와 생리부터가 다릅니다.
그렇게 따지면 학교는 문을 닫고 학원은 계속 열고, PC방은 계속 다니고, 가족 감염도 생기고 있고 이러는 상황에서 집안에만 갇혀 꼼짝도 하지 말라고만 하면 코로나는 둘째치고 정신 건강부터 안 좋을 것 같아 염려됩니다.
사태를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차라리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마스크와 손씻기, 집단 노출 방지등을 철저히 하면서 아이들이 뛰놀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더 좋은 것은 아닐지 엉뚱한 생각인지 몰라도 혼자 생각해 보았습니다.
얼어붙은 봄을 이기고 환하게 웃는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의 따스한 날을 위하여
대한민국 청소년은 병든 병아리마냥 새벽에 나가 밤중까지 학교와 학원, 거리를 방황합니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은 날로 황폐화지고 OECD국가중 청소년 행복지수와 사회적 역량은 최하위입니다. 그러나 지적 역량은 OECD국가중 2위에 이를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해 의사소통과 사회참여의 욕구가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청소년을 벗처럼 동행하는 청소년지도사가 청소년수련시설에 있습니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기본법 21조에 따라 자격검정 시험에 합격하고 청소년지도사 연수기관에서 실시하는 연수과정을 마친 뒤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을 말합니다.
과도한 입시체제에서 그들은 꿈과 희망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솟아오르는 욕구와 정열을 꾸역꾸역 눌러가며 성공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청소년에게 샘물같은 촉촉함과 세상을 향해 가슴을 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는 청소년지도사들이 지금과 같은 시기에 어쩌면 청소년에게 더 필요한 존재는 아닐지 생각해 봅니다.
전국 825개 청소년수련시설들과 5만 5천여 청소년지도사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청소년들이 환한 봄을 맞아 학교와 청소년수련시설, 마을에서 환하게 웃는 날을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