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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Feb 03. 2022

그러니까... 7일동안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거죠??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그 누구도 이 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던 2019년 말 부터,

한국에 확진자가 폭등한 몇 번의 고비를 지나, 

이제 치명률이 거의 독감 수준까지 내려온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변하는 2022년 2월 지금까지.

매일매일이 롤러 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공립학교 보건교사도 매일 새롭게 달라지는 지침에 많이 힘드셨을 것이지만,

작은 대안학교 보건 교사로서, 정부에서 공립학교에게 배포하는 촘촘한 지침이 없어, 개별 지침을 만들고 교직원들을 설득하고 실행해 나가는 모든 과정이 도전의 시간이었고 배움의 순간이었다. 


롤러 코스터를 즐기시는 대부분의 분들의 표정이 아니라 맨 앞의 아이 표정이 내 2년의 감정을 대변 하는 듯 하다. (Photo by Chris Slupski on Unsplash)



이제 방학해서 한숨 돌리나 했더니.

같이 사는 동생이 확진 되었다.

재택 근무만 하다가, 아주 가끔 밖에 나가도 사람들이랑 밥도 안 먹고 혼자 식당갔다고 하는데 어디서 감염 된건지...... 

이제는 정말 깜깜이 감염이 대세구나......


동생 코로나 확진 과정은 이랬다.

설 명절로 부모님이 서울에 올라오셔서 같이 지내다가, 본가에 같이 내려와 며칠 지내기로 했다.

부모님이랑 같이 내려오던 날, 동생은 이틀 전 부터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었다고 했고, 혹시 몰라 가족들이 다같이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를 했다.

두근두근...........

동생이 두줄이 나왔다....???!!! 


두줄이라니?! 두줄이라니?!

믿을 수가 없어,, 다시 한번 검사를 했지만,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고.

시간이 늦어 PCR 검사를 받을 수는 없으니, 일단 동생을 격리 시켰다. 


다음날, 아침 일찍 PCR 검사를 받으러 갔다.

검사 후, 바로 집에 와서 동생은 다시 격리에 들어가고, 꼼짝 없이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다음 날, 결과가 나왔다. 

동생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음성이고, 부스터샷 까지 맞았기 때문에, 당연히 수동 감시자일 거라고 생각 했는데, 동생이 재택치료가 아닌, 병원 치료로 옮기게 되더라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여기서부터 난, 퀴블러 로스의 슬픔의 5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 5 단계는 원래, 죽음을 직면한 분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에 대한 연구였는데, 요즈음은 "슬픔"을 받아들이는 5 단계로 적용시켜 활용하기도 한다.


1단계: 부정 - 믿을 수 없다.... 시행령과 뉴스들을 뒤지기 시작한다. 

2단계: 분노 - 왜 시행령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가! 분명 3차 접종 완료도 했고 PCR 검사가 음성이고, 확진자가 재택 치료중이 아니라면 나머지 가족은 수동감시라는데 왜!!!!!!!!!!!!!!!!

3단계: 협상 - 지자체마다 다르다는 말을 납득하는 수 밖에.. 그러면, 내가 다시 원 거주지로 가면 괜찮은건가?? 우리 동네는 수동 감시던데!

4단계: 우울감 - 짜증나고 속상하고 눈물이 줄줄 난다... 나보다 어린 남자친구에게 전화해서 울면서 찡찡 댔다. 

5단계: 수용 - 어차피, 지자체마다 말이 계속 바뀌는거 어쩔 수 없다. 코로나 확산을 막아보고자 하는 그분들의 노력을 인정하자. 어차피 이렇게 된거, 7일 동안 방에 콕 처박혀서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못 했던걸 다 해보자. 


2,3 단계가 거의 동시에 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하루 만에 5단계를 다 끝냈다.


내가 하루 일찍 격리 해제되는 것 보다는.

하루 2만명씩 확진되는 이 상황에 의료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는게 중요하니....


일단은 지금 상황에서 즐겁게 7일을 보낼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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