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독서모임에서 임종체험을 간 적이 있었다.
실제로 영정사진을 찍고 유서를 쓰고
삼베옷을 입고 직접 관에 들어가서 십여분 누워있다가 나오는 체험이었다.
사실 나는 가족보다는 친구가 더 내겐 가까운 존재이지만,
유서를 쓸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바로 그 친구였다.
그때는 이성적인 감정이 느껴지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쯤 그 친구가
몇 년 동안의 쌓아온 불만을 아주 살짝 꺼냈는데
그런 불만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고
내가 그렇게 상처를 줬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기 때문에
내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큰 사건이었다.
임종체험의 막바지에는 자신이 쓴 유서를 읽는데,
다들 가족의 이야기를 하며 울먹이더라.
나는 가족의 이야기보다는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내가 하지 못한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같이 간 일행들과 밥을 먹으며 후기를 나눌 때도
유서에 그 친구의 이야기를 쓴 나를 신기해했다.
그때는 눈뜨면 연락하고 만나는 친구가
그 친구였으니까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 꿈에 그 친구가 나왔다.
아무렇지 않게 연락해서 만나는 꿈.
불현듯 작년 이맘때의 그 임종 체험 때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