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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삶은유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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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명한 새벽빛 Jun 01. 2017

꽃망울

생명의 아름다움

사진 - 금계국


언제쯤에야 꽃이 될까?

나의 때를 기다리며 피어날 준비를 한다.


꽃이 되고 싶은 이유는

꽃이라야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지도.


하지만 나의 존재 이유는

비단 한 송이 꽃이 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는 열매를 맺기 위해

꽃으로 피었다 꽃으로 질 것이기 때문이다.


씨앗을 품은 나의 열매는

어디선가 또 다른 생명으로 피어날 것이다.


꽃이 아름다운 까닭도

꽃망울이 품은 생명의 증거임을 기억하자.




마음수련 메인센터 잔디밭 한 켠에 작약이 예쁘게 피어 있었다. 작약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 꽃이 피지 않았다면, 나는 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다. 이름 모를 풀덩이는 내 시선을 빼앗지 못했다. 삶도 그렇다. 모두들 '꽃'이 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활짝 핀 꽃들 옆에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망울이 내 모습 같았다. 누군가의 시선을 받기에는 한참 모자란 꽃망울. 이 또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으로서의 삶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꽃망울 없이 피는 꽃은 없다.


생명의 아름다움은 피어날 때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다. 스스로 꽃망울 같아서 답답하기도 하고 날마다 그대로인 듯하지만, 어엿하게 피어날 준비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살아 있다고. 물론 꽃망울이나, 꽃이나 존재하는 시간으로 본다면 인간의 처럼 없기는 매 한 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상보다 본질이다. 살아 있다는 것은, '꽃'의 아름다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 삶이란 '살아 있음'이다.


사진 -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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