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삶은유 17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명한 새벽빛 Jun 14. 2017

음표

너를 위한 노래

그림 - 그리는간디 작가님


줄 위에

혹은

줄과 줄 사이

외로운 섬


가끔은 여럿이

손 잡기도 하지만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는 없기에

외롭고 외롭다


가끔 속이 텅 비고

위 아래도 구분이 안 되어서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때는

이상하게 더 외롭더라


그럴 때는

네가 나를 연주할 때도

좀 오래 걸렸거든


아아, 맞아

네가 나를 연주할 때

그때서야

나는 살아 있음을 느꼈어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네가 가르쳐주었지


너의 시선이 나를 스치며

나 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너를 위한 노래가 될 때


그때서야

나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나 혼자서 완성할 수 있는 노래는 없다. 외로운 섬을 잇는 연주자의 손길에 죽어 있던 음표들이 노래로 살아난다. 나를 나답게, 우리를 의미 있게 하는 네가 없어서 우리는 각자 외로운 섬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너를 기다린다. 너를 향한 지루한 기다림은 너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살아 있는 나를 만나고 싶어 너를 기다린다.


그리는간디 작가님 고맙습니다. :D
이전 16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