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하기를 좋아한다. 사실, 선물을 준비하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특별한 날이 다가올 때 급하게 선물을 고르는 법이 없다. 일상의 모든 순간이 준비 기간이다. 좋아하는 소품 샵이나 브랜드를 구경하다가, 실제로 사용해보니 만족스러운 물건이 있을 때, 누가 봐도 선물 주인과 찰떡인 아이템을 발견했을 때, 충분히 바꿀 때가 됐는데 아낀다고 못 바꾸고 있는 물건이 보일 때, 인생 디저트를 만났을 때, 함께 아이쇼핑하다 상대가 마음에 들어 하는 물건을 눈치챘을 때, 보물찾기는 늘 함께한다. 그래서 나의 메모장에는 소중한 이들의 이름 옆에 갖가지 아이템들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 정작 그들은 모르지만 말이다. 오랜 시간 누군가를 생각하며 정성 들여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드문 세상이다. 나 역시 상대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급하게 고른 티만 역력한 선물을 받을 때가 많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선물을 준비하고 전하는, 그 자체의 시간을 좋아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정성껏 고른 선물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상대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반응이 시큰둥하더라도 선물을 준비하며 행복했던 내가 있었기에 괜찮다. 다가오는 사월, 친구 Bona의 생일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