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칠 수 없는 비행기 탑승기
지난 6월 달에 피치 못해 만들어 두었던 서울-진주 간 오픈티켓 항공권을 사용하여 배로 돌아가기로 작정하고 집을 나선다.
혼자이신 친정어머니를 뵈러 일부러 귀국하여 큰 오라비 집인 우리 집에 와서 지낸 여동생도 다시 자신의 집이 있는 홍콩으로 돌아가려고 공항으로 나가기 때문에 어머니를 위시한 온 식구가 전철을 타고 배웅하려고 따라나섰다. 어머니는 국내선 공항으로 가는 큰아들보다는, 이제 가면 언제 또볼 수 있을까 기약 없는(?) 큰 딸이 나가는 국외선 공항으로 배웅 가기로 합의하고 집에서 나오신 것이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그곳에도 국내선 항공권 발권 창구가 있다. 어제 미리 예약했었기에 국외선 쪽으로 가야 하는 동생과는 작별을 하고 K항공 부스에 들려서 마일리지 패스를 창구로 내밀었다. 창구직원은 진주 공항이 현재 안개로 발권을 보류 중이니, 공항 터미널 안에 있는 발권 창구로 가서 직접 확인하라는 말을 하며 카드를 돌려준다.
속으로 뜨끔 하는 마음이 들며, 만약 비행기가 뜨지 못해 시간을 놓치게 되면 오늘 오후 시간으로 출항 시간이 당겨진 상항을 어찌 대처한 단 말인가? 하는 열 받치는 걱정이 들어서니 갑자기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옆에 있던 아내가 오히려 나를 다독이고 땀까지 닦아주며 걱정하지 말고 타개할 방안을 찾자며 빨리 공항 구내 발권창구를 찾아가자고 한다. 우선은 공항의 발권 부스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 발걸음을 옮긴다.
여기서 최선을 다해 동서울터미널로 가서 고속버스를 타더라도 출항 시간에 맞추기에는 너무나 촉박 해진 형편이라 시간에 맞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을 당해본 경험이 없기에 황당함 속에서 당황한 마음은 땀만 뻘뻘 흘리며 안달하는 행동으로 몇 분간을 보낸 후에야 겨우 마음을 다잡아 발권 창구를 찾아가 앞에 선다.
비행기의 출발을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하니 컴퓨터를 두드려 보던 손길을 거두며 현재로서는 예정했던 시간에 진주행 티켓을 발권할 퍼센트는 20% 밖에 안 된단다.
그다음 시간의 비행기가 예전에는 13시에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져버렸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니 그럼 A 항공에라도 가서 알아보자 싶어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에서는 아침 7시 비행기도 떴고, 12시 30분 비행기의 표도 이미 팔고 있었다.
그럼 이쪽으로 옮겨서 타고 가자 싶어 새로이 돈을 지불하여 발권을 받아 놓으니, 한숨 돌려진 기분 되어 먼저의 K항공의 발권창구를 다시 찾아 가본다.
그런데 발권할 확률이 20% 밖에 안 된다던 그곳 상황이 그 몇 분 동안에 변하여서 1050시 비행기를 20분 늦은 1110시에 이륙하기로 결정되었다며 발권을 하고 있다.
괘씸한 마음이 드니 이용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제일 바쁜 것은 나 자신이니, 조금이라도 빨리 가겠다는 조급한 심정에서 갖고 있던 오픈티켓을 사용하여 표를 또 만들어 받아 든다.
그리고 좀 전에 샀던 A 항공의 표는 다시 오픈티켓으로 바꾸도록 조처해주고 나니, 40 여분 마음 졸이며 움직이던 일들이 모두가 해결된 것이다.
1110시 비행기는 활주로를 차고 올라 진주 공항을 향하였고 한 시간쯤 후 무사히 사천(진주) 비행장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지점의 S군 차를 타고 배로 직행했는데, 그렇게 귀선 시간에 늦지 않게 맞춰서 오려고 노력했던 일들이 헛된 수고 되어 기다리고 있었다. 출항 시간이 어떤 탈 것을 이용하고 내려왔어도 늦지 않을 밤 23시로 미루어 져 있었던 것이다.
결과로선 힘들게 마음고생 안 하고 내려온 괜찮은 일이 되었지만, 배와 마찬가지의 탈 것인 비행기가 가진 스케줄의 장담할 수 없는 변화에 휩쓸릴 뻔했던 아침 한 나절 동안의 작은 해프닝은 억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