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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Jun 26. 2023

그래 도아직은

살아가야지

당일치기로는 다소 먼 길이었다.

지난밤 영화 보고 취침도 늦었기에 잠시 고민했으나,

감행한다.

속리산국립공원 말티재 꾸불꾸불 길을 향했다.

경기도를 벗어나는 일이 라이더들에게는 관건이다.

몹시 덥고 밀리는 길, 등치 큰 바이크는 짐 같았다.

거짓말처럼 충청땅에 들어서자

으르렁으르렁...신나게 질주하였다.

말티재역시 짧지만 흥미진진하며 전망대풍광은 미니장가계처럼 그럴싸했다.


돌아가자.

집으로.


열심히 발을 구른다.

냉커피도 먹으며 피곤을 쫓는다.

드디어 양천구 신월동, 신호대기하는데

652번 버스기사님이 니 뒷바퀴 바람빠졌단다.

갑작스러운 상황, 길가에 세우고 점검하니

과연 바람이 잔뜩 빠져있다.


근처 바이크수리점에 전화한다.

토요일 늦은 오후 곤란하다는 답변이 주를 이룬다.

길 건너 현바이크, 사장님이 가져와보란다.

꼼꼼히 봐주신다.

적절한 진단, 당신도 우리와 같은 기종 유저라며

반가워하신다.

시간과 노력을 내어준 것만도 고마운데 자꾸 그냥 가라 한다. 별 수 없이 연신 고마울 수밖에...


사람에 지쳐 바이크에서 위안을 삼는 녀석은

이럴 때 좀 불끈 기운을 낸다.

재빨리 돌아가자.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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