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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Aug 01. 2023

신나는 꿈을 꾸었다

아빠와함께

아빠 걸음연습중이었다.

처음엔 나에게 전적으로 기대던 몸이 점점 가벼워지더니, 오히려 내 손을 잡아끈다.


그러자 길이 달라졌다.

망둥어쯤 뒤척이는 낮은 물에서

갑자기 하마가 입을 벌리고 코끼리가 척, 나타났다.

호랑이에 낙타까지 모두들 각자의 멋진 모습이었는데,

그들이 일제히 우리에게 배설물을 던진다.


결국 우리는 달렸다.

제법 달리고 보니 카이로의 골목시장같은 분위기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

계단이 너무 높다.

아무래도 아빠는 안될것같은데,

계단에서 아빠가 쓰러진다.


119에 전화했는데 횡설수설했다.

이대병원에서 잠시 나왔는데,

여기는 어딘지 모르겠고 가까운 병원으로...

우리아빠가 못움직이신다고 악을 쓰다가

잠에서 깬다.


신났다.

꿈안에서만...

아빠가 급성폐렴으로 입원하셨다.

구강으로는 아무것도 삼키지 못하시고,

섬망이 있으시고, 임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증거하는 사인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엄마를 보호하며 모두 출동이다.

병원에서 며칠밤따위,

아빠를 오래본다.

이것저것 말을 건네고, 같이 논다.

휴가는 끝나고 낼부터는 출근이다.


존엄한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한다.

나는 준비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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