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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듬 Apr 26. 2024

소리 높여 울기

무음눈물은 위험합니다

나는 가끔 엉엉 운다.

별것도 아닌 일로,

36개월 떼쟁이들처럼 말이다.

실은 할 수만 있다면 그들처럼 발버둥이라도 치며

떼굴떼굴 구르고 싶은 날도 있다.

물론 이런 나의 행동에

사내는 어이없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소리높이는 눈물로 어떤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약간의 스트레스가 억울이나 불편을 만나 증폭될 때가 있다. 좀 울면 좋다. 하하하 웃음치료가 있듯이 눈물치료도 합당하다.


아동들에게 울음이란 놀랍도록 효율적인 의사소통이다.

울음으로 희, 노, 애, 락과 생리적 온갖 필요를 충족할 수 있다. 당연히 잘 울지 못하면 잘 말하기로 연결되기 힘들 수도 있다.


36개월,

전반적으로 늦었다기보다는 발음만 안 좋다는 의뢰다.

말소리에 오류가 많다.

자음도 또 모음도 제멋대로 신조어에 가깝다.

소음으로 들리는 소리들을 얼기설기 문장인 양 만들어낸다.

아빠는 무섭다.

말도 없다.

예와 아니요, 의혹에 가득 찬 표정으로

양육이 짜증이 나 있구나.


아이에게 그만 놀아야 한다는 뜻을 전하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며 장난감을 내려놓고,

순순히 물러난다.

아니 아니 아니요,

이 아이는 지금 발음이 아니라 마음을 살펴야 해요.

꼭 여기가 아니라도 좋으니 부디,

마흔 넘은 나도 화나면 꽥 악쓰고 싶다.

누가 아니 무엇이 소리 죽여 눈물 흘리는 습성을 가르쳤을까.

세상을 이제 고작 3년 살아봤는데...


발달은 전반적으로 대단히 경이로운 사건이다.

모든 장면이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어떤 모퉁이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36개월은 마트서 갖고 싶은 거 있고,

그 욕망을 천둥 같은 소리로 표현하고,

참거나 기다림을 배우되 양육자와 협상도 하고

또 금세 사탕에 홀랑 넘어가 깔깔거리는 역동적인 시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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