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바로 옆에서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작년에는 서울광장 앞에서 추모관을 열었어요.
전철에서 내려서 서울광장 쪽으로 올라가는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어요.
멀리 오픈된 추모관에서 159명의 영정사진이 보이는데 한 걸음 다가설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유족들은 세 번째로 쫓겨났습니다.
서울 중구의 어느 건물 작은 공간에 추모관을 마련했습니다.
역시 임시입니다. 낼 모레인 11월 3일에 떠나야 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그들의 고운 얼굴과 이름을 하나하나 보았습니다.
사진이 기재되지 않은 몇 명 빼고는
159명 중 40대 이상은 열 명 남짓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열일곱 인 우리 아들이 서 너 살만 더 많았더라면
코로나 후 3년 만에 열리는 할로윈 축제에
그 아이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눈부신 영혼들은
그 좁은 골목에서 왜 다 같이 죽어야 했을까요.
첫 신고는 저녁 6시 34분인데
대통령 지시는 왜 5시간 후여야 했을까요.
왜 벌 받아야 할 사람들은 벌 받지 못하는 걸까요.
추모관이 있는 건물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보라색 점퍼를 입은 서른여 명이 건물로 들어갑니다.
그들의 부모로 보입니다.
더러는 웃고 더러는 울고 더러는 서로의 등을 두드립니다.
여러 번 장소를 옮긴 추모관은 오늘이 2주기임에도 텅 비어 있습니다.
부모들은 대답 없는 정부와 싸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의지할 이들은 서로밖에 없기에
그들은 서로를 보고 울고 웃습니다.
곧 희생자 가족의 간담회가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호주에서 온 엄마는
이번에 한국 부모들을 만나 위로도 받이 많았지만
한국의 대응을 보고서 더 큰 상처를 받아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역시 잊지 않겠노라는 애매한 메시지만 허공에 뿌린 채 나왔습니다.
오늘은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더 이상해 보입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
오늘과 똑같을 내일.
그럼에도 희망을 꿈꿔도 될까요.
그래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그 부모들은 살 겁니다.
그래서 저도 꿈꿔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022년 10월 29일 >
6: 34 pm 압사 위험 신고 접수
(이후 120건의 신고)
10: 43 15명 CPR 실시 보고
11:01 대통령 첫 보고
11:21 대통령 첫 지시
11:36 서울청장 사건 첫 인지
11: 40 경찰기동대 도착
159명 사망
사회적 거리두기 3년 만의 10만 명 운집 사전 준비 및 대응 없음
참사 직후 대통령실, "국가 배상 여부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하겠다"라고 언론에 알림
하지만 유가족 아무도 연락을 받지 못함
<2023년>
유엔자유권 위원회, 한국 정부에 이태원 참사 규명 및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배상 권고
한국 정부 "이미 충분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라고 대응
<2024년 10월 29일 현재>
대통령실, 이태원 특조위 거부
21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나 서울경찰청장, 용산구청장 모두 무죄
고위직 중 책임은 금고 3년의 전 용산서장 한 명뿐.
서울시, 분향소를 불법 건축물로 간주하여 엄청난 변상금 부과
대통령, 추모식 불참.
>>> 현재까지 알려진 것들
1) 2022년 5월 용산으로 대통령실 이전으로 경찰 인원이 대거 대통령 경호로 쏠림
2) 경찰, 당일 '인파 운집' 알면서 기동대 배치 안 함
3) 서울시, 주요 재난 발생 5분 이내 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재난 대응 매뉴얼 지키지 않음- 시장단이 주관한 상황판단회의도 매뉴얼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열림-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장지인 네덜란드에서 참사를 뒤늦게 보고받고도 경찰·응급의료기관 등 관계기관에 유선으로 구조 협조를 당부하지 않음
3) 서울시, 주요 재난 발생 5분 이내 시장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재난 대응 매뉴얼 지키지 않음
- 시장단이 주관한 상황판단회의도 매뉴얼보다 1시간 이상 늦게 열림
-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장지인 네덜란드에서 참사를 뒤늦게 보고받고도 경찰·응급의료기관 등 관계기관에 유선으로 구조 협조를 당부하지 않음
3) 용산 경찰서, 이태원 파출서에서 인원 충원 요청했으나 방치
4) 당일 112 신고 기록 다수 조작 (출동 안 하고 출동했다고 조작한 것으로 보고 한 것으로 밝혀짐)
5)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밤 11시 20분 연락받은 후에도 교통 통제 대응 안 함. 이송 중이던 부상자들 골든타임 놓침
6) 박희영 용산구청장, 참사 현장 지원 나가려는 용산 구청 당직 직원들에게 윤대통령 비난 전단 제거 작업 보냄
7)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유족 명단 없다'라고 한 거짓말 탄로 (유족들 모이는 것 방해)
8) 정부, 희생자들 대상 무분별한 2차 가해 방치 (이태원 참사 댓글 69만 건이 악플과 혐오. 삭제, 차단은 584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