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임보를 도와주세요
올 1월 28일 군밤이가 왔어요. 두 달간 임보, 즉 임시 보호 하기로 하고요. 이전 임보 분의 해외연수로 긴급 임보가 필요한 친구였죠. 군밤이는 두 살 진도 믹스 수컷이에요. (13킬로, 몸 가로길이 50 센티)
유기견인 군밤이는 처음엔 이렇게 말랐었대요. 전 임보자님께서 6개월 동안 지극 정성으로 돌봐주셨습니다.
군밤이는 아산동물연대에서 구조된 유기견들 중에서도 가장 온순한 아이라고 했어요. 보통 유기견들은 인간 남자에게 학대 정황이 있을 수 있어 두려움이 클 수 있어서 특별히 저희 집에 최고 착한 아이를 보내주셨다고 했어요. 작은 아이까지 남자가 셋이거든요.
저는 식물조차 키우지 못하는 자로, 가족 누구도 선경험 없이 덜컥 군밤이와 동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군밤이는... 첫날부터 그냥 적응해 줬어요. 놀랍게도요. 군밤이는 정말 선하고 따뜻한 친구예요.
나중에 알았습니다. 진돗개는 털 빠짐 외에는 키우기 난이도가 없을 정도라는 걸요.
진돗개는 자기 주변을 깨끗하게 하려는 본능이 강해 절대 실내 배변을 하지 않아요. 그래서 하루 두 번, 한 번에 15분 정도 야외 배변 산책이 필요해요. 그게 중요하고, 또 그뿐이랍니다. 저는 한 번에 15분, 길게는 30분 해줘요. 사실 나가자마자 거의 5~10분이면 배변을 한답니다.
진도 믹스인 군밤이는 고양이도 무서워하고 RC 카도 무서워하고 바람 소리에도 깜놀, 자기 그림자에도 깜짝 놀라는 내향견이에요. 무서워서 방 안에 들어오지 못해요. 거실에서 자요. 밥 먹을 때 가까이 가면 으르렁 거리는 개도 있다는데 군밤이는 우리가 이를 까도(?) 가만히 있어요. 그러면서도 꽃 냄새 맡는 것을 즐기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랍니다. 산책을 가면 다른 작은 개들은 군밤이를 보고 으르렁 거리기도 하요. 아무래도 군밤이가 중형견이니까 견제 차원일 텐데요. 군밤이는 가만히 그 친구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린답니다.
3월까지만 군밤이를 임보하고 그즈음 군밤이도 즐겁게 캐나다로 입양 갈 것을 기대했어요. 그러다가 논의 중이던 군밤이의 해외 입양이 무산되었습니다. 종종 있는 일이라고 해요. 저는 5월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질 것 같아요...
군밤이는 조용해서 평소 집에 있는지도 몰라요. 보통은 제가 일하고 있으면 방문 앞에서 자고 있어요. 지금도 자고 있어요.
임보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군밤이는 센터에서 다른 친구 셋과 한 케이지에서 지내야 된다고 해요. 아산동물연대에서 임보자를 구하고 계시지만 급한 마음에 게시글을 올려봅니다. 마침 오늘이 제가 '당신은 이웃을 알고 있습니까'를 연재하는 날이기도 하고요.
장기 임보나 입양도 가능하고, 5월 한 달만 임보도 가능합니다. 5월에 해외 일정이 있어 다녀온 후 6월 1일에 군밤이를 데려오겠습니다. 털 빠짐 고민되시면 안 되고요. 다른 난이도는 없습니다. 매우 건강하고 모든 물품 다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 관심 있으실 지인분 계실까요? 저희 가족은 군밤이를 통해 큰 사랑을 배웠습니다. 군밤이의 매력을 알아주실 분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