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이혼을 결심하다.

by 단시간




어떻게 하다가 나는, 우리는 이렇게 살게 되었을까?

이런 고민이 일상이 되어버린 어느 날, 남편과 대화한 지 한 달이 넘어간 그 시점에 남편은 별거, 노력 아니면 이혼이라는 선택지가 적힌 편지를 나에게 주었다. 그 편지를 받고 들었던 생각은 '네가 감히? 잘못은 네가 다해놓고 네가 나한테 감히 이런편지를 주다니'었다. 그리고 나는 선택에 따른 책임, 후회, 자책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았고 고민의 흔적을 보이지 않는 내게 남편은 같이 살지 않겠다는 통보를 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왜 이렇게 밖에 되지 않았을까? 과연 이건 되돌릴 수 있는 문제인가?

아! 그런데 나 이 남자랑 살고 싶기는 한 건가? 갑자기 수많은 질문을 감당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자기 전에 꼬리의 꼬리를 무는 고민 속에서 잠들고 아침에 까슬거린 마음을 느끼며 일어나야 한다는 현실은 너무도 버거웠고 아침에 가볍게 일어났던 지난날이 꿈같기도 했다.


왜 나는 선택을 해야 하지? 이혼을 하고 싶지 않았고 그렇다고 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고 싶지 않았던 나에게 마지막으로 떠오른 질문은 선택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었다. 그 당위성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 그래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겠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이대로 지속되는 삶은 나, 아이, 남편 각각의 삶을 소진시키고 각각을 합한 가족이라는 울타리도 결국 무너트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귀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삐- 이명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잠도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하고 출근도 하지 못했고 앞으로 고민하고 생각하고 실행해야 할 것들이 나를 덮쳐버렸다.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때때로 아이가 느끼는 아빠의 부재.... 그 부재를 느끼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나..., 집 문제, 재산분할, 양육권, 직장, 나의 부모님...


자 이제 이런 것들을 차분하게 생각해보며 이혼을 겪는 과정을 기록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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