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결심을 하기까지 자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면서 꼬리를 무는 고민을 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사실 결혼생활 내내 이 사람과는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가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해와서 인지 이 사람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을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 대는 느낌이었다. 그만하라고 해도 그 무자비함은 시시때때로 나를 긁어 생채기를 냈다. 아이는 티 없이 맑게 자라게 해주고 싶었는데… 어려움이나 고통을 모르고 크게 해주고 싶었는데…
20대 초반의 나는 ‘자식 때문에 산다.’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들의 삶이 불쌍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했다. 평소 얼마나 자신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자신의 삶보다 자식의 삶이 중요할 수 있을까? 나는 절대 그런 삶은 살지 않을 것이며 내 삶의 어느 한 부분이라도 그런 고통의 시간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이런 고민을 할 줄이야. 지금 내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지점은 아이이다. 아이가 앞으로 겪게 될, 지금 겪고 있는 모든 과정에서 상처 하나 없이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컸다. 아이가 겪게 될 고통을 내가 겪어도 상관없었다. 고통은 오로지 나에게 주고 아이는 행복만 가질 수 있기를... 그 행복에 비례해 내가 처참하게 무너지더라도 그럴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었다.
하지만 이 또한 결국 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남편의 이혼 요구, 남편과 관계를 회복하고 싶지 않은 내 마음, 살면서 나는 지속적인 짜증.. 이러한 것들을 반복하면서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를 부재하게 만들기 싫다는 이유 때문에 이 결혼생활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난 남편과의 관계 회복에는 전혀 집중하지 않고 있었다.
이렇게 신중하게 고민을 하고 난 뒤 내린 이혼 결심이었지만 생각날 때마다 가슴이 아프고 무너지고 흔들리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한 3일은 밥도 못 먹고, 자지도 못했다. 내가 과거에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지금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고 약해지는 순간에는 그냥 남편에게 같이 살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가장 큰 고민이었던 아이에 대한 고민을 멈추고 이혼의 무게를 조금은 가볍게 하고 앞으로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자 번민하는 횟수가 줄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