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혼 후 마음을 다잡는 방법

by 단시간

이혼하고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이


이혼은 시작부터 과정, 결론을 내기까지 고통스럽지 않은 순서가 없다. 이혼 결정을 위해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존재하는 이유까지 고민하는 상황이 반복되었고 그 끝은 항상 부정적인 결론이었다. 그런데 더 큰 고비가 남아있었다. 바로 이혼 후의 삶에 대한 고민들이다. 이혼하고 난 뒤에도 행복해질 거라는 확신을 가지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후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남편을 미워하다 못해 증오하는 마음 내려놓기, 후회하지 않을 자신, 아이를 다독거리며 살 능력' 이 모든 게 필요했다.


첫 번째로, 남편을 증오하는 마음을 내려놓기 위해 했던 생각은 감사한 마음이다. 솔직히 말하면 남편에게는 전혀 감사하지 않았다. 결혼도 자기가 하자고 하더니 이혼도 자기가 하자고 한다. 결혼은 자기가 중심을 잡고 있을 테니 따라오라고 하더니 이제는 자유를 찾고 싶다며 이혼을 하자고 한다. 나와 아이를 버리다니 괘씸하고 원망스러웠다. 그 이기심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상대를 미워하면서 오는 감정의 끝은 괴로움뿐이었다. '그때 다르게 했다면 우리가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때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했다면 남편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을까?, 남편도 내가 이렇게 미웠을까?'라는 생각들을 한번 시작하면 항상 자책으로 마무리가 되었고, 자책한다고 해서 남편에 대한 증오가 내려놔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기로! '아이를 같이 키워주어서 정말 고맙다. 나랑 헤어지고 그래도 그럭저럭 잘 지내기를 바란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되뇌며 감사한 마음을 나에게 심었다. 이렇게 하니 신기하게 전남편이 측은하고 불쌍하게 여겨졌고 그 마음으로 인해 내가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 헤어지는 사람의 안녕을 빌어줄 만큼 성숙한 나인데 도대체 못할게 뭐란 말인가!'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무게추를 적당하게 조절하지 못하고 감사한 마음을 넘어 아쉬운 마음까지 들 때면 도대체 내가 이게 뭐 하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저울의 무게추를 적당히 조절하면 평정을 유지하는 것처럼 그렇게 적당한 감사함과 측은지심을 가졌다.


두 번째로, 후회하지 않을 자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기보다는 내 주위를 환기할 수 있는 무언가에 열중해서 성과를 내기로 다짐했다. 이런 방어기제를 승화라고 했던가. 훗날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선택을 맞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면 된다. 5년 뒤에 나를 돌아봤을 때, 10년 뒤에 지금의 나를 봤을 때 옳고,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승화이다. 승화를 통해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들은 새벽 기상, 근력운동, 자격증 공부이다. 새벽 기상을 하며 홀로 육아하는 마음을 스스로 다독이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에 대해 공부하는 여러 사람들의 유튜브를 보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이것저것 적용해 보기도 했다. 또 새벽 기상을 하며 홈트레이닝도 시작했다. 결국 몸이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몸이 아파버리면 이 육아를 대신할 사람도, 일을 대신하며 나를 벌어먹여줄 사람도 없다. 그래서 체력을 키우기 위해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듯이 운동을 하고 땀을 내면 뭔가 안에서 힘찬 의지가 용솟음치는 것 같다. 자격증 공부는 지금 당장 이득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어려워질 가정형편을 위해서, 먼 미래에 노후를 위해서, 혼자 감당해야 할 많은 일들에 대비해 공부를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진도에 따라가기 급급하니 혼자 상념에 잡히는 시간이 훨씬 줄어들었다. 그리고 올해 말에는 자격증이라는 성과를 얻을 것이다.


세 번째로, 아이를 다독거리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이의 감정에 충분히 공감해야 했다. 아이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도 컸지만 이전 집에 대한 그리움도 무척이나 컸는데 그런 마음을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말로는 다독거렸지만 그 집을 도대체 왜 그리워하는지, 왜 자꾸 언급하는지 속으로는 짜증이 났다. 나는 당연히 그 집이 싫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언제나 떠나고 싶었던 그 집을 그리워하는 아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차에 붙어있던 아파트 등록 차량 표시를 떼어달라고 하더니 소중하게 집까지 들고 가 수첩에 붙여 놓으며 그리울 때마다 볼 거라고 하는 아이를 말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내 감정에 직면하는 순간이 닥쳐왔다. 이사 직후 잠깐 전남편의 집에 가져갈 물건이 있어 들른 일이다. 살림을 다 내가 챙겨가서 급하게 이사를 떠날 때는 몰랐는데 남겨진 몇 가지의 전남편의 짐을 보며 참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집에 살면서 남편의 분량이 저만큼밖에 없었구나 갑자기 안쓰럽고 미안했다. 빨래집게 하나까지도 야무지게 챙겨간 나 자신이 갑자기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독한 마음을 가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초가 있었는지 안쓰러웠다. 갑자기 그렇게 결혼해서 행복을 꿈꿨던 전남편과 내가, 그리고 지금의 전남편과 내가 너무나 안쓰러워 앉아서 한참을 펑펑 울었다. 땅을 치며 통곡을 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의 감정이 튀어나와 매우 버거울 정도로 배에서부터 가슴으로 그리고 목으로 울컥울컥 나오는 울음을 소리쳐 뱉어냈다. 생각이란 걸 할 겨를이 없이 계속 뿜어져 나오는데 나중에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울었다. 이 날을 계기로 아 나도 슬프구나 애써 외면했지만 내가 정말 슬퍼하고 있구나 결혼의 실패가 인생의 실패인 것처럼 받아들여져 많이 고통스럽구나를 마음으로 깨달았다. 이렇게 내가 외면했던 나의 감정을 보고 나니 아이가 이해가 되었다. '이 아이도 지금 얼마나 많이 혼란스러울까... 아이의 우주인 부모가 갈라진다니 얼마나 두려울까.. 그전에 행복한던 추억을 가진 집이, 물건이 얼마나 소중할까..' 이해가 되었고 진심으로 다독거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세 가지를 거치면서 남은 것은 '반성'이다. 앞으로 이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반성을 해야 할 것 같다. 그 반성을 통해 내 행동을 고쳐나간다면 그러면 정말 그렇게 된다면 나는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혼 불ㅆ후ㅅ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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