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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r G Jan 07. 2024

이것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요 며칠 당신 걱정 속에 여러 생각을 한다. 돌아보니 8월 말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소리를 잃고 세상을 등지고 굴로 들어간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했다. 혹여라도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나의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조금이나마 편해졌으면 했다. 그리하여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작품을 써서 보내기도 하고 나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밖에 나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보내기도 했고 풍경이 멋진 곳을 찾아다니며 그곳의 풍경을 전하기도 했었다. 하루하루가 빠듯한 일상이었고 매일이 눈물로 가득한 날들이었지만 나에게는 귀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당신은 조금씩 건강을 회복해 갔다. 몸을 완전히는 회복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사업이나 다른 일로 인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도 같다. 멀리 떨어진 채 당신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았다. 역시나 내가 당신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필사적으로 노력하는데도 당신이 이뤄 놓은 게 많아 나는 늘 당신에 비해 역부족하다는 생각에 패배감을 느끼고는 했다. 

Georgia O'Keeffe_Jimson Weed_White Flower No1_1932

새해를 앞두고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당신의 자상한 손길과 시선을 느꼈다. 보고 싶어서 만지고 싶어서 안기고 싶어서 눈물이 났다. 자다가 깨어 울었다. 소리 내 울며 이렇게 슬프고 괴로운데 나는 왜 이 사랑을 죽을힘을 다해 껴안고 있는 걸까 했다. 사랑을 자문하며 당신을 만나서 값진 경험과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고 그게 여리디 여린 나를 성장시키고 강하게 해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랑이라 규정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불가사의한 이 사랑이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을 지키는 일은 힘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우치게 해 주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사랑에 책임을 다하고 싶었고 그에 따라 모든 것을 걸고 이 사랑에 마주하는 내 모습도 발견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랑이기에 죽을 만큼 힘들어도 숨은 끊기지 않으며 고통은 고통에 멎어 있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별한 한 해였다. 아픔과 고통의 극단까지 닿아 보았고 그때의 감정을 자세히 공부해 보았으니까. 내년도 특별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가 힘들었으니까 다른 의미에서, 행복하고 즐겁고 두근거리는 일로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당신 마음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지 지금의 나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내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만 확신할 수 있을 뿐이다. 사랑에 이것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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