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항상 앞을 보고 달리다 보면 거울을 보지 않고 하루를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화장실에 갈 시간이 아까울 만큼, 일에 치여서 퇴근시간을 마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 몸도 마음도 스트레칭을 할 겸 잠시 화장실에 가서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곤 한다. 거울 속 눈앞에 보이는 나 자신의 모습이 사뭇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은 그동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자아 성찰을 자주 하는 쪽에 속했다. 항상은 아니더라도 자신의 생각과 말을 되돌아보고, 후회를 하기도 하고 곱씹어보기도 하면서 하루를 마감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몇 주간 일에 바쁜 자신을 핑계로 생각과 감정을 모두 다 뭉뚱그려 덮어두고 나중에 다시 한꺼번에 정리할 때가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 보니 거의 한 달간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주말에 시간을 내어 질문들을 던져보기로 하고 수첩에 스스로 묻고 싶은 질문들을 나열해 보았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가?
내가 기대하는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내가 실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안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내일의 모습은 무엇인가?
…’
결국 앞에 두고 달리던 표적을 잃어버리고 현실에 갇혀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 큰 그림 안에서의 자신을 보려 하고, 자신의 첫 시작을 기억하기 위해 돌아보며 질문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 시간 뒤에는 다시 단단히 매듭을 묶은 운동화를 고쳐 매고 다시 걸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